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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잡탕’ 속에 뛰어드는 문국현

문국현 신당인 창조한국당(가칭)이 꽤 성공적인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문국현은 “주요 방송과 언론이 외면하는 상태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자랑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정말 언론·방송의 악의적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이고, 문국현은 범여권 ‘도토리’들의 지리멸렬 속에 어부지리를 얻어 왔다.

“과거 정치적 굴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문국현은 곧 범여권 잡탕 속으로 본격 뛰어들어 후보 단일화에 나설 듯하다. 사실 문국현의 잡탕성도 다른 ‘도토리’들 못지 않다.

문국현은 신자유주의를 선도해 온 ‘세계경제포럼’과 반신자유주의 운동인 ‘세계사회포럼’ “두 쪽을 다 갈 수 있다”고 말해 왔다.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면서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우파 신자유주의 정부를 찬양해 왔다. “민노당은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장 오세훈을 “굉장히 진보적인 분”이라고 찬양했다.

민주노동당의 부유세를 은근히 비판하며 “세금을 늘리지 않고도 복지를 할 수 있는 경륜과 지혜”를 말하는 것도 의심쩍다.

그는 지난해 포항건설노조의 투쟁과 하중근 열사의 죽음에 대해서도 “포스코가 직접 고용한 사람들은 아니다” 하고 답했다. 비정규직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듯 하더니 말이다.

두 딸이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해고까지 됐다던 문국현의 재산은 1백37억 원으로 드러났고 “서민처럼 보일 생각은 없다”고 한다.

창조한국당 조직위원장 전재경도 “오른쪽에 있는 시장과 왼쪽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번갈아 보살펴야 한다”며 ‘놈현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따라서 “문국현은 결코 노무현의 왼쪽에 있지 않다”는 노회찬 의원의 지적은 타당하다.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위원은 “[문국현이] 민주신당과 손을 잡는 순간 죽음의 키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라는 ‘고차원 방정식’이 두 달만에 풀릴지도 의문이지만, 범여권과 거리를 좁힐수록 문국현의 거품도 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