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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파업 60일째, 어느덧 두 달이 넘어가고 있다. 아무도, 대부분이 주부들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렇게 강고하게 투쟁을 지속해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렇게 투쟁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의 하나는 헌신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연대 투쟁이다.

모든 연대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동지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대,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 정성어린 투쟁 기금에 조합원들은 자주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 눈물은 새로운 희망과 결의가 되어 우리 자신을 버티게 해 준다. 우린 반드시 승리로 보답할 것이다.

월드컵점 농성 3일째 점심시간, 어제 집에 갔던 조합원들이 싸 온 도시락으로 식탁이 풍성했다. 쑥스러워하며 내민 도시락통 뚜껑을 열어보니 콩으로 만든 “투쟁” “승리” 글자가 선명하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조합원들의 염원이 담긴 도시락으로 힘이 더욱 솟았다.

농성 13일째, 2교대로 운영되던 농성장이 봉쇄됐다. 챙겨주어야 할 아이들이 엄마를 부르며 울면서 전화를 해도 집에 갈 수가 없었다. 내가 가면 더 빨리 침탈당할지도 모르는데, 동지들이 처참하게 끌려갈지도 모르는데, 눈물을 흘리며 버텼다.

공권력을 뚫고 동지들이 들어왔다. 단 한 명이라도 동지들을 교대해서 집에 보내주기 위해 전경 버스 밑을 기어서 농성장에 합류했다. 들어온 동지들을 보고 다함께 눈물을 흘렸다.

파업 37일차 새벽 2시에 기습적으로 행한 2차 점거투쟁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뉴코아·이랜드 동지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운명을 같이 했다. 폭력적인 구사대의 위협 앞에서도 우린 의연했다. 바깥 사수대오가 천 명에 달한다는 소식에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너무 감격해서 또 눈물이 났다.

집과 매장밖에 몰랐던 여성 노동자들,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몸이 아파도 웃으면서 고객을 맞이했던 착한 그들, 퉁퉁 부은 다리로 새벽 2시에 집에 가서도 집안 치우고 식구들 반찬 만들어놓고 자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주부 노동자들이 찬 바닥에 박스 한 장 깔고 자면서 농성장을 지켰다.

그러나 기어이, 공권력은 이토록 절박한 요구를 무참히 짓밟았다. 갸날픈 그들의 팔다리를 폭력적으로 떼어내고, 끝까지 반항하는 노동자들을 개처럼 끌고 갔다.

하루 이틀, 일주일이면 끝날 것 같았던 투쟁이 벌써 60일이 되었다. 우리 스스로도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뒤로 물러설 수는 없다. 회사가 주면 주는 대로 받았고, 그것을 당연히 여겼고, 과장·팀장들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던 우리들, 그렇게 순진했던 우리들이 부당 해고와 외주화에 저항하여 떨쳐 일어난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이다.

이제 동지들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이 투쟁,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감히 말씀드리지만 이 투쟁은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의 이름으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하고자 하는 모든 동지들의 이름으로, 반드시 사수해야만 합니다. 불매로, 매장 타격 투쟁 참석으로, 모금으로, 동지들의 참여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을 씻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