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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 정인열 부지부장 인터뷰: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싸워 이기는 날이 빨리 오길"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겪는 끔찍한 차별을 고발해 온 코스콤비정규지부의 파업 투쟁이 벌써 80일 가까이 됐다.

정인열 코스콤비정규지부 부지부장은 코스콤 본사 앞에 세운 ‘통곡의 탑’에서 22일간 단식 농성을 하다가 탈진해서 병원에 입원했다. 유일한 여성 조합원으로서 코스콤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돼 온 정인열 부지부장을 병상에서 인터뷰했다.

“우리 조합원들은 한이 많이 쌓여 있어요. 20년 동안 계속된 차별 때문에 억눌려 온 게 많았죠. 3∼4년 동안 교육받을 것을 투쟁 속에서 한두 달만에 다 습득했어요. 또 뉴코아·이랜드 투쟁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죠.

“투쟁하면서 여러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연대의 힘으로 이겨냈어요. 파업 출정식 때나 철탑 농성장 침탈 시도 때 우리는 고작 80명인데 경찰은 6백 명씩 몰려왔거든요. 연대하러 온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어요. 그래서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 지 잘 알죠. 우리도 다른 투쟁 작업장에 열심히 연대하러 다니고 있어요.

“특히 뉴코아·이랜드 동지들이 너무 고마워요. 그 분들도 어려운 조건인데, 농성 현장에 자주 와 주시고 많이 걱정해 줘요.

“코스콤 이종규 사장은 국회 환노위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를 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요. 이종규 사장이 말하는 ‘대화’는 하청업체와 비정규지부 간의 대화죠. 코스콤이 원청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는 거죠. 잠시 비껴가려는 것뿐이에요.

“코스콤 정규직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은 자기 무덤을 판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같이 일했던 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에서 제명된 것은 마음 아파요. 집행부의 잘못된 태도 때문에 전체 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명을 쓰게 됐고, 지도부의 결정에 조합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때가 되면 정규직 조합원들도 지도부에 반대하는 생각을 가질 것이고 지도부도 교체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랜드와 함께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된 만큼 책임감도 큽니다. 우리가 이겨서 다른 간접고용 노동자들도 스스로 조직하고, 싸워 이길 수 있는 날들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정리 오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