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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문제들을 남겨 둔 새 유로존 협약

6월 마지막 주에 유럽연합 정상들은 새로운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 유로존의 구제 기금들을 사용해 휘청대는 스페인 은행들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 대신 유로존의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 내에 설치되는 단일 감독 기구의 통제를 받게 된다.

이 협약으로 유로존을 조각낼 듯하던 금융 위기는 잠시나마 진정됐다. 그러나 근본적인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 위기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처음에 이 합의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가 수혜를 입는 반면 독일은 손해라는 식의 보도가 있었다.

합의안 문구로 보자면 독일 자본은 추가 지원으로 악성 부채를 떠안게 된다. 그러나 합의문 곳곳에는 새 구제금융안이 몇 차례의 기존 구제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리고 단일 감독 기구가 설립되면 독일이 주도하는 채권국들은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늘리면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감독 기구를 운영할 것이다.

자금 투입

유럽 최대 구제 기금인 4천억 파운드 규모의 유로안정화 기구(ESM)는 7월에 출범한다. 협약에 따라 유로안정화 기구는 스페인 은행들에 자금을 직접 투입하고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나서게 된다.

지금까지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구제 기금들은 스페인 정부를 거쳐 투입됐다. 이러한 상황 변화는 스페인 은행 신용도에 대한 불신이 스페인 국가의 신용 위기로까지 번졌다는 점을 보여 준다.

새 협약의 의도는 스페인의 은행 위기가 스페인 국가 부도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독일 금융권을 비롯한 채권자들이 유로존의 은행들을 직접 통제하고 자신의 이해대로 운영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유럽 은행들이 호황기에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에 엄청난 돈을 대출했다는 사실 말이다.

이제 그 은행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든 결사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려 들 것이다. 위기의 원인과 무관한 노동계급 대중을 희생시켜서라도 그렇게 하고자 한다.

이후 상황은 이 부채를 탕감하든(유럽 은행들은 이를 한사코 거부한다), 더 많은 나라들에서 그리스처럼 긴축 정책을 취하든 두 가지 뿐이다. 후자라면 그리스처럼 평범한 사람들을 나락에 떨어뜨리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이 촉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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