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금융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베테랑 자본주의 옹호자들은 세계 경제 금융 위기가 이미 끝난 것으로 선언하고 싶을 것이다.

4월 24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금융시장에서 투기 활동을 벌여 큰 이윤을 번 헤지펀드들이 지금 2조 달러가 넘는 돈을 굴리고 있다고 말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헤지펀드들은] 위기 직전인 2007년 1조9천3백억 달러의 고객 투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수준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경제 위기 발생 후, 폴슨 사, 브레번 하워드처럼 창립자와 고객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벌어다 준 회사들은 헤지펀드 특유의 도취 분위기에서 한 걸음 물러서기는커녕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됐다.”

사실, 상황은 이 기사가 암시하는 것보다 훨씬 암울하다. 2008~2009년 세계적 불황 국면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서로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는 두 가지 움직임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중국의 성장이다. 중국 지배자들은 여전히 국가를 통해 은행을 집단적으로 통제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금융시스템을 뒤흔든 미친 투기 활동을 억제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은행들을 통해 주로 투자자금을 융자해주는 형태로 경제에 1조달러를 퍼부었다.

덕분에 중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재개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브라질이나 남아공같이 중국에 원재료와 식량을 수출하는 나라들의 경제도 부양할 수 있었다. 또, 독일이 지난달 중앙은행 총재가 “강한” 회복세라고 부른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에 첨단 제조품을 수출하는 구실을 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중국 호황의 놀라운 활력 자체가 불안정성을 감추고 있다. 중국 정부가 퍼부은 돈은 부동산 거품을 낳았다. 현 중국 상황은 애초에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 위기를 낳은 것과 위험할 정도로 비슷하다.

게다가, 식량과 원재료에 대한 중국의 만족을 모르는 욕구는 1차 상품의 가격 폭등에 일조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유가로 지난해에 비해 35퍼센트 이상 상승하면서 배럴당 1백 달러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IMF 상품지수를 보면 유가뿐 아니라 2010년 중반부터 2011년 2월까지 1차 상품 가격이 평균 32퍼센트 상승했다. 그 결과 식량 가격이 뛰면서 아랍 혁명을 발생시킨 요인 중 하나가 됐다.

물가와 연관된 좀더 따분한 얘기를 하자면, 버락 오바마 재선 캠페인은 고유가에 대한 불만 덕분에 시시하게 출발해야 했다.

지난달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32개월내 최고인 5.4퍼센트였다. 연료 가격과 항만 사용 비용이 증가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최근 상하이 트럭 운전사들은 중국 최대항인 상하이 바오산항을 봉쇄했다.

최근 이런 갈등은 지난해 폭스콘의 초대형 부품 공장에서 발생했던 노동자 자살 사고와 일본인 소유 자동차 공장에서 발생했던 파업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갈등 때문에 중국 정부는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선진국 입장에서 봤을 때, 이것은 선진국이 더는 중국을 영원한 저가 공산품 천국으로 여길 수 없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물가인상 수출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의 신자유주의 정설을 보면, 물가상승을 바로 잡는 흔한 방법은 이자율을 높여 경제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세계 경제 회복의 두 번째 축 ― 중앙은행의 금융시스템 지원 ― 을 뒤흔들 것이다.

2008년 금융 위기 발생 뒤부터 미국, 영국과 유로화 지역에서 이자율은 0이거나 0에 가까왔다. 미국 경제 회복이 더딘 덕분에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또 한 번의 ‘양적완화’(QE2)를 발표했다. 즉, 미국 중앙은행이 미국 정부 발행 채권을 사들인 것인데, 이것은 현대 전자 시대에 돈을 찍는 방식이다.

이제 금융시장은 이자율 상승을 바란다. 이번 달 초 유럽중앙은행은 이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QE2는 올 6월이면 끝날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대다수 유로화통용권 나라들의 경기 회복은 여전히 상당히 취약하다. 금융시스템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 국가 개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물가상승에 대응하는 것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거나 심지어 역전시킬 수도 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이다. 오는 7월 21~24일에 열리는 맑시즘 2011 연사로 방한할 예정이다.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