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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가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을 밝혀야

나는 전국건설노조 서울북부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이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살리기로 좋은 일자리 34만 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완전한 거짓말이다. 그나마 만들어지는 일자리도 열악한 단기 일자리일 뿐이다.

건설노조가 환경을 파괴하고 저질 일자리만 낳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해야 한다.

내가 속한 건설노조의 조합원들도 덤프트럭·굴삭기 기사로 4대강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4대강 공사 현장은 열악한 노동환경, 장시간 근로, 낮은 임금에 자신의 일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자괴감까지 더해지는 최대 기피 현장이다.

그런데 건설노조는 그동안 4대강 일자리의 문제점은 폭로했지만 4대강 사업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취하지 않아 왔다.

건설노조 간부들의 입장에서는 건설경기 악화로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일자리가 확보되는 대형 국책공사를 반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생계를 위해 4대강 현장에 들어가서 일하는 노동자 개인을 비난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건설노조는 전체 노동계급의 대의를 위해 4대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파괴를 불러 올 4대강 사업에 반대해야 한다.

우리는 4대강 사업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 나은 일자리 대안이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 4대강에 투입될 돈을 홍수 예방이나 학교, 서민용 임대아파트 등 공공시설 건설에 투자해 건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런 요구가 결합될 때 더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에 화물연대가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면서 운송 거부를 선언했을 때 수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활동 덕분에 화물연대가 생존권 투쟁에 나섰을 때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건설노조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면 이후 건설노조의 투쟁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