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진압으로 대형참극이 시작되고 있다! 즉각 모두 평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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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8월 5일]
새벽부터 경찰은 진압 작전을 시작했다.
후문 쪽에서 바라본 공장 안쪽은 도장공장과 조립공장 사이 쪽에서 새까만 연기가 올라오고, 용산 참사 때 쓰였던 컨테이너가 3대의 크레인에 나눠져 연신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물탱크차들이 계속 공장으로 들어갔고, 급한지 한 소방차는 후문 앞 소화전에서 물을 채워 들어갔다.
오전 8시 반경 조립공장 옥상에서 경찰들이 대열 정비를 하고 있는 장면이 목격됐고, 공장 정문 앞 대오는 긴급히 차도를 점거하고 집회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조합원 두 명이 공장 옥상에서 추락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어 조립공장 쪽에서 불이나 도장공장 쪽으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공장에서 계속 새까만 연기가 피어 올랐다. 그 상황에서 경찰은 곧바로 에워싸고 집회 인원을 인도로 밀어붙여 몸싸움이 시작됐다. 격렬한 몸싸움 끝에 경찰은 공장 앞 차도 절반의 전 차선을 장악하고 대오를 바깥으로 밀어냈다. 여기에 항의하던 시민이 연행될 뻔하다가 다른 시민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잠시 소강 상태 후, 9시 반경부터 본관 앞 마당에서 집회를 마친 사측 구사대 1천여 명이 쇠파이프와 대빗자루를 들고 집회 대열을 공격했다. 가대위가 대열 앞에 철망을 치고 스크럼을 짰지만 수적으로 역부족이었다. 살기가 번뜩이는 이들은 동료의 부인들인 가대위 회원들에게까지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다. 그 와중에 주차장 쪽으로 몰려간 구사대는 기자와 시민을 가리지 않고 폭행했다. 지휘자로 보이는 한 명이 “저 놈 잡아라”, “저기로 가라” 하면 몰려가는 그들은 짐승 아니면 좀비처럼 보였다.
SBS 등 방송카메라 기자는 포위돼 카메라 파손 위협을 받으며 발길질을 당했다. 주차장 구석에서 시민 한 명이 쓰러진 채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 막대를 들고 있던 구사대들은 막대를 휘두르는 게 아니라 내리찍고 있었다. 급하게 뛰어가 이를 말리던 기자도 구사대에 둘러싸여 구타를 당하고, 쓰레기통 오물을 뒤집어써야 했다. 구사대에 내몰린 끝에 주차장 화장실에 다녀오다 구타 당한 여성과 쓰러진 남성과 함께 주차장을 탈출했다.
이 시점에 공장 안에선 헬기 레펠로 경찰특공대가 계속 조립공장과 도장공장 옥상으로 투입되고 있었다. 도장1공장 옥상을 장악한 경찰특공대가 공장 안으로 진입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추락한 조합원들을 위한 구급차가 경찰의 방해로 아직 못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생사나 부상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0시경 집회 참가자 일부는 차도로 후퇴해 죽봉을 든 채 대치했고, 민주노동당 천막 당사를 지키던 당직자들은 포위됐다. 경찰은 한 차례 폭행의 폭풍이 휩쓸고 간 뒤에야 대열을 보호한다고 둘러쌌는데, 사측이 공격하는 곳은 막지 않아 오히려 집회 참가자들은 퇴로가 봉쇄된 채 폭행당했다. 이어 구사대는 공장 반입을 요구하며 쌓아 뒀던 생수 박스 더미를 헤치고 생수들을 모두 땅에 쏟아버렸다.
10시 10분경 대로로 후퇴한 대열을 추격하러 경찰이 대로로 쏟아져 나왔고, 1천 명이 넘는 구사대가 그 뒤를 따랐다. 집회 참가자들은 질서정연하게 후퇴하면서 색소 물대포를 쏘는 경찰과 공방전을 벌였으나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법원 사거리 방향으로 후퇴했다. 구사대는 멈추고 공장으로 돌아갔다.
이 상황에서 도장1공장이 완전히 경찰에 넘어갔고 탈골, 안면 함몰 등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공장 안 소식이 전해졌다. 저항 중에 경찰에 잡힌 노동자들이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져 왔다. 공장 안에서는 조립공장에서 도장2공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스티로폼 등을 쌓아놓고 경찰 진입을 막으며 노동자들이 저항하고 있다.
12시경 다시 찾아간 공장 정문 앞은 구사대가 장악하고 있었고, 민주노동당 당직자들과 사제단 신부 몇 분이 남아 구사대가 던지는 물병과 폭언 속에서 경찰 포위망 안에 버티고 있었다. 다수 구사대는 오전까지 시위대가 쉬던 그늘 밑에서 앉아 있었고 40~50명의 구사대들이 포위된 대열에게 욕설과 물병을 날렸다. 이때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포위된 대열과 만나려다 구사대에 잡혀 집단 구타를 당했다. 양복 상의는 뜯겨져 완전히 찢어졌다. 구사대 안에 유일하게 양복을 입은 (임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유원일을 알아보고 구사대에게 “저 새끼 죽여버려!” 하고 외쳤다. 구타 끝에 탈출한 유원일 의원은 끝까지 자신을 폭행한 구사대 한 명을 붙잡고 “이 자식 연행해” 하고 경찰에게 외쳤으나 경찰이 이 구사대를 뜯어내 구사대 대열로 돌려 보냈다.
명백한 구사대와 경찰의 합동 작전이었다. 차도 1차선만 나와도 에워싸던 경찰은 구사대가 눈앞에서 여성을 폭행하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데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너무 심할 때만 뜯어내는 정도였다. 시위대를 따라갔다가 12시경 문으로 돌아오는 와중에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기자에게 공장 방향으로 가지 말라고 권했다. 사측 구사대가 남자만 보면 무조건 팬다는 것이다. 특히 아주머니들은 “쌍용차 직원들은 다 평택 애들인데, 나중에 어쩌려고 저렇게 심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쟤네(구사대)들 생각하면 공장이 확 망하는 게 낫겠다”고 구사대 폭력을 비난했다.
그러나 구사대의 광기가 진짜 비해고 직원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아침 8시경 공장 부근에서 만난 비해고 조합원은 기자를 보자마자 “사측 욕하는 기사 좀 써달라”고 하소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실제 폭행과 진압에 앞장서는 것은 임원, 관리자, 직원 복장을 한 용역깡패들이라 한다. 그는 “임원은 꼬박꼬박 월급 받아 먹으면서 직원 밀린 월급은 안 주고 있다. 용역깡패는 도시락과 간식까지 챙겨주면서 직원들에게만 차마 못할 짓을 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현장(생산직) 직원들은 폭행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 그런 짓을 할 순 없다. 나도 출근 도장 찍고 따로 나와 버렸다”고 했다. 그의 어깨에는 구사대 표식인 ‘정상조업’ 붉은 띠가 매어져 있었다.
밀려난 시위대는 평택역에 재집결하고, 자체적으로 평택역 집결을 호소하고 있다. 긴급 소집된 제단체 대표자회의는 아직 결론이 나질 않고 있다고 한다. 전해지는 분위기는 민주노총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고 한다. 오후 2시엔 평택역에서 집회를 열어 공장까지 최대한 행진할 계획이다. 도장2공장 옥상 전투는 잠시 소강 상태다.
강희락은 도장공장 진입은 시간 여유를 두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옥상까지 장악해 노동자들을 공장 안으로 밀어 넣어 사실상 감금 상태를 만든 후 항복을 요구할 계획인 듯하다.
경찰과 용역깡패들의 생지옥 같은 살인 진압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써야 할 상황이다. 민주노총이 즉각 총파업 선언을 하고 조합원들에게 평택 집결을 호소하는 것밖엔 대안이 없다는 지적들이 많다. 수많은 진보단체들이 지금 노동자·시민·학생에게 평택 집결을 호소하고 있다.
[2신: 8월 5일 새벽]
8월 5일 새벽 5시경부터 경찰의 살인 진압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에는 어제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고 실질적인 시도인 것 같다. 용산참사 때처럼 특공대를 가득 실은 컨테이너 3대가 도장공장 옆 조립공장 쪽으로 올라갔다. 세찬 물줄기 공격과 함께 사측 용역과 구사대의 대형새총 공격이 빗발쳤다. 이런 상황에서 5백여 명의 특공대와 전투경찰이 조립공장으로 올라갔다.
70일간 영웅적으로 저항해 온 노동자들이지만 이런 합동 작전에 맞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노동자들이 밀리기 시작했고 특공대와 경찰은 옥상에서 저항하던 노동자들을 하나씩 잡아 삼단봉과 쇠곤봉으로 집단구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밀리던 노동자 두 명이 5층 높이의 조립공장 옥상에서 추락했다! 추락한 노동자의 머리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있고 심각한 중태로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의 봉쇄로 구급차가 한시간 가까이 접근하지 못했다.
공장 안에서 이런 유혈낭자한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공장 앞에서는 용역과 구사대 1천여 명이 밤새도록 연대하고 있던 노동자, 학생, 시민 6백 명을 쇠파이프와 막대기를 들고 무자비하게 구타하면서 몰아내고 있다. 곳곳에서 비명과 집단구타의 아비규환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살인 진압 과정에서 조립공장 쪽에서 화재가 발생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불이 도장공장 쪽으로 번지기 시작하고 있다. 대형 참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 학살 작전에 맞선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1신: 8월 4일 밤]
8월 4일 8시 이후 계속되는 경찰의 해산 경고에도 연대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를 이어 나갔다. 발언 중에 해산 경고가 나오자 한 신부는 “예수님도 로마의 공권력에 살해됐다. 공권력에 의해 여기서 연행된다면 나는 천국에 갈 것”이라고 발언해 큰 환호를 받았다.
결국, 경찰들이 집회 대열을 에워싸고 민주노동당 천막을 밀어붙였다. 강기갑 대표가 앞장서서 경찰을 막았고,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을 피해 인도로 올라섰다.
이후 이어진 집회에서 한대련 의장은 “경찰에게 맞고 연행되는 것은 두렵지 않다. 어떻게라도 이 거점을 지켜 안에서 싸우는 투쟁이 승리하는 데 돕는 게 우선이라 인도로 올라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퇴진돼야 오늘 흘리는 우리 서민들의 눈물과 고통, 한숨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마무리하고 연대 단체 별로 농성을 시작했다. 주차장에서 뉴스 등을 시청하거나 학생들은 자체 집회를 열었다.
오후 10시 40분 경 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 옥상에서 폭죽이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공장 밖 연대 인원들 모두 차도로 몰려 나와 미리 준비한 폭죽을 터뜨리고 깃발을 흔들며 공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곧이어 공장 앞 도로는 뜨거운 연대의 감정만큼이나 화려한 불꽃으로 가득 찼다. 폭죽이 없는 이들은 단체로 핸드폰을 열어 액정 불빛으로 가슴 뜨거운 연대의 감정을 표현했다. 길고 긴 하루의 고통과 안타까움을 날려 버리는 통쾌한 순간이었다.
한편, 공장 안 조합원들과 통화한 일부 참가자들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오늘 살인 진압 작전에 맞서며 “장난 아니구나” 하는 이전과는 다른 실질적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때문에 오히려 이 날의 진입 시도를 물리친 데 “뿌듯함과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공장 앞 연대 대열의 안전을 걱정할 정도다.
의료 진료를 위해 두 시간이나 싸우다 저녁 7시경 공장에 들어가 응급 진료를 하고 나온 의료진들이 전하는 내부 분위기도 사기가 높은 편이라 한다. 노동자들은 온갖 “부상과 질환 치료약을 받기 위해 줄을 서면서도 표정들이 모두 밝았다.”
“도장공장 앞은 걷는 데만 눈물이 날 정도로 최루액들이 고여있고, 건물 안 복도는 빛이 하나도 없어 마치 미로를 걷는 것 같다.” “비상 발전기로 응급실만 겨우 밝히고 진료 부위는 촛불과 렌턴으로 비춰가며 치료를 해야 했다.”
그러나 최루액과 주먹만한 볼트와 너트, 경찰특공대와 용역깡패들의 폭력 진압을 막다가 부상당한 노동자들이 많은 상황이다.
“최루액 공격과 씻지 못하는 상황 탓에 각종 피부질환이 많다.”
“특히, 사측의 새총은 외부 공장에서 별도 제작해 온 것으로 이것으로 쏘는 주먹만한 볼트와 너트는 스치기만 해도 머리가 깨지는 것 같은 충격을 준다고 한다. 오늘도 여기에 눈을 맞아 앞이 잘 안 보이는 노동자, 쇄골이 부러진 노동자들이 있다. 무릎을 맞아 걷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도 있다.”
현재 노동자들은 “에어컨 냉각수를 받아 끓여 먹고 있다.” 그러나 연료와 물, 전기 공급이 차단된 마당에 그조차도 넉넉하지 않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