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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는 여러분의 기사를 기다립니다.

투쟁과 활동 소식을 보내 주십시오

지난 9월 27일 마로니에 집회에 7천여 명이 모여 “전쟁 반대, 파병 반대”를 외쳤습니다. 10월 11일에도 반전 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주류 언론들은 우리의 투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한겨레〉조차 이 집회에 대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크고 작은 투쟁을 해 본 사람들은 모두 이런 일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다함께〉는 주류 언론들이 외면하는 노동자·민중·학생들의 투쟁 소식을 담으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직장과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활동에 대해 〈다함께〉로 소식을 보내 주십시오. 그것은 항의 시위나 파업일 수도 있고, 지역 반전 집회 또는 토론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소식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작업장과 학교와 지역사회의 노동자·민중을 고무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연히 이런 활동 소식을 듣게 됐다면 파업 농성자 대열이나 항의 시위를 찾아가 참가자들을 인터뷰할 수도 있습니다.

소식을 보내 주실 때 그 투쟁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지, 언제 어디서 있었던 일인지, 대략 몇 명이나 참가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등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말고 담아 주십시오.

여러분이 보낸 소식이 신문에 실리면 잊지 말고 그 소식의 주인공들을 다시 찾아가 신문을 판매하고, 〈다함께〉에 계속 소식을 보내 달라고 하십시오.

독자 편지를 보내 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이 〈다함께〉 신문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독자 편지가 그 중 하나입니다.

〈다함께〉에 실린 특정 기사에 대해 지지를 나타내거나, 보충을 하거나, 또는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재조명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 신문의 내용은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다함께〉를 읽다가 이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독자 편지 란은 정치적 토론을 위한 장이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고 토론하면서 이러저러한 정치·실천적 문제들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 혼자 고민하지 마십시오. 그런 고민은 여러분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닙니다. 독자 편지 란을 통해 고민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주장과 조언을 들어 볼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여러분의 활동 가운데 고무적인 사례 또는 실패 사례를 보내 주실 수도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에서 교훈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삶 속의 얘기들도 기다립니다. 여러분이 어떤 조건에서 일하는지, 중고등학교의 교육 조건은 어떤지 등등. 이번 호에는 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형편 없는 의료 시설에 분노한 한 독자의 편지가 실렸습니다.

사진도 훌륭한 기사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계신다면 다양한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열 줄의 문장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큰 효과를 낼 때가 많습니다.

기사, 소식, 독자편지는 마감 날짜에 맞추어 atgletter@nate.com으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다함께〉 편집팀

독자 편지

노무현 정부의 청소년 억압

노무현 정부가 청소년의 집회 참가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집회에 미성년자를 참가시킬 경우 주동자에게 3백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다.

〈중앙일보〉는 10월 8일치 사설에서 청소년들의 집회 참가가 “판단이 미숙한 청소년”들의 “사고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학업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정부의 조치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사고 형성”에 진정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끔찍한 전쟁과 미쳐버린 세계다.

정부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던 부안 초중고생들의 등교 거부와 촛불시위, 반전 집회 등은 이런 세계에 저항한 정의로운 행동이었다.

청소년들은 결코 미숙하지 않다. 우리는 평화와 정의, 인간이 최우선의 가치가 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청소년들은 반전운동에 참가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전쟁의 비극, 그리고 무엇보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끔찍할 정도로 억압적인 교육제도는 세상을 향해 눈과 귀가 열려 있어야 할 청소년들을 장님으로 만들고 귀머거리로 만들어 왔다.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온갖 제약들이 학생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데도 ‘대학 입시’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돼 왔다.

청소년들의 집회 참가마저 금지하겠다는 것은 머리 길이와 복장뿐 아니라 생각과 행동까지 획일화하고 구속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윤채원(청소년 반전모임)


투쟁 속에서 변하는 노동자들

내가 수련의로 일하고 있는 광명성애병원에서 파업이 벌어졌다. 설립된 지 2년도 안 된 노조가 벌이는 첫 파업이다.

병원 노동자들은 “내가 처음이 되지 말자”라는 각오로 단 한 명의 업무복귀도 없이 10월 13일 현재 26일째 일손을 놓고 있다.

병원측의 직장폐쇄 이후에도 노조원들은 병원 로비 점거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인근 지하철역에서 유인물 배포, 거리행진, 무료 혈압·당뇨 측정 행사 등 대시민 홍보도 계속하고 있다.

투쟁은 노동자들을 바꿔 놓았다.

한 조합원은 “예전에는 직장일과 가족만 알고 살았는데, 교육 강연과 〈다함께〉 신문 등을 통해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과 평소 몰랐던 많은 진실들을 알게 됐고, 세상을 보는 다른 눈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함께〉 신문을 정기구독했다.

보통, 병원의 직접 통제 하에서 구사대 역할을 하곤 하는 원무과에서도 두 명이 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그 중 한 조합원은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아끼고 챙겨 주는 조합원들의 모습에 동지애를 느끼고 파업 대오가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것을 보고 꼭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고 말했다.

정윤심


형편없는 의료 서비스

얼마 전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현대아산병원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

응급실 입구에 들어서자 접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얼굴에 피를 흘리는 사람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접수를 위해 오래 기다려야 했다.

응급 병동 안의 복도 풍경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머리에 붕대를 두르고 여기 저기에 반창고를 붙인 사람들이 복도 양 옆벽에 있는 간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 사이로 겨우 한 사람 정도가 걸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환자들을 돌볼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간호사와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가족들이 환자를 CT 촬영실 등으로 옮겨야 했다.

응급 병동 한쪽 구석에서는 피곤에 지친 가족들이 신문지를 깔고, 겉옷을 덮고 새우잠을 자고 있었다.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없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접수처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현대아산병원은 한국 최고의 종합병원인데도 서비스가 이 지경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매년 1조 원에서 3조 원 가까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전투병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 1조 원이면 전국에 5백 개의 보건소를 지을 수 있고(현재 국내 보건소 수는 242개다), 제대로 된 종합병원은 33개 지을 수 있다.

노무현은 부시와 한편이 되어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그 돈으로 응급실을 확충하고 보건 인력을 늘려야 한다. 그리고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고 학교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지원하라!

강영만

북핵'문제'와 파병 연계?

파병은 한반도 평화에 해롭다.

푸에블로호와 베트남 전쟁

1968 년 1월 23일 미국의 최신 전자첩보함 푸에블로 호가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군에 의해 나포됐다. 푸에블로 호에는 해군 장교 6명, 병사 75명 등이 탑승하고 있었다.

미국 정보함이 다른 나라 군대에 나포된 것은 미 해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북한에게 나포되다니 미국으로서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푸에블로 호가 나포되자마자 당시 미국 대통령 린든 존슨은 핵 보복 공격을 다짐하고 나섰다.

항공모함 3척이 즉시 북한 해역으로 파견됐고 미국 전투기 372대가 출격 대기 명령을 받았다.

그러던 린든 존슨이 11개월 뒤에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 북한 영해 침범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수렁에 빠져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1968년은 미국이 베트남에서 ‘이기지 못할 전쟁’을 하고 있음이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한 때였다.

동시에, 구정 공격과 미라이 양민 학살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 반전 여론이 급증한 때이기도 했다.

'북핵'문제와 이라크 전쟁

조지 W 부시는 집권 이래 최근까지 클린턴 전임 정부가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맺은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비난해 왔다.

〈위클리 스탠다드〉 편집장 윌리엄 크리스톨 같은 신보수주의자들은 북한을 정밀 폭격하거나 정권을 교체시켜 버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부시는 북한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 왔고, 김정일을 “피그미”(중앙아프리카의 키 작은 흑인종)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그러던 부시 정부가 대북 문제에서 다소 유화적이 돼 그 자신이 비난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미국 국무장관 콜린 파월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과거 행정부가 편지나 성명 형태로 북한에 주었던 것보다 더 확신을 줄 수 있는 안전보장안을 검토하고 있다.”

왜? 지금 미국이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지난 10월 1일 미국의 한반도 안전 보장을 파병의 조건으로 언급했다. “[추가 파병에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확신할 수 있는 안정적 대화 국면의 조성이 필요하다.”

노무현은 미국의 ‘북한 체제 보장’ 제스처를 파병 분위기 조성용 또는 면죄부로 이용하려 할 것이다.

또, 그는 한반도 평화만 보장되면 가장 온건한 개량주의 조류들이 파병을 눈감아 줄 수 있다고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지금 당장 북한을 옥죄지 않는 것은 한국의 파병 결정을 바라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오돗이 미국이 두 개 이상의 전쟁을 치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1968년 푸에블로 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보복을 강력히 원한 쪽은 남한이었다. 심지어 박정희는 북한에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한국군을 베트남에서 철수시키겠다고 미국을 협박했다.

그러나 두 개 이상의 전쟁을 치를 형편이 아니었던 미국은 오히려 박정희의 군사 행동을 만류했다.

미국이 위험한 모술 지역을 한국군에게 떠맡기고 위기에서 벗어난다면, 미국은 언제든 북한 ‘안정보장’ 문서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