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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압 받는 촛불 수호에 나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폭력에 촛불의 뜻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드리고자 합니다

6월 30일 저녁 7시 3백여 명의 사제단의 입장으로 시작된 촛불기도회에 참가한 시민 수만 명은 뜨거운 눈물과 환호로 사제단을 맞이했다.

“오늘 이 모습을 보고 누가 전문시위꾼들의 난동이라고 하겠습니까. 지난 며칠 동안 정부와 보수 언론이 주장한 것들이 모두 사실이 아님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들의 거짓말이 한 순간에 힘을 잃었습니다.”

전종훈 신부 외 3백여 명의 전국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이뤄진 이날 기도회는 1천여 명으로 시작해 불과 1시간 만에 3만 명 규모로 불어났다.

사제단과 수녀님들은 시청 원천 봉쇄와 토끼몰이 진압, 압수 수색까지 서슴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5공식 탄압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고 위로받은 ‘촛불시위대’의 목소리는 도심 일대에 다시 힘차게 울려 퍼졌다.

‘이명박은 물러나라’는 함성으로 행진을 시작한 참가자들은 ‘연행자와 구속자를 석방하라’며 목이 터져라 외치고 또 외쳤다. 한 참가자는 “다시 시작입니다. 민주노총 파업이 있고 개신교와 불교계의 기도회도 이어질 것입니다. 신부님들의 말대로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은 없습니다. 우리가 이길 겁니다” 하며 촛불을 치켜들었다.


촛불 운동의 전환점이 된 이날, 시청에서 무기한 단식기도회를 시작한 전종훈 신부와 김인국 신부를 만나 인터뷰했다.

시국 기도회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김인국 신부 : 그동안 사제들은 뒤에서 국민들의 뜻을 지켜드리는 것을 해 왔죠. 그런데 국민들의 뜻은 짓밟혔고 정부는 너무 멀리 나가 버렸습니다.

최근 경찰의 원천 봉쇄나 강경 탄압 등 사실 정권 말기에나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지금 벌써 벌어지고 있거든요.

촛불시위에 대한 왜곡도 심합니다. 건강권과 검역 주권을 지키러 나선 것이 애초 취지인데 그것이 마치 보수 대 진보, 친미 대 반미의 대결로 왜곡돼 있거든요. 이런 뜻도 가지런히 하고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도록 하려고 나왔습니다.

보수 언론과 정부는 촛불시위를 ‘폭력 시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종훈 신부 : 보수 언론들이 [폭력성을 강조하는 것은] 의도된 보도행태죠. 문제는 원인이 있잖아요. 폭력이 있으면 왜 있게 됐냐는 거예요.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안 듣고 국민을 섬기질 않으니까요. [정부의] 그런 측면이 폭력을 유발시킨 원인이라는 것을 봐야 합니다.

정부와 보수 언론은 이제 촛불을 끄고 들어갈 때도 되지 않았냐고 하는데요.

김인국 신부 : 그러려면 정부가 시민들이 촛불을 끌 명분을 주셔야 되요.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가서 촛불 구경하고 아침이슬 노래 한 번 들은 것밖에 없어요. 정작 국민들이 피곤하죠. 그 분들이 촛불을 끌 수 있도록 명분을 주셔야죠.

촛불 시위 참가자들과 이들을 지지한 더 많은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김인국 신부 : 지난 60여 일에 이르는 촛불 여정이야말로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은근과 끈기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제의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오늘까지 오는 여정이 고역이 아니라 즐거웠잖아요. 그런 발랄한 힘이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힘이 아니겠느냐. 그것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아니겠느냐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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