서소문 고가 붕괴: 위험 알고도 안전을 최우선하지 않은 서울시와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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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수사를 “폭거”라고 억지쓰는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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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오후 2시 30분경 철거 작업 중이던 서소문 고가 차도가 일부 붕괴하면서 현장 작업자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붕괴한 고가 밑으로 철로와 도로가 지나고 있어서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익히 알려졌듯 서울시는 참사 발생 12시간 전에 붕괴 징후를 발견했다. 왜 붕괴 징후가 발견됐음에도 즉각 대피와 접근 금지, 열차 운행 중단 등 안전 조처를 취하지 않고 거듭 점검만 한 것일까?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승종 토목구조기술사는 건설 현장의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통제 필요성을) 보고했을 때 제일 처음 듣는 얘기가 그겁니다. ‘진짜 붕괴되는 거야?’ (작업자들은) 진짜 심각하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 되는 거죠.”
이는 혹시 모를 산재 위험을 피하는 것보다 웬만하면 공사를 중단시키지 않는 게 우선순위였음을 방증한다.
고용노동부 통계(2023)를 보면, 최근 5년간 해체 공사 관련 재해는 연간 120건 이상 발생했다. 사망률도 전체 건설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국내 건축물 해체공사시 재해현황 분석과 안전관리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한국재난정보학회, 2025) 보고서는 그 원인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다.
“최저가 낙찰제 관행은 시공자가 안전비용을 축소하게 만드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주자의 무리한 공기 요구는 해체 작업의 무리한 가속화를 초래하며, 이는 안전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이번 서소문 고가 참사도 서울시가 안전보다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 등을 우선하다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1966년 건설된 서소문 고가 차도는 노후화로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고, 이후 구조물 파손이 반복되면서 철거가 결정됐다.
2019년 서울시가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당시 ‘거더’의 내부 강철선이 끊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거더는 차량이 다니는 콘크리트 바닥 판인 슬래브를 밑에서 떠받치는 핵심 구조물이다.
또 2024년에는 거더의 구조적 안전율이 최소 기준치인 1.0에 미달한 0.93을 기록했다. 실제 토목 설계에서는 통상 1.5 이상을 요구한다.
이번 서소문 고가 차도 철거 공사도 서울시 스스로 입찰 공고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자 ‘난이도가 높은 공사’라고 명시할 만큼 위험한 공사였다.
그런데도 서울시의 안전 대책은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입찰 공고에 첨부된 ‘물량내역서’를 보면, 구조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버팀대와 지주, 하중을 지지하는 시설인 동바리, 구조물 붕괴를 막는 지보공이 항목에 없었다. 물량내역서는 공사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장비 등을 정량화한 문서로 공사비 지급 기준이 된다.
또,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서소문 고가 철거 공사 예산을 심사하면서 낙하물 방지물 설치품 구입 예산 약 4,730만 원을 삭감했다.
서울시가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예외 규정을 적용해 입찰 공고 기간을 30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입찰 마감 바로 다음 날 서울시는 낙찰 하한선에 턱걸이한 금액으로 참여한 흥화건설을 선정했고, 그 후 보름 만에 공사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과 서울시 모두 공사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낳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시공사와의 계약서에 제시된 공사 기간이 15개월이었는데, 지난해 8월 서울시의 업무보고에는 9개월로 짧아졌다.
이렇듯 서울시는 단지 붕괴 위험 징후가 발견된 뒤에 대처가 굼뜨기만 했던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국힘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은 자신이 시장으로 있을 때 승인하고 관리·감독하던 서울시 공공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에 대한 수사를 두고 “폭거", "선거 공작”이라고 억지를 썼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