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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이 첨예해지고 있는 그리스

지난 2월에 그리스에서 일어난 총파업은 반긴축 파업과 항의 행동을 파괴하려는 정부의 술책에 맞선 훌륭한 대응이었다. 그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니코스 루도스가 그리스 운동의 발전을 설명한다. 니코스 루도스는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 활동가로 2010년 방한해 노동자연대다함께가 주최한 ‘맑시즘2010’에서 유럽 재정 위기와 그리스 노동자들의 저항 등을 주제로 연설한 바 있다.

지난달 총파업은 크게 성공한 듯하다. 정부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파업과 점거투쟁을 공격하고 점점 더 사나워지는 상황에서 이번 총파업이 일어났다. 현재 정부는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 설명해 달라.

A. 정부는 사자처럼 보이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쥐새끼처럼 보인다.

정부는 여전히 큰 곤경 속에 있고 정치적·재정적으로 막다른 길에 몰려 있다. 정부는 노동자운동에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바로 이 때문에 정부는 이런 항의 행동에 강경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그러나 효과는 없다. 그리고 재정적 측면에서 정부는 계속 실패하고 있다. 1월에 나온 자료를 보면, 정부 재정은 목표치보다 3억 유로 부족하다.

정부는 유로존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데 희망을 걸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정부는 민영화를 추진하고 새로운 투자를 끌어오고 싶었지만 그것도 실현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정부 내부에서 정치적 위기가 발생했다. 신민당은 지지율을 지키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상 최저인 21퍼센트 수준이다. 반면, 최근 여론 조사에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는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연정에 참가한 그리스 사회당과 민주좌파당도 지지를 잃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운동 탄압 등의 쟁점을 놓고 정부 내에서 긴장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회당 내에서는 연정에서 빠져야 한다는 요구가 있고, 민주좌파당 내 다수도 연정에서 빠지거나 적어도 긴축 정책 등 인기 없는 정부 정책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한다.

이런 모든 상황 때문에 정부는 버티는 것조차 매우 힘든 지경이다. 최근 강경파 장관 하나가 파업하기 더 힘들게 법을 고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틀 만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 준다.

최근 정부는 비상사태법(emergency law, 시민을 강제로 동원할 수 있는 법)을 이용해 아테네 지하철 노동자와 선원 노동자의 파업을 파괴하려 했다. 비상사태법은 파업에 대응해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경한 조처다. 이 법이 발동되면 경찰은 파업 참가자 개개인에게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투옥하겠다고 협박하는 명령서를 발송한다. 이런 협박에도 선원 노동자들은 2월 20일 총파업에 참가했고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정부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 애쓰지만 협박할 만한 무기가 없다.

몇 달 전에 통과된 최근의 긴축안에는 국회의원 3백 명 중 단지 1백53명이 지지를 보냈다. 공식적으로 연정에 참가한 정당 소속 국회의원 수가 1백79명인데 말이다. 다음 긴축 조처는 더 혹독하리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정부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리라는 것도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4월이나 5월에 새로운 긴축안을 내놓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재정 상황 때문에 임금 등을 더 공격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위기에 노조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A. 지난달 총파업은 2013년의 공식적 첫 총파업이었다. [총파업 전에] 노조 지도부가 총파업을 더는 호소하지 않겠다고 말하던 터라 이번 총파업은 중요했다. 노조 지도부는 방향 감각을 완전히 상실했고 너무 숙명론적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했다. 그러나 긴축 조처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막지 못했다. 더 할 게 없다.”

이번 총파업은 참가 규모와 연대 분위기 면에서 기층 분위기가 노조 지도부의 말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줬다.

비록 노조 지도부는 점점 보수화하고 있지만 행동을 촉구하는 아래로부터 압력에 저항하는 능력도 떨어졌다.

최근 사례는 선원 노동자 파업이다. [비상사태법 때문에] 선원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될 처지가 되자 노조 지도부는 연대 파업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선원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는 행동을 조직하자고 요구한 좌파의 호소와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우리도 지도부가 그렇게까지 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기층 분위기는 점점 더 역동적이고 전투적으로 변하고 있다.

1년 전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운동이 전진하려면 24시간 파업이 아니라 무기한 파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은 당시에는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주장을 지지하는 사람이 다수다.

최근에 열린 버스 노조 대회(노조 역사상 최대 규모였을 것이다)에서 지도부는 파업을 더 하자고 주장하는 좌파 입장을 관료적으로 분열시켜 간신히 승리했다. 그러나 다수는 파업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이런 관료적 수법이 언제 어디에서나 통하지는 않을 것이다.

농민들의 항의 운동도 봐야 한다. 많은 소농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렸는데, 지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동시에 정부는 농민이 내는 세금을 올리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농민 수백, 아니 수천 명이 트랙터를 몰고 나와 고속도로를 점거하려 했다. 지난주 농민들은 고속도로를 몇 시간 동안 점거했고 경찰과 충돌했다. 총파업 날에는 도시 주변 거주 농민들이 노조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전에도 농민들의 고속도로 점거 시위를 두려워했다. 그러나 농민들이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것은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첨예한 정치 양극화의 다른 쪽에서 황금새벽당이 떠오르고 있다. 황금새벽당은 선거에서 얻은 성과를 이용해 나치 조직을 성장시키거나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A. 황금새벽당은 여전히 큰 위험 요소다. 앞에서 설명한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황금새벽당은 지지율을 지킬 수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황금새벽당은 지지율이 10퍼센트 정도로 3위에 올랐고 사회당을 앞선다.

그러나 황금새벽당은 거리 시위나 지역 조직을 건설하고 있지는 못하다. 황금새벽당은 아기오스 판텔레이모나스 사례를 재연하지 못했다. 몇 해 전 황금새벽당은 아테네의 아기오스 판텔레이모나스 지역에서 이주민 반대 시위를 크게 벌여 세간의 이목을 받은 바 있다.

황금새벽당은 지역사회에서 점점 더 주변화하고 있다. 심지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고 벌였던 요상한 행동들, 예컨대 가난한 그리스인들에게 음식과 의약품을 공짜로 나눠주는 일도 지속하지 못한다.

현재 그리스 좌파는 황금새벽당의 부상을 보며 혼란스러워하던 상태를 극복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려 협력하고 있다. 이제 그리스의 모든 좌파는 황금새벽당이 나치라는 점을, 그리고 황금새벽당을 주변화시켜 어떤 곳에서도 공공연히 활개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다.

어떤 곳에서는 자발적인 운동이 일어나 황금새벽당 당원이 한 명만 나타나도 사람들이 그를 쫓아낸다.

그러나 황금새벽당이 끝장난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정부는 운동을 분열시키려고 인종차별, 민족주의, 억압을 이용한다. 정부는 지역사회, 교육, 의료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이민자들 책임이라고 비난한다. 이것이 황금새벽당에 길을 열어 준다.

현재 정부는 단지 이민자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불안정 요인들”도 비난한다. 이는 좌파와 노조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황금새벽당은 자신들의 주장이 주류 의견인 듯 여겨지는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사회당 출신 전 보건부장관은 황금새벽당을 두고 그리스에서 40년 만에 처음 나타난 진정한 시민운동이라고 치켜세웠다! 그 자는 보건부장관 재직 시절 재원을 더 마련하려면 이주민을 병원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황금새벽당이 여전히 위험 요소인 둘째 이유는 황금새벽당이 여전히 국가기구 일부와 경찰의 비호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황금새벽당은 지역사회에서 대놓고 조직을 건설하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밤에는 이민자들을 테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금새벽당은 경찰의 비호를 받으며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이민자들의 집을 습격한다.

반나치 운동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A. 1월 19일 아테네에서 열린 반나치 시위가 성공한 덕분에 운동의 발전 가능성이 더 커졌다.

예를 들어 정부는 이주 아동에게 제한적이나마 그리스 국적을 인정했던 것(전임 정부들이 보장하던 것)을 뒤집으려 하는데, 우리는 이에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정부는 혈통이 국적 취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 법원 판결을 이용한다. 그 판결을 따르면 “그리스 혈통”이 아닌 사람은 국적을 취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인종차별적이고 야만적인 판결이다. 이 판결을 적용하면 그리스에서 태어난 이민자 아동은 국적이 없고 18세가 되면 불법 체류 신세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쟁점을 다루는 공동전선을 건설하고 있다. 첫 번째 행동은 3월 21일로 계획돼 있다. 그날 교원노조는 인종차별에 맞서 국제 공동 행동의 날을 개최해 이 쟁점을 각 학교에서 공론화 하려고 한다. 교원노조는 3월 30일 이주 아동이 그리스 국적을 취득할 권리를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개최한다.

다른 좌파 정당들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그들의 최근 전략은 무엇인가.

A. 정부는 시리자 등 좌파를 점점 더 거세게 공격하고 있다.

그리스 지배계급은 시리자가 앞서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며 걱정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에게 지금의 위기를 해소할 만한 선거적 해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지배계급은 선거로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정부가 들어설까 봐 걱정한다.

그러나 시리자는 우경화하고 있다. 최근 협의회에서 시리자의 정책은 더 보수화됐다. 시리자 지도부는 당내 좌파를 분열시켜 일부를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였다.

시리자 지도부는 다음 선거에 꽂혀 있다. 시리자 지도부는 불안정을 야기하지 않을 정당으로 보이려 애쓴다. 시리자 지도부는 “정상적” 정당으로 보이고 싶어하며 자신들은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급진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시리자 대표 치프라스는 최근에 해외 방문을 두 차례 떠났다. 첫 번째 방문 때는 라틴아메리카로 가서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 현 대통령 루세프, 아르헨티나 대통령 크리스티나 키르치네르를 만났다. 치프라스는 이 만남들을 기회로 삼아 시리자가 정부를 구성하더라도 이 정부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급진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유럽 지배자들을 만나 시리자가 그리스 국가를 구하고 유로존을 지키는 가장 믿을 만한 세력으로 인정받고자 했다.

시리자 지도부는 급진적 해결책도, 자본가·은행가·유로존 지배자들과 공모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한다. 온건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 결과 시리자 지도부는 노조와 사회운동에서 제기되는 급진적 행동과 거리를 둔다.

이처럼 시리자는 투쟁 수위를 끌어올려 봐야 별 소용없다고 보는 점에서 노조 지도부와 생각이 같다. 시리자는 그 대신 정치적 변화, 즉 새 정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리자는 무기한 파업 같은 더 급진적인 행동은 더 큰 불안정을 낳을 뿐이고, 그리 되면 시리자가 정부에 들어가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만 시리자의 우경화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시리자 소속 국회의원 소피아 사코라파(그는 좌파 출신이 아니라 사회당 지지자 출신이다)는 정부와 지배계급을 달랜다고 그들이 시리자를 더 신뢰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실 그리 하는 것은 시리자의 신뢰성을 더 실추시킨다. 왜냐하면 민중이 시리자를 자신들의 호민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적대 세력과 민중을 중재하려는 세력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공산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A. 시리자와 반대로 공산당은 구체적 투쟁을 지원하는 데에 ‘올인’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산당은 선원 노동자 파업에 대한 연대를 건설하는 데서 중요한 일을 했다.

그러나 공산당이 운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시리자와 다르지 않다. 공산당은 노동자운동이 매우 약하(고 그래서 지난 총선에서 공산당 지지율이 형편없었)다고 본다. 그 결과, 공산당은 노조 지도부를 편들며 안타르시아와 다른 급진좌파가 투쟁 수위를 더 높이자고 제안한 것에 반대했다. 최근에 공산당은 공무원 노총 회의에서 안타르시아가 5일 파업을 조직하자고 제안한 것에 반대했다. 공산당이 안타르시아의 제안을 찬성했다면 그 안이 통과됐을 것이다. 그러나 공산당은 하루 파업을 하자는 노조 지도부의 안을 찬성했다.

이런 비관주의 탓에 공산당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노조 관료와 견해가 같다. 그러나 공산당 지도부와 지지자 사이 간격은 벌어지고 있다. 공산당 지지자들은 더 많은 행동을 기대하지만 공산당 지도부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

안타르시아의 구실과 전망은 어떠한가.

A. 지난 몇 달간의 경험이 주는 교훈은 여러 노동자 조직 간 조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노조 관료의 보수성에 대응해 기층에서 일어나는 투쟁이 늘고 있지만 그런 행동들이 서로 조율되지는 않는다.

운동 내 다수가 이것이 문제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 이 때문에 운동의 여러 부분이 행동을 조율하려 할 때 우리가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하철 노동자와 병원 노동자들이 공동 행동을 벌이려 한 것이 있다. 그때 좌파 정치 세력 가운데 안타르시아만이 이런 요구를 실현하는 것을 도우려 애썼다. 이것이 노동자운동에 대한 우리의 최근 관심사다.

이런 노력은 이미 몇몇 노조에서 진척이 있었고, 안타르시아는 노조 선거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아테네 의사노조 선거에서 안타르시아는 2대 세력이 됐다. 원래는 사회당이 가장 큰 세력이었지만 지금은 다섯 번째다.

강사노조(좌파가 운영하다 보수파에 운영권이 넘어갔었다)의 최근 대회에서는 시리자와 안타르시아 연합이 승리했다.

그러나 우리가 단지 노조 내 선거적 대안일 뿐 아니라 공동 행동을 실현할 실질적 세력이 되려면 할 일이 많다.

갈수록 소심해지는 시리자의 말, 그리고 투쟁을 요구하는 현실 사이의 정치적 간극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공갈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가져야 한다.

안타르시아는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급진적 대책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은행을 공공 통제 아래 둬야 하고, 공장을 노동자 통제 아래 둬야 하고, 유로존에서 나와야 한다. 시리자조차 유로존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게 만드는 [지배자들의] 공갈 협박을 거부해야 한다.

안타르시아는 기층의 실제 투쟁들 사이 공동 행동을 조직하고, 위기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치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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