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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제'등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 속에 단결할 때이다

전국공무원노조 권승복 위원장은 3월 23일 "법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공무원노조법 독소조항 개정과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을 선결요건으로 설립신고를 하겠다. 다만 파업권 보장 요구는 유보하겠다."며 사실상 특별법 수용을 전제로 한 대정부 교섭을 촉구했다.

유감스럽게도 특별법 거부와 노동3권 쟁취를 주장하던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정당한 노동3권 요구를 무지막지한 탄압으로 짖밟아 온 노무현 정부의 책임이다. 노무현 정부는 노조사무실 폐쇄에도 모자라 최근에 천막·컨테이너 사무실까지 철거하려하고 조합원들의 조합비 CMS까지 강제 중단시키려는 전무후무한 탄압을 가했다.

아쉽게도 이런 모진 탄압에 흔들린 일부 간부들과 조합원들은 온전한 노동3권을 포기하고 특별법을 수용하자고 주장하며 분열을 자초했다. 이들은 공무원노조의 위기의 원인을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에서 찾기보다 굳건하게 맞서 온 간부들과 조합원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잘못을 범했다.

특별법을 수용하면, 노조 가입 대상 공무원 25퍼센트가 단결권을 잃고, 구조조정에 맞서 정부와 자치단체장에 맞서 싸우다 파면·해임되면 자동으로 조합원 자격을 잃게 된다.

지금도 455명의 해고자, 2622명의 징계자, 150여 명의 희생자들이 원상회복조차 되지 않은 상태인데 말이다.

심지어 알량한 단체협상조차 인사, 예산, 법률, 조례 등은 아예 교섭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파업권 배제와 독소조항으로 가득 한)특별법을 받아들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무원 구조조정에 맞서 효과적인 투쟁을 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노조는 작년 11월 대의원대회에서 '특별법 거부 노동3권 쟁취'를 민주적 토론을 통해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특별법 수용파는 2월 대의원대회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총액인건비제 등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의 결의를 다지기보다 3개월 전 결정된 사항을 뒤집는 것에만 몰두했다.

심지어 특별법을 수용하고 법내노조 설립신고를 한 지부에서 자격도 없는 대의원을 파견하기까지 했다. 지금도 '가칭)전국공무원노조 정상화와 대통합 추진위'를 임의로 구성해서 특별법 수용을 선동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중재안

공무원노조 권승복 지도부는 2월 대의원대회에서 특별법 수용파에 맞서 분명한 입장을 취하기보다 양쪽을 중재하는 태도를 취하다가 특별법 반대 동지들의 비판과 요구에 따라 단호한 특별법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퇴출제 등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 건설에 머뭇거리면서 특별법 수용 주장이 파고들 여지를 만들어 줬고, 결국 이번에 다시 특별법 수용 주장에 타협해 버린 것이다. 이런 좌충우돌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공무원노조 출범 이후 5년 동안 정부와 공식적인 교섭조차 없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노동기본권 관련 대정부 교섭을 촉구한 것은 이해할만 하다.

하지만 지난 3월 14일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노동부장관 이상수는 공무원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인정할 수 없고, 특별법을 수용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정부의 속셈은 분명하다. 한쪽에서 특별법을 수용하면 대화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공무원 퇴출제'등 구조조정 계획을 밀어붙이려는 수작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법 수용을 전제로 한 노정 협상 촉구는 얻을 것도 없는 교섭에 연연하다가 투쟁 건설 기회만 놓치는 것이다. 특별법 수용파도 권승복 지도부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독자 행동을 하고 있는 상황은 이번 타협의 무의미함을 보여 준다.

퇴출제

지금, 서울시의 공무원 퇴출대상자 명단 발표를 시작으로 공무원 퇴출제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서 공무원노조 소속이 아닌 서울시청 노조의 3월 19일 촛불집회에 무려 1천 5백 여 명의 공무원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 준 것이다.

이처럼 공무원 노동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자 서울시장 오세훈은 "불성실, 무능 공무원 상시 퇴출시스템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술책일 뿐이며 앞으로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상시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중앙정부도 퇴출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마포구지부도 단호한 투쟁으로 초기에 공무원 퇴출제 시행을 막아냈고, 구로구지부도 조합원 순회 선전전, 구청 앞 촛불집회 등으로 구청장이 "3퍼센트 퇴출은 없다"며 물러서게 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특별법을 수용하는 양보를 하며 협상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다. 퇴출제 등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 속에서 단결하는 것이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지금 당장 '공무원 퇴출제'에 반대하는 전국 집중 집회와 지역별 순회 집회 등 항의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구조조정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라도 파업권 보장 등 온전한 노동3권을 요구해야 한다.

특별법 수용파도 더 이상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우선하고 그 투쟁을 위해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