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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G20을 분노로 맞이해야 하는 이유

정부는 G20을 계기로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한 단계 높은 질서의식”을 강요한다. 이것은 노조 파업에 엄정 대처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더욱 옥죄겠다는 뜻이다.

● 이명박 정부는 G20을 “가계와 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정부의 재정 건전화를 이루고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쌍용차, 한진중공업, 금호타이어 등에서 분명히 보여 줬듯이 기업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뜻한다.

부자 감세와 4대강으로 악화된 재정 상태를 ‘건전화’하겠다는 것은 노동자 세금 부담 가중과 복지 축소를 뜻한다.

‘서비스산업 선진화’는 공공요금 인상, 인력 감축, 공공서비스 후퇴를 뜻한다. 2010년 2월에 인천 송도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는 의료 보험 축소와 민간 의보 확대, 각종 연금 축소 등 공공부문 재정을 줄일 각종 노하우들이 열거됐다.

● 이명박 정부는 G20 정상회담에서 ‘보호주의 혁파’라는 미명 아래 양자간 FTA를 야심차게 추진하려 한다.

그러나 이명박이 추진하는 “글로벌 FTA 네트워크”는 필수적인 사회공공서비스를 상품으로 만들고, 노동시장 유연화와 사유화를 촉진시키는 반민중적 협정이다.

● 때때로 G20에서 논의되는 노동자를 위한다는 내용들은 말만 무성하다.

예컨대, 2009년 4월 런던 G20 정상회의 전에 개최된 노동장관회의는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고용 정책의 주된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방향은 각국에서 전혀 실효성 있게 추진되고 있지 않다.

한국 정부도 2010년 4월 G20 노동장관회의에서 권고한 최저임금 인상, 노동기본권 보장을 무시하고 있다.

한국은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의 26퍼센트밖에 안 돼 OECD 국가 중 터키 다음으로 낮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25.6퍼센트로 OECD 국가 중 최고다.

임시직 노동자 비율도 스페인 다음으로 높다. GDP 대비 사회보장비 지출 비중은 6.9퍼센트밖에 안 된다. 이는 OECD 평균 20.7퍼센트에 견줘 턱없이 낮은 것이다.

한국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과 산재사망자 수는 부동의 1위다.

ILO가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한 것도 무시하면서 ‘국제 사회의 리더’ 운운하는 건 그야말로 꼴불견이다.

노동자들은 G20을 이명박의 반노동 정책을 국제적으로 폭로하고, 전 세계 노동자들의 삶을 악화시킬 시장 만능주의가 아니라 좋은 일자리와 복지 확대,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G20 서울 정상회담이 “정권의 치적이 아니라 억압받고 고통받는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의 울분을 표출하는 자리”가 돼야 하고 “G20을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이 주시하고 함께하는 반신자유주의 투쟁으로” 만들자는 민주노총의 계획이 현실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