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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이 북한 문제 다루는 법

진보신당은 “진보양당 차이[가] 뭐냐고? 바로 이거” 하며 북한 문제를 꺼내들었다. 북한 문제로 “진보의 재구성”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북한 인권과 탈북자, 납북자 등 그동안 금기시돼 온 북한 쟁점들을 회피하지 않고 잘 다룬다면 그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다함께’는 언제나 그래 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진보신당이 정략적으로 이 문제를 민주노동당을 공략하는 수단으로 다룬다면 잘 다루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런 태도는 진보신당의 안 그래도 고질적인 문제인 양비론이나 심지어 (미국과 남한보다) 북한 비판에 더 힘을 싣는 잘못된 입장을 강화할 수 있다. 진보신당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나 “잿더미” 발언에 대해서도 양비론을 폈다. 원인 제공자가 이명박의 대북정책이기도 하거니와, 미국의 동맹국인 남한에 사는 진보주의자들은 미국과 남한 비판에 비할 바 없는 강조점을 둬야 하는데도 말이다.

진보신당은 “남한 정권과 북한 정권이 아니라 남한 주민과 북한 주민의 생활을 우선하고자 한다” 하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의 북한 인권 대책을 보면 이런 관점이 얼마나 불철저한지 잘 드러난다. 진보신당은 “인권대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인권을 주제로 한 대화에 북한 당국이 나설지도 회의적이지만, 북한 당국을 “인권 억압의 주체이며 동시에 개선의 주체”로 보는 것은 더 황당하다. 진보신당의 북한 인권 문제 해결책에 북한 민중은 없다.

북한 민중의 자주적 투쟁이라는 아래로부터의 관점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 바로 진보신당 류의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안고 있는 인식의 한계이다.

물론 다함께는 북한 문제에 대한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태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특히,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것은 미국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식의 관점을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암암리에 갖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적절하게 다루지도 못하면서 “진보 양당의 차이”가 북한 문제라고 하는 것은 진보신당의 아전인수가 아닐 수 없다. 북한 노동자들의 투쟁과 그것을 통한 진정한 사회주의의 구현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