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민주노총 중집 ‘메가특구 사회적 대화’ 참여 결정:
사회적 대화와 합의로 노동개악 막지 못한다. 위기에 빠진 이재명이 던진 미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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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9월 17일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고용노동부가 15일에 제안한 것이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2020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화’ 이후 6년 만이다.
아울러,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10월 초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사회적 교섭 참여’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7월 중집에서 기존 경사노위에 불참하되 새로운 숙의·합의제 사회적 대화 기구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민주노총의 제안이 나온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뒤에야 경사노위에 참여해서 이러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 중집에서도 노동부가 제시한 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양경수 위원장이 직권으로 대의원대회 소집을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메가특구 사회적 대화’에 참여 명분으로 “노동특례 확대와 노동권 후퇴를 막기 위해서는 대화에 참여해 반대 입장을 직접 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말로 위기에 빠진 이재명 정부가 왼쪽 달래기용으로 던진 미끼를 문 것이다.
그러나 이미 민주노총은 계속해서 메가특구법 노동 개악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이제 와서 반대 입장을 더 표명해 노동권 후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궁색한 핑계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계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제 적용 제외)과 ‘선택근로제 확대’, ‘기간제 4년 연장’ 등 기업주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과제를 법안 초안으로 못 박아 놓은 상황이다.
메가특구 추진에 일익을 담당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도 청문회에서 “주 52시간제 획일적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노동개악 기조에 적극 호응했다.
이뿐 아니다. 9월 3일 대통령과 양대 노총 위원장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차담회를 한 날,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악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하청 노동자들이 기대한 원청 교섭이 사실상 겉도는 상황에서, 파업권과 교섭권마저 후퇴시킨 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줬다 뺏는 노동 개악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집행부가 사회적 대화로 무언가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정말로 능청스럽다.
진보당이 정부의 원포인트 대화 제안에 반대하는 성명에서 지적했듯이, “자본은 협상장에 앉아 있기만 해도 규제 완화의 반사이익을 챙”기고, “노동자는 법안을 전면 폐기시켜야 겨우 ‘본전’이고, 한 발이라도 물러서면 노동개악의 참담한 후과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진보당계가 주축이 돼 있는 양경수 집행부는 딴판으로 행동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민주노총이 제안한 ‘숙의·합의제 사회적 대화’와도 거리가 멀다. 정부는 메가특구에 대해 연일 ‘속도전’, ‘전격전’을 강조하고 있다. 9월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 대표 김민석도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으로 메가특구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즉, 시한을 정해 놓고 합의를 압박하면서, 사회적 대화를 정부 정책 추진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점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위기에 빠진 정부 돕기
이재명 정부가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목적은 분명하다. 정부가 한국 자본주의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노동자들의 희생, 투쟁 자제 등 협조를 구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경제 성장률 회복을 꾀하고 위기 관리 능력을 (특히 자본가들에게) 보여 주고자 한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의 노동 개악, 이란 전쟁 파병 추진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며 위기에 빠지자 왼쪽을 달래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프진 도입이나 국회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마찬가지로, 민주노총 지도자들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여 왼쪽의 이탈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위기에 빠진 이재명 정부를 도와줘야 앞으로 노동계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경제적·지정학적 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의 공세는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메가특구법 노동개악, 줬다 뺏는 노란봉투법 개악 등에서 보듯이, 이재명 정부의 위기 대안은 바로 이런 사용자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하며 투쟁을 조직해야 할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대화 추진에 열을 올리는 것은 노동자들을 무장해제시키는 효과를 낸다.
정부의 계속된 개악 추진으로 노동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런 불만을 투쟁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2026년 9월 18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