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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전학대회의 잘못된 결정 비판:
노동자·학생 연대는 계속돼야 한다

3월 11일 고려대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청소 노동자들과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고려대 분회(이하 강사노조)의 투쟁을 지지하는 요구를 교육 투쟁 요구안에서 빼는 안이 8표 차이로 통과됐다.

그동안 고려대 학생들은 다른 학내 구성원들과 꾸준히 연대해 왔다. 지난해 청소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일 때에도 학생들은 “임금은 올리고 등록금은 내려라” 하는 구호를 외치며 청소 노동자들과 연대했다. 학생 1만 7천 명이 청소 노동자 투쟁 지지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2009년 2학기에 비정규 강사 80여 명이 해고됐을 때도 학생 1백여 명이 학내 집회를 열어 비정규 강사들과 함께 학교 당국을 규탄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임시전학대회의 결정은 매우 안타깝고 당혹스럽다.

이런 잘못된 결정을 주도한 대의원들은 “이분들의 요구가 교육 투쟁의 요구와 상충하므로” 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임금을 인상하면 학생들의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는 학교 측의 논리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 대의원들은 말로는 ‘청소 노동자들과 비정규 강사들의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한 안은 투쟁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는 것이며, 학교 당국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명분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실제로 문과대 학생회장이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실을 방문했을 때, 전학대회에서 내린 결정을 보고 안타까워서 눈물을 흘리는 노동자도 있었다고 한다.

청소 노동자들과 비정규 강사들의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 당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단결해야만 학생들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지난해에 6년 만에 2천 명이 모이는 비상학생총회가 성사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학생들의 이번 결정으로 〈한겨레〉 등은 학생들이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는데, 이는 학생들 자신이 벌이는 투쟁의 명분도 깎아내렸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물론 이 잘못된 결정은 전학대회에서 순탄하게 통과된 것이 아니다. 많은 대의원들이 청소 노동자들과 강사노조의 투쟁을 지지했고, 그 때문에 안건은 격론 속에서 가까스로 통과했다.

이번 전학대회 결과를 듣고 분노한 학생들의 대자보가 줄줄이 붙고 있다. 이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전학대회의 결정은 이런 학생들의 정서를 전혀 대변하지 않았다. 청소 노동자들과 강사노조 투쟁에 연대해 온 학생들은 앞으로도 더 큰 지지와 연대 건설에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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