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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결의대회:
“MBC는 MB의 무덤이 될 것이다”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청주 MBC 사장 김재철을 새 MBC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재철은 고려대 출신으로 MBC 사장에 응모한 후보 가운데서도 이명박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혔다.

2007년 김재철의 모친상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이 직접 조문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김재철은 2008년에도 사장직에 응모했는데, 그때도 MBC 노조는 “공공연히 한나라당 행사에 참여해 왔다”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미 김재철은 〈PD수첩〉을 겨냥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했고 노조의 “불법 파업은 용납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도 개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낙하산 사장’이 임명되자 언론노조 MBC본부는 즉각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어 항의했다.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 3백여 명이 외치는 “투쟁” 소리가 MBC 사옥을 뒤흔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근행 위원장은 “사장이 순식간에 목이 날아 가고 뉴라이트 방문진이 와서 자신들 똘마니들을 제작·보도 책임자로 놓고 미리 충성 서약을 하고 사장을 선임하는 상황”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얘기했다. 이 위원장은 “이 순간을 치욕으로 기억할 것인가, 아니면 설령 패배하더라도 떳떳한 투쟁의 역사로 기억할 것인가” 하며 “싸워서 이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시사교양국 김재영 조합원은 ‘낙하산 사장’이 “권력에 비판적인 기자와 PD 들을 순치시키고 우리의 양심을 팔아넘기려 할 것”이라 경고하면서도 “우리는 한 번도 불의에 진 적이 없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합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MBC는 낙하산의 무덤이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세울 또 하나의 비석을 준비하려 한다”며 결사항전에 나설 것을 선포했다. 도저히 “영혼을 팔고 정권을 찬양하며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MBC노조는 20일째 진행한 ‘낙하산 이사’ 황희만·윤혁 출근 저지뿐 아니라 새 사장 김재철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도 벌일 계획이다. 그래서 조합원 1백 명이 모인 ‘결사대’가 매일 MBC를 지킬 예정이다.

한편, 조합원 결의대회 전에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영방송 MBC 사수 시민행동’ 출범을 알리며 MBC 엄호에 나섰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 5당과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과 촛불시민 등이 함께했다.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이 정권이 얼마나 더 못된 짓을 할지 걱정된다”며 “당당하고 떳떳하면 왜 언론을 장악해 국민의 귀와 입을 막으려 하겠느냐”고 일갈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낙하산 사장’ 임명을 규탄하며 “MBC를 탈환”하기 위해 “이제부터 행동할 것”이라 밝혔다.

참가자들은 “다시 촛불을 들고 MBC를 밝힐 것”이라며 “방송 장악 폭거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MBC 사태는 이명박 정권이 붕괴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MBC 노동자들은 “황선필, 김영수, 최창봉, 강성구를 비롯해 MBC에 투하된 수많은 정권의 하수인들을 목숨 건 총파업 투쟁으로 몰아낸 승리의 역사를 갖고 있다.”(결의문) 파업 투쟁이라는 그 힘을 다시 쓸 때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