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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를 석방하라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수감 중인 남편을 접견했을 때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이 상을 무엇보다도 톈안먼의 순교자들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2010년 1월 류사오보 석방을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 항쟁 당시 단식 농성에 함께했다. 이 때문에 ‘반동분자’로 낙인 찍혀 2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는 1990년대 온건한 자유주의자로 변했지만 중국 민중에게 민주적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올바른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물론 반자본주의자가 2009년 ‘08선언’으로 드러난 류샤오보의 자유주의 정치에 전부 동의해야 하는 건 아니다(특히 사유재산제를 옹호한 것에). 그러나 중국의 권위주의적 국가에 맞서 그의 투쟁을 지지해야 한다.

그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이해가 간다. 전 세계 중국 대사관 앞에서 류샤오보 석방 시위를 벌인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류샤오보가 ‘범죄자’이므로 그에게 상을 줘선 안 된다는 중국 정부의 논평에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류샤오보를 비난하며 ‘중국 정부 만세’를 외친 베네수엘라 좌파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행동은 어리석다. 박노자의 입장은 차베스보다는 훨씬 낫지만, “의회 민주주의가 현존의 일당 집권보다 정말 현저히 낫다고들 생각하시나요” 하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류샤오보의 민주화 요구에 시니컬한 태도를 취하는 모호한 논평을 내놓았다.

류샤오보를 이용하는 서방의 위선

그럼에도 이 논쟁의 와중에서 류샤오보에게 노벨 평화상 수상을 축하한다고 말할 수 없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증파를 결정한 버락 오바마에게 상을 준 이 정신 나간 노벨상 위원회에 매우 화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류샤오보를 제국주의 진영 간 자존심 싸움에 끌어 들였다.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한 ‘국제 지도자’들의 면면을 보면 불쾌감이 증폭된다. 위선적이게도 미국, 프랑스, 캐나다와 독일 등의 정부들이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했다.

미국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주요 파병국들이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경찰을 풀어 로마(‘집시’) 이주민들의 정착지를 박살냈고, 국민의 70퍼센트가 반대하는 연금 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자신은 끔찍한 짓을 저지르면서 자기 경쟁자의 반체제 인사를 칭찬하는 서방의 위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냉전 시절에 그것은 하나의 유행이었다. 덕분에 소련의 반체제 인사들이 잇달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 인권 문제에 관한 서방의 위선은 냉전 때를 능가한다. 서방이 중국과 경쟁할 뿐 아니라 중국 소재 서방 다국적기업과 아웃소싱 등을 통해 중국 노동자들을 착취해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류샤오보

류샤오보를 놓고 서방 지도자들이 ‘보편적 가치’ 운운하며 위선을 부리는 동안 애플, 델 등 서방의 세계적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폭스콘 중국 공장의 끔찍한 노동조건을 폭로하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이 보고서를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올해 들어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 노동자 14명이 아니라 17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그중 13명이 죽었다.

또, 보고서는 “노동자들은 긴 노동시간 동안 말할 수도, 웃을 수도, 앉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 그들은 매일 2만 개의 제품을 만들도록 요구받는다”고 지적했다.

서방 기업들은 이런 ‘초착취’에 힘입어 엄청난 돈을 벌었고, 류샤오보가 ‘08선언’에서 기본권의 하나로 지목한 중국 노동자들의 권리를 실현하는 데 반대했다.

최근 혼다 노동자 투쟁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노동자들은 독립 노동조합 결성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류샤오보를 위시한 중국 자유주의자들의 용기를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노동자들의 잠재력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진정한 사회주의자들은 민주주의적 요구들을 지지하면서도 노동계급 투쟁과 진정한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을 함께 전개해야 한다.

‘민공’을 포함한 도시 빈민과 농민의 투쟁도 지지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연속 혁명이 어젠다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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