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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핵에너지)이 기후변화의 대안인가①:
핵에너지는 과연 안전하고 깨끗한가

기후변화 우려 때문에 환경운동 세력 일부는 핵이 녹색 에너지원이라는 주장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핵발전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일 뿐이다.

원자로는 지구를 오염시킨다. 모든 핵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우라늄을 채취하고 처리하고 농축하는 과정에서, 원자로를 건설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폐기물을 운반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방출된다.

어떤 사람들은 핵발전소를 새로 짓지 않으면 에너지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2017년에는 기존 원자로 대다수가 폐쇄될 것이고, 오래된 석탄 화력발전소도 폐쇄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 영국 에너지 생산에서 핵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6퍼센트밖에 안 되고 그나마도 줄고 있다. 원자로가 모두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다른 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하면 된다.

핵발전 비용은 비싸다. 폐쇄된 원자로를 교체하는 초기 비용은 3백억 파운드[약 56조 원] 정도다.

핵폐기물 폐기 비용은 모두 혈세에서 나오는 것인데, 최근 추정치를 보면 5백억 파운드[약 94조 원] 정도 된다.

이 돈을 지속가능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그리 하면 핵발전에서 돈을 버는 민간 기업들의 이윤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핵발전이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2001~2008년에 영국에서는 누출, 가동 중지 등 안전 사고가 1천7백67건 있었다. 이 중 절반은 핵 안전 시스템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을 만큼 큰 사고였다. 무시무시했던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고는 핵발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여실히 보여 줬다.

연도 사고 발생지 사고 영향
1957 윈드스케일(영국) 요오드(I) 약 2만 큐리 대기중으로 방출
1961 SL-1(미국) 3명(원전원) 사망, 원자로 폐쇄
1969 Lucens(스위스) 발전소 외부로 방사능 누출, 이후 발전소 폐쇄
1979 드리마일 2호기(미국) 당국의 사고 은폐 논란, 외부 방사능 누출로 인한 주민소송 잇따라 이후 미국 원자력산업계에 치명적 영향, 원자로 폐쇄
1986 체르노빌 4호기(구소련) 유럽 전역과 동아시아에 대규모 방사능 누출, 인근 주민 17만명 소개령. 사고 이후 수만 명 암 발병 추정. 현재까지도 접근 통제됨
발전소의 한쪽이 완전히 붕괴된 체르노빌 핵발전소 핵발전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일 뿐이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이 사고 이후 거의 1백만 명이 죽었는데, 대체로 오랫동안 신체장애가 나타나며 지속적으로 고통받았고, 어린이와 동·식물에서 유전자 변이가 엄청나게 많이 발견됐다.

최근에 영국 안전보건청(HSE)은 많은 원자로에서 설계상 결함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안전보건청은 이 결과를 발표하지 말라는 정치적 압력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프랑스 정부는 핵발전 관련 사고를 모두 공개해야 하는데, 최근 매년 8백 건의 사고가 일어난다. 7월 혹서기에는 프랑스에 있는 원자로 중 3분의 1이 가동 중지됐는데, 강물이 너무 뜨거워져 냉각재로 사용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가 핵 안전에 미치는 이런 영향은 더 커질 것이다.

18억 파운드[약 3조 3천억 원]짜리 셀라필드 재처리 공장에는 재처리나 저장을 하려고 많은 나라에서 보낸 핵폐기물이 들어온다. 원래는 윈드스케일이라고 불린 이 공장에서는 1958년에 치명적인 핵 사고가 발생했다. 끔찍한 안전사고 기록을 감추고자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들’ 때문에 누출 사고가 발생하고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방사능 유출 사고 하나는 14개월 동안 은폐됐다.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셀라필드를 중심으로 3천2백만 제곱미터에서 위험한 방사능이 검출됐다.

은폐

핵발전 비용은 천문학적인데, 재정 지원 측면에서도 그렇고, 인류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비용 문제가 핵발전의 가장 나쁜 점은 아니다. 핵발전소는 직접적으로, 핵무기 생산과 연결돼 있다. 핵발전 없이 핵무기도 있을 수 없다. 핵발전소는 발전 과정에서 우라늄을 플루토늄 ― 폭발하는 성질이 있다 ― 으로 바꾼다.

군대와 민간 핵 산업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플리머스 데븐포트 핵기지의 고준위폐기물은 셀라필드와 다른 곳의 핵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합쳐진다.

영국 정부가 새로운 핵발전소 건설과 새로운 핵무기 생산 계획(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동시에 내놓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라늄은 핵발전 목적으로 채취된다고 하지만, 이는 대량살상무기의 원자재를 거래하는 위험천만한 짓이다.

지난해 영국의 핵발전소에서 심각한 안전 규정 위반이 있었는데, 모두 은폐됐다. 우리는 핵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자와 평화 단체, 환경운동가들은 핵발전과 이와 연관된 대량살상무기에 모두 반대하는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출처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 번역 차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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