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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 호외:
강력한 타임오프 분쇄·임금 인상 투쟁을 건설하자

“현대차 임단협 역사상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

휴회 전 대의원대회에서 ‘타임오프 분쇄를 위한 파업’이 결정되자, 현대차 부회장 윤여철은 이렇게 말했다. 또 “무파업이 목적이지만, 무파업이라고 무한정 들어줄 생각도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사측의 각오 만큼이나 우리 쪽도 앉아서 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측은 대의원회 월례회의 참석을 이유로 2공장 일부 대의원들에게 무급을 적용하는 등 노조 활동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아차·GM대우차 등 금속노조 다수 작업장에서 무력화된 타임오프제도를 관철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를 통해 다른 금속 작업장에서도 무력화된 타임오프제도를 다시 되살리고 공격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물가 폭등에 낮은 기본급까지 겹쳐 조합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정몽구의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었는데, 정작 뼈빠지게 일한 우리는 쉬지도 못하고 잔업·특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임금 인상에 대한 조합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현대차에서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따내는 것이 다른 작업장과 부문의 노동자들에게도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측은 또 여전히 대법원 판결조차 무시하며 비정규직지회에 탄압을 퍼붓고 있다. 우리는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노동자는 하나이고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은 바로 정규직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탄압에 맞서 비정규직 동지들을 방어하고 이를 통해 경제 위기 고통전가의 가장 큰 희생양이었던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이처럼 타임오프·임단협·비정규직 등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강력한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오늘 속개된 대의원대회는 바로 이런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경훈 집행부는 투쟁을 회피하고만 있다. 집행부는 현장조직·활동가 들의 요구로 통과된 ‘타임오프 분쇄를 위한 파업’을 진지하게 추진하지 않고 있다. (일부 교육과 생산 관련 협의를 제외한) 자주적 노조 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4·14 합의’를 고집하면서 말이다.

타임오프의 본질은 노동조합의 손발을 묶어 더 쉽게 노동자들을 공격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데 있다. 따라서 속개된 대의원대회에서 ‘4·14 합의’를 폐기하고 실질적인 투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의원들의 결의로 잔업·특근 거부 등부터 시작해 진지하게 파업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강력한 임금 인상 투쟁으로 연결해야 한다. 기본급 인상뿐 아니라, 조합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임금성 단협 요구안을 확정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동일한 임금 인상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경훈 집행부가 ‘일시금과 성과금을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하자’는 단협 49조 개정안을 거부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현장〉의 주장처럼 “(단협49조 개정안이) 확정되면 사측이 곤혹스러워 해야 하는데, 왜 집행부가 더 부담을 느끼며 거부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재보궐 선거는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친재벌·반노동 정책이 광범하게 도전받고 있음을 보여 줬다. 한나라당은 울산에서도 정몽준이 노골적으로 선거 지원에 나섰는데도 노동자 후보에게 패배했다.

정세는 우리 노동자들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 우리가 힘을 합쳐 단결해 싸운다면, 승리는 우리 편일 것이다.

특히 좌파 활동가·대의원 들이 투쟁의 구심이 돼야 한다.

이경훈 집행부의 투쟁 회피를 비판하는 것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이것은 공개적인 투쟁 선동과 결합돼야 하고, 집행부가 투쟁을 회피할 때 좌파 활동가·현장조직 들은 독자적으로 행동에 나서며 조합원들을 결집해야 한다.

□ 타임오프에 맞서면서 임금 인상을 통한 전임자 임금 지급을 요구해야

최근 2공장 대의원 3명이 신차 투입 관련 맨아워 협의기간 중에 골프장에 간 것이 들통나 지탄을 받고 있다. 많은 조합원들도 현장에서 멀어져 특권을 누리는 일부 대의원·간부 들에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골프장’ 사건은 “노조 간부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타임오프에 반대하는 것”이라는 우파의 악선동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타임오프에 효과적으로 맞서 투쟁하기 위해서라도 일부 대의원·간부 들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비판과 대안 마련이 결합돼야 한다.

노조 간부들은 노조 활동 이외 시간엔 동료들과 함께 현장에서 일하고, 사측과 따로 만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조합원들의 요구를 충실히 대변하고, 대의원대회에 반드시 참석해 그 결과를 조합원들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등 기본적인 임무를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합원들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전임자 임금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물론 타임오프를 통해 노조 전임자를 축소하고 임금 지급을 중단하려는 정부와 사측에 맞서 투쟁해야 하지만, 그것이 현행 제도를 무비판적으로 옹호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노조의 자주성’ 운운하는 정부와 사측도 사실 타임오프를 통해 계속 돈줄을 쥐고 노조 전임자들의 활동을 통제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을 봐야 한다.

따라서 전임자 임금은 사측이 아니라, 조합원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은 노조 전임자들에 대한 조합원들의 통제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조합비를 받아 활동하는 전임자는 조합원들의 요구와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압력을 더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노조 민주주의와 자주성은 궁극으로 현장 조합원의 자신감과 투쟁력을 확대하는 데 달려 있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기아차처럼 ‘임금을 올리고, 그것을 통해 조합비를 인상해 전임자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적절한 대안일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피땀 어린 조합원 임금으로 [전임자 임금을] 대체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우리의 적인 사측에게 돈(노조 활동을 위한 임금 보전)을 받는 것보다는 ‘조합원의 피땀이 어린 돈’을 받고 조합원들의 통제와 요구에 더 민감하고 충실하게 반응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필요한 만큼 임금을 더 인상하라고 사측에 요구해야 한다.

□ ‘채용 특혜’와 ‘신규채용시 사내하청 할당’은 폐기돼야 한다

‘장기근속 정규직 자녀 우선 채용’ 요구가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을 확대해 온 정부·재계·보수 언론이 우리를 비난하는 것은 역겹지만, 노동계 안팎의 뼈아픈 비판은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

더구나 우리와 함께 한 라인에서 일했던 비정규직 아우들은 해고·징계를 당하고 손해배상 가압류 폭탄을 맞고 폭행까지 당하면서도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의 눈에 흐르는 피눈물이 보이지 않는가.

물론, 고용 불안·노후·자식 취업 걱정에 시달리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이런 문제들은 마땅히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채용 특혜’ 요구는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 요구를 통해 조합원 5만여 명 중 혜택을 받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게다가 비정규직이 등을 돌리고 사회적으로 고립될수록 사측이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만 쉬워질 것이다.

무엇보다 이것은 노동자들 사이의 단결을 해친다. 정규직·비정규직이 단결해 투쟁으로 고용 안정을 이루고 비정규직 확대를 막아내야지, ‘내 자식만 비정규직이 안 되게 하자’는 식의 이기주의로 나아가선 안 된다.

그런데 이경훈 집행부는 최근 신규채용 인원의 40퍼센트를 사내하청 노동자로 채용하자고 요구했다. 이것은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를 후퇴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를 이간질하는 ‘독약’과 같다.

사측은 이미 2002~2004년에 신규채용 인원의 일부를 사내하청 노동자로 할당한 바 있다. 이때 사측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하며 하청업체 사장의 추천을 받아 선별적으로 일부만 채용했다. 그래서 신규채용된 6백90명 중 조합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번에 사측이 신규채용을 들고 나온 것도, 비정규직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 비정규직 3지회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분열만 심화될 것”이라며 이 안을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을 해치는 두 요구안을 폐기시켜야 한다.

지금 〈한겨레〉도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할 일은 … 대법원이 판결한대로 회사 쪽에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것[이고,] 장기근속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하겠다는 단체협약안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활동가·대의원 들이 바로 이런 목소리를 내면서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연대의 목소리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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