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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살인적 ‘인간사냥’ 중단하라!

정부의 살인적 미등록 이주노동자 집중 단속이 결국 또 비극을 낳았다. 11월 7일 서울출입국이 ‘할당량’을 채우려고 김포까지 나가 단속하는 과정에서 한 중국 이주노동자가 사망했다.

서울출입국은 그가 “평소 심장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우리 직원들이 가혹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신”한다며 발뺌한다. 심지어 응급 상황에서 심폐 소생술을 하는 영상을 찍어 두었다며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

11월 16일 서울출입국 앞 이주노동자 단속 항의 시위

그러나 함께 단속된 이주노동자들은 그가 힘겹게 도망치다 붙잡힌 직후부터 심상치 않아 보여 출입국 직원들에게 조치를 요구했으나 모른 척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뒤늦게 응급실에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서울 출입국은 이런 진술을 한 동료 노동자들을 이번 주에 모두 급히 출국시켜 버렸다.

이런 비극은 처음이 아니다. 2008년에도 버마 이주노동자 따소에 씨가 단속에서 잡힌 후 심장 통증을 호소했으나 적절한 조처가 없어 사망했다. 몇 달 전에도 출입국과 경찰이 ‘도박’을 단속한다며 모텔에 난입해 무차별 폭행을 가하며 단속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이주노동자 두 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들 모두 폭력적인 단속 과정이 재앙을 부른 원인이었다. 이렇게 그동안 이주노동자 30여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직접적 단속 과정에서만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간 것은 아니다.

‘할당량’

16년간 한국에서 일해 온 필리핀 이주노동자 래니 사손 씨가 지난 10월에 창문도 없는 1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평소 지병이 있었으나 미등록 신분 때문에 단속될까 봐 두려워 병원 한 번 제대로 못 가고 고된 일을 하다 쓸쓸히 죽었다.

한 달 뒤 필리핀 미등록 이주노동자 나랏 윌리엄 바리안 씨도 지하 창고방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 역시 지병이 있는데도 매일 야간 노동을 했고 병원비와 단속 때문에 병원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했다. 이런 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사망자 수는 몇 곱절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출입국은 이런 죽음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오히려 최근에는 가스총을 들고 공장에 난입하는 등 더 공격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이런 출입국을 규탄하기 위해 11월 16일 서울출입국 앞에서 규탄 집회가 열렸고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는 싸움이 시작됐다. 이 집회에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 서울일반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이 참가한 것은 고무적이다.

또 최근 대구출입국 단속반은 경주 외동공단의 한 사업장에서 막무가내로 단속을 벌이다 노조의 항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지회의 지회장을 비롯한 경주 지역 노조 활동가 4명이 단속을 방해했다며 경찰에 연행됐고, 또 단속과 활동가들 연행에 항의한 대구 이주연대회의 활동가 8명도 연행됐다.

검찰은 이 노조 지회장에 대해 ‘특수 공무집행방해’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그러나 함께 일하던 동료 노동자들이 폭력적으로 끌려가는 것에 맞서 싸운 것은 매우 정당하다. 이 정당하고 자랑스런 활동을 처벌하려는 검찰의 시도를 좌절시켜야 한다. 대구 성서공단노조 활동가 임복남 동지의 말처럼 “한국인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을 적극 방어하는 데 주눅 들지 않게 하려면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정부의 탄압으로부터 이주노동자들을 방어하는 운동은 지속돼야 하고 연대는 더욱 확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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