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분열과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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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통용 지역 정부들은 통화 위기가 폭발하는 것을 막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해관계가 상충해 분열해 있고 노동자들의 반격을 두려워 한다.
브뤼셀[유럽연합 본부가 위치]의 한 관리는 “사르코지가 인정사정없이 소리를 지르며 논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 외교관은 “사르코지는 열 받은 듯이 보였다”고 말했다. 유럽 지배계급은 다른 곳의 지배계급처럼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아마도 유럽의 곤경이 더 심각할텐데 세계경제 위기의 중대한 국면이 지금 유로화 통용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는 만약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유로화 안전망으로 7천5백억 유로를 준비한다는 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 유로화 통용 지역을 탈퇴하겠다고 협박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장 클로드 트리셰는 유럽 경제가 “제2차세계대전, 어쩌면 제1차세계대전 이래 가장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5월 14일 유로화 통용 지역 16개국 정상회담은 그리스 경제 구제 패키지를 공식 승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상황은 통제를 벗어났다. 그 전 주에 결정된 그리스 구제금융은 충분히 크지 않았고 금융 시장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공격했다. 애초에 그리스만의 위기였던 것이 이제는 유로화의 위기로 악화하고 있다. 유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일부 전문가는 유로화가 몰락하기 일보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주말에 태도를 1백80도 바꿔 ECB는 공공재정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유로화 통용 지역 정부들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엄청난 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무려 7천5백억 유로를 들여 유로화의 가치를 방어하기로 결정했다.
단기적으로 ECB는 분열을 수습하고 그리스, 스페인과 포르투갈 경제의 몰락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유럽 지배계급은 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촉각
온갖 허세와 엄포에도 유로화에서 탈퇴하겠다는 주장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실현될 것 같지 않다. 프랑스는 유로화에서 탈퇴할 수 있지만 그 대신 유럽연합 프로젝트는 완전히 주저앉을 것이다.
독일은 약체 정부들을 구제해야 하냐고 불평을 늘어놓지만, 유로화 통용 지역 경제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유럽위원회 의장 바로소는 균형잡힌 조세와 지출 정책이 없는 한 유로화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스페인 건설 회사가 코스타스 지역에 건설한 아파트 건설 자금은 독일 은행에서 나왔다. 그리스, 스페인과 아일랜드 부동산 붐 뒤에는 독일 자금이 있었다. 독일 자금이 없었다면 부동산 붐도 없었을 것이다. 유로화 통용 지역의 몰락은 독일 은행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촉각을 곤두세운 것은 유로화 통용 지역의 지도자들만이 아니었다. 한 외교관은 버락 오바마가 사르코지와 메르켈에 전화를 걸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시장의 환심을 사야”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심지어 중국 총리 원자바오도 거들었다. 그는 만약 유럽 지도자들이 행동하지 않으면 부채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될 거라 경고했다.
유럽연합 나라들이 개별 국가의 통화로 돌아가고 보호주의 정책을 취하면 불황이 심화되고 미국과 중국 상품의 수요도 줄어들 것이다.
트리셰는 이렇게 말했다. “유로존 통치 방식에서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 무책임한 행동에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배계급의 처방은 꾸짖는 것 이상이다. 그들은 공공재정의 대폭 삭감, 노동자들의 불안정을 심화하고 실업률을 높일 노동시장 개혁과 민영화 등도 주장한다.
유럽 모든 나라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계급이 위기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임금 동결이나 삭감, 연금 수령 연령 인상들을 무슨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소개한다. 자본 투자가 필요한 계획은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된다.
스페인 경제 규모는 2009년 3.9퍼센트나 줄었다. 실업률이 20퍼센트에 이르고 청년 실업률은 그것의 갑절이다. 가족 중 아무도 일자리를 가지고 있지 못한 가구수가 1백30만이나 된다. 이제 공공부문 임금도 평균 5퍼센트 삭감될 것이다.
유럽 기업인 연합인 ‘비지니스 유럽’은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노동자와 자본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서비스, 에너지와 디지털 경제에서 단일 시장권이 더 확대되길 바란다.
경쟁력 없는 산업을 보호하려는 독일과 프랑스 지배자들은 이런 주장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유로화 위기는 유럽 지배자들이 유로화와 유럽연합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유로화와 유럽연합은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축 중 하나다.
그러나 누가 그 대가를 치를 것인지를 둘러싸고 각국 정부들의 생각은 다르다. 독일은 일부 금융자산의 거래를 금지했고 약체 나라들에게 더 강력한 공공부문 긴축 정책을 도입하라고 요구한다. 사르코지는 나라 간 경제 협력을 늘려 경제적 규율을 부과하자고 주장한다.
유럽 지배계급은 노동계급이 지출과 임금 삭감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 그들은 그리스 노동자들의 폭발적 투쟁이 다른 유럽 나라로 확산될까 봐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