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99퍼센트 행동 조직자 인터뷰:
“99퍼센트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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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점거하라’ 시위에 발맞춰 한국에서도 ‘99퍼센트의 저항’ 운동이 건설되고 있다. 강동훈 기자가 안지중·최영준 ‘99퍼센트행동준비회의’ 준비팀장을 만나 이 행동의 의미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99퍼센트 행동 준비회의’는 민주노총, 참여연대, 진보연대, 다함께 등이 중심이 돼 건설됐다.
안지중|99퍼센트 행동 준비회의 준비팀장
전 세계에서 신자유주의가 적극 추진되면서, 자본에 대한 모든 규제를 없애고, 그동안 유지돼 온 복지를 허물고, 금융자본과 투기자본이 활개를 치는 상황에 대한 반발로 ‘99퍼센트 저항’ 운동이 터져나온 것입니다.
특히 이 운동이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10월 15일과 22일에 열린] 시위도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열린 국회 앞 한미FTA 반대 집회에서 ‘국회를 점거하라’는 구호가 나왔고, 실제 집회 참가자들이 국회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국회를 점거하라’는 구호를 외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현 국회가 1퍼센트를 위한 국회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운동이 ‘99퍼센트 대 1퍼센트’를 제기하고 월가 ‘점거하라’ 운동처럼 어디를 점거하라는 형태로 제기된 특징은 있지만, 한국에서는 전부터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여러 운동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높은 등록금에 맞서는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운동이나 개방화 정책 때문에 농정이 무너지는 것에 맞선 농민 운동, 정리해고·비정규직 문제 등에 맞서는 노동자 운동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는 ‘희망버스’나 반값 등록금 운동처럼 각 부문에서 벌어지는 운동들을 어떻게 모아낼 것이가 하는 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전국 노동자 대회에서 민주노총이 ‘99퍼센트 저항’ 운동을 함께 제기하기로 했고, 하반기 농민 집회나 민중행동에서도 이런 점들이 제기돼야 합니다. 물론 국제 공동 행동이 잡힌다면 함께해야겠지요.
일반 시민이 광범하게 참가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은 고민거리이긴 합니다.
한국에서 대중의 분노가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고,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으로 가면서 지배자들의 취약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진영이 어떻게 단결하고 힘을 모아내느냐에 따라 ‘99퍼센트의 저항’은 거대한 운동으로 폭발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조직 노동자들이 나서야”
최영준|99퍼센트 행동 준비회의 준비팀장
한국에서 ‘1퍼센트에 맞선 99퍼센트 행동’은 9월 중순 미국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거하라’ 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월가를 점거한 시위대는 ‘왜 99퍼센트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1퍼센트의 부자들만 도와주냐’고 항의하며 ‘일자리, 교육, 의료에 돈을 써라’ 하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불평등과 저항은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선 이미 2월 위스콘신 주에서 반노조법에 항의해 노동자들이 주의회를 점거한 투쟁이 있었는데, 이 투쟁은 이집트 혁명과 유럽 노동자들의 파업에 영감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런 것들이 월가 시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진중공업과 김진숙이 그렇고, 1천만 원에 이르는 대학 등록금, 물가폭등, 전세대란, 공공요금 인상, 부자 감세, 1퍼센트 부자만을 위한 한미FTA 추진 등이 99퍼센트에 해당하는 노동자·민중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99퍼센트 저항 운동’은 한국의 고통받는 99퍼센트를 대변하는 운동이자,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세계적 저항의 일부입니다.
한국에서 10월 15일에 열린 첫 집회에는 이명박 정부가 시청광장을 봉쇄했음에도 1천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2차 행동은 진보진영 전체가 한미FTA 저지로 힘을 모으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고 봅니다.
미국 월가 점거 시위도 9월 말부터 노동조합들이 참여하고, 월가를 점거한 청년들과 공통된 이익과 분노를 표현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듯이, 한국에서도 99퍼센트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힘을 가지려면 노동계급이 나서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99퍼센트 행동 준비회의’는 민주노총과 함께 11월 13일 ‘1퍼센트에 맞선 99퍼센트, 우리가 대안이다’를 모토로 내세운 전국노동자대회에 더 많은 노동자, 학생, 시민 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호소할 것입니다.
또 11월 12일 노동자대회 전야제 때 서울 시청광장에서 3차 행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자들과 함께 분노하는 99퍼센트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