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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게임사 엔씨의 인력 감소에 항의하는 노동자들

엔씨(NC) 자회사 루디우스게임즈에서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졌다. 엔씨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대형 게임사다. 지난해 매출은 1조 5,069억 원이다.

루디우스게임즈 사용자 측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정규직 채용 공고로 노동자 수 명을 합격시키고는, 처우 협의 과정에서 계약직 3개월 혹은 6개월로 먼저 입사하자고 제안했다. 새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채용한 이들이었다.

화섬식품노조 엔씨지회(별칭 ‘우주정복’)에 따르면 한 노동자가 프로젝트가 중지되면 정규직 전환이 안 되는 것이 아니냐고 확인하자, 경영진은 “프로젝트가 종료되더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니 고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약속했다. 이 중 한 명은 다른 회사에도 합격했지만 계약직 채용에 응했다.

그런데 5월 28일, 사용자 측은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한 뒤 이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노조는 “그동안 사내에서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자 일반적인 관행이었다”며 “노동자들에게 정규직 전환은 막연한 기대가 아닌 회사가 오랜 기간 쌓아 온 선례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전환기대권’이었다”고 말한다.

엔씨 노조는 “자회사를 방패 삼은 ‘꼬리 자르기’ 중단하고 고용 파탄 사태를 직접 해결하라” 하고 요구하고 있다.

루디우스게임즈는 엔씨 지분이 100퍼센트인 자회사로 엔씨 부사장이 대표를 겸하고 있다. 사람인 등의 채용 공고에는 “NC 루디우스게임즈”라고 그 연관성을 강조하는 제목이 달려 있다.

“엔씨 루디우스게임즈” 채용 공고 사이트에는 “NC 루디우스게임즈”라고 엔씨와의 연결성이 강조돼 있다. ⓒ출처 ‘사람인’ 캡처

책임 회피 수단이 되는 분사화

엔씨의 사례는 분사를 통해 고용을 ‘유연’하게 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IT 기업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엔씨는 2023년 사내 어린이집 분사를 시작으로 2024년엔 2개 자회사, 그리고 2025년에는 4개 자회사를 업무·프로젝트별로 분사했다. 본사 인원 약 5,000여 명 중 1,000명 이상이 분사로 자회사 노동자가 됐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루디우스게임즈는 개발 중이던 게임 프로젝트(‘택탄’)의 인력을 통째로 분사해 2025년 2월 설립한 자회사다. 그러나 얼마 안 가 프로젝트는 중지됐고 100명이던 노동자가 25명으로 줄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분사화는 사용자 측의 손쉬운 인력 정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올해 초에는 ‘엠디알(MDR)’이라는 게임 프로젝트를 본사에서 루디우스게임즈로 이관했다. 노동자들도 함께 자회사로 넘어왔다.

송가람 엔씨지회장은 “중지할 프로젝트를 자회사로 떠넘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하고 말했다.

송 지회장은 “엔씨는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분사를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며 올해 2월에도 한 부서를 통째로 분사하려 했지만 노조의 대응으로 노동자들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고 전했다. 신설 법인 형태의 분사에는 노동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엔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지난 10일 4시간 파업을 하고 거리로 나선 카카오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디케이테크인(2015년), 카카오페이(2017년), 카카오엔터프라이즈(2019년)는 모두 분사 자회사다. 이 노동자들은 본사보다 임금이 적을 뿐 아니라 고용 불안에도 시달린다.

카카오 노동자들은 파업 후 판교를 가로질러 행진하며 자신들이 겪는 일은 IT 노동자 모두가 겪는 일과 같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IT 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하는 꼼수는 중단돼야 한다. 이번에 해고 통보를 받은 루디우스게임즈의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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