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ㆍ16일 쌍용차 파업 24ㆍ25일차 현장 소식:
구사대의 공장 진입을 통쾌하게 막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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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을 동원해 공장 진입을 시도한다는 사측의 야심찬 계획은 실패했다. 단호한 투쟁으로 지지와 연대를 구축한 파업 노동자들의 통쾌한 승리였다!
16일 사측은 포클레인과 갈고리, 절단기에 용역직원들까지 동원했지만, 파업 노동자들의 기세에 눌려 진입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대열을 갖추고 각 거점과 주요 출입구에서 사측의 도발에 대비했다. 전체 대열이 “노동자 군대”의 강력함을 과시하면서, 방송차와 확성기 등을 통해 사측의 노노갈등 유발에 휘둘리지 말고 함께 싸우자고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우리를 헌신짝처럼 잘라 버린 사측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한 솥밥 먹고 함께 일해 온 우리가 왜 서로 싸워야 합니까? 함께 정부를 향해 싸웁시다.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하고 고용을 보장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죽습니다!”
가족대책위 회원 수십 명도 “사측이 주장하는 정상화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면서 “공장에 진입하려면 우리를 밟고 가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특히, 아침 일찍부터 모인 노동자, 학생, 시민사회단체 회원, 종교인 등 5백여 명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바로 전날 오후에 긴급하게 호소됐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진보 정당 등 수십 개 단체의 인사 1백여 명은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용자 측의 강요와 협박은 노동자가 스트레스로 사망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며 “강제동원과 폭력 조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쌍용차 부실의 책임자인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조했다.
“우리를 밟고 가라”
반면,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은 고개도 들지 못하고 뒤에서 서성였다. 맨 앞에 서서 파업 비난에 열을 올리던 곽상철 전무는 결국 꼬리를 내리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진입을 하지 않겠습니다. 공장 안에 외부 세력이 더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경찰 지휘관 역시 난처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우리는 결코 공권력 투입을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닙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서 입니다”하고 거듭 강조했다. 심지어 경찰은 파업 철회를 촉구하던 사측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 곳은 노조가 집회 신고를 낸 곳입니다. 여러분은 불법 집회를 하고 있으니 해산해 주십시오”
단호함과 연대의 힘에 눌려 사측이 물러간 후, 조합원들은 환호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끝나고 현대차 지도부까지 사퇴하면서 우리 싸움이 고립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늘 많은 연대 대오가 함께 해줘서 든든했다”, “활력 넘치는 학생들의 응원을 보니 기운이 나더라” “목사님, 스님들이 앞장서서 우리를 방어해 주다니 정말 놀랐다.”
저녁 촛불집회에서 한상균 지부장은 연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는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확인했듯이, 우리 투쟁은 기아차 노동자들, 대학생들, 민중세력들과 양심적 세력들에게 엄호를 받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시민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날 저녁에 지역의 기독교 단체에서 1백20 통의 수박을 보내왔다. 15일에는 지난해 촛불운동의 주요 인터넷모임 중 하나였던 ‘소울드레서’가 지지 배너를 보냈고, 곳곳의 지역 촛불에서도 쌍용차 점거농성장 지지 방문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연대 확산
6.10 범국민 대회 이후 쌍용차 점거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광범한 반정부 정서 속에서 쌍용차 점거 파업은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 죽이기에 맞선 투쟁의 상징이 되고 있다.
15일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들이 언론에 발표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을 통해 “날로 심각한 생존의 위험을 겪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고통을 감싸 안으십시오”라고 촉구한데 이어, 16일에는 의료계가 시국선언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로 인해 사망한 쌍용차 노동자들 … 경제위기 시기 민중의 생존권은 도탄에 빠졌다”고 규탄했다.
이런 압력 때문에 정부는 함부로 경찰력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도 커지고 있다.
“경찰력 투입”을 촉구하며 해고 철회 불가를 외쳤던 사측도 16일 저녁에 노조에 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당분간 공장진입 시도나 파업철회 시위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6월 15일 법정관리인 이유일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정부가 아예 빠져버리면 한국에서 구조조정 못한다. 다른 완성차의 구조조정에도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것이다”고 정부의 무기력함에 대해 투덜거렸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쌍용차 파업의 승리가 ‘해고 천국’을 만들려는 이명박의 노동유연화 정책에 제동을 걸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위기를 더 한층 가속화시킬 쌍용차 파업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연대와 지지를 확산해야 한다.
특히 19~20일 금속노조 파업은 쌍용차 점거파업 연대를 중심에 두고 계획을 짜야 한다.
1만여 명의 금속 노동자들이 점거파업 중인 공장 안에서 규모 있는 연대집회를 개최한다면, 파업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금속노조는 사력을 걸고 쌍용차 파업 엄호를 위한 실질적인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