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돈보다 생명 버스’를 타고 진주의료원에 다녀와서:
“가난한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 꼭 지켜주세요”

4월 6일 오전 8시 강남 성모병원 앞에서 진주의료원으로 출발하는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다.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향한 ‘희망 버스’와 제주 구럼비로 향한 ‘평화 비행기’에 이어, 진주의료원으로 ‘돈보다 생명 버스’가 출발했다.

버스에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를 비롯해 무상의료운동본부, 노동자연대다함께,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사회진보연대, 젊은 보건의료인들의 공간 ‘다리’, 한국노총 의료산업연맹, 전교조 교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탑승했다. 참가자들은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인사를 나누고 함께 구호를 외쳤다.

“돈보다 생명이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하라!”

장장 다섯 시간이 걸려 도착한 진주의료원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생명 버스’ 참가자들을 반겼다.

진주의료원 노동자 들이 전국에서 연대하기 위해 달려오는 ‘생명버스’ 를 기다리며 39일 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윤선
돈보다 생명이다 6일 오후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의료원 앞에서 전국에서 모인 ‘생명버스’ 참가자와 진주의료원 노동자 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윤선

2층 강당에서 집회가 열렸다.

진주의료원의 1백3년 역사가 동영상으로 흘렀고, 사회를 보던 조합원은 “이 영상을 볼 때마다 13년 동안 직장에서 근무하며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진주의료원을 꼭 지켜달라”며 울먹였다.

보건의료노조 최권종 부위원장은 “홍준표가 조합원들을 쫓아내기 위해 용역 회사를 알아보는 일까지 벌어졌다. 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쇄 안건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지만, 홍준표가 도의회 일정과 상관없이 폐업 신고를 할 가능성도 있다. 홍준표를 막기 위해 함께 해 달라” 하고 호소했다.

병원을 함께 지키고 있는 환자들도 있었다.

헐벗은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지켜주세요 6일 오후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에서 열린 진주의료원지킴이 발족식에 참가한 환자 들이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며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윤선
진주의료원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이윤선

약 10년 동안 입원해있다는 서해석 할아버지(66)는 “진주의료원이 영리를 목적으로 했으면 진작 문 닫아야 했습니다. 이 병원은 우리처럼 헐벗은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고 위로 받을 수 있는 병원입니다. 자존심을 잃지 말고 이겨나갑시다”라고 했다.

23년 째 진주의료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이갑상 할아버지(79)는 “가족도 없어 나가라고 해도 나갈 데가 없습니다. 다른 병원은 나 같은 사람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여러분이 한 덩어리로 뭉쳐 나 같은 사람 좀 살려주십시오. 도와 주십시오” 하고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 조영호 수석부위원장은 “홍준표의 재산이 신고된 것만 29억 원 입니다. 홍준표처럼 부자나 권력 있는 자들이 진주의료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을까요. 그런 자들이 입원했으면 적자가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난한 서민들을 위한 병원이기에 적자가 생긴 것이고, 이는 건강한 적자입니다. 부자들만을 위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돈이 없어도 치료할 수 있는, 진주의료원을 지켜냅시다”라고 했다.

집회가 끝나고 병원 순방이 있었다.

진주의료원은 필수응급의료, 만성질환치료, 노인치과병원, 노인요양병원, 호스피스 병동 등 꼭 필요하지만 민간 병원에서 돈이 되지 않고 힘들다는 이유로 하지 않는 일들을 많이 맡고 있었다.

“보호자 없는 병원”도 진주의료원의 자랑이었다. 가족들 도움 없이 간병인과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제도다. 그러나 5층 5인실 병실엔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 담당 간호사는 “(도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 병실부터 빼라고 해서 환자들을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생명 버스’ 참가자들은 진주의료원에 연대하는 진주지역단체들과 함께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풍선을 들고 금호저수지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병원으로 돌아오니 조합원들이 주먹밥과 오뎅을 만들어 나눠주어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연대 대열이 찾아와 조합원들도 힘을 얻고 들뜬 분위기가 느껴졌다.

‘생명버스’ 참가자와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지역 단체 회원들이 팻말, 현수막, 풍선을 들고 봄길을 걷고 있다. ⓒ이윤선

저녁에는 ‘진주 의료원 지킴이’ 발대식이 있었고, 이어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홍준표가 우릴 보고 강성 노조라고 말했는데, 강성 노조는 홍준표가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만들어지고 있다.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를 제 2의 오세훈으로!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사회보험지부 황병래 지부장은 “총선·대선을 거치며 복지라는 것이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고 박근혜도 이 대세를 거스를 수 없어 복지 공약을 냈습니다. 그런데 공공의료원이 폐쇄되는데 말 한마디 하고 있지 않은 이 박근혜식 복지는 흉내만 낸 짝퉁 복지입니다” 하며 박근혜의 복지 정책을 꼬집었다.

진주의료원지부 박석용 지부장은 “강성 노조 지부 위원장”이라며 자신을 재치 있게 소개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궂은 날씨에도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을 보니) 기운이 나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생깁니다. 퇴원하는 환자들의 눈물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폐업 반드시 막아내고 공공의료를 지키겠습니다”고 했다.

사회자도 “악질 도지사를 이기려면 우리가 강성이 돼야 겠다”며 “폐업 결정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공연으로 연대를 한 민중가수 임정득씨는 “(진주의료원의 적자가) 홍준표 같이 배부른 자들에게는 적자였겠지만, 환자와 가족들의 건강엔 수 없는 흑자를 낳았다”며 “함께 공공의료를 지키자”고 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홍준표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참가자들의 투지를 북돋웠다.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공약 책임을 져야 합니다" 6일 오후 ‘진주의료원 지킴이’ 발족식에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우석균 실장은 4월 11일 본지가 공동주최하는 긴급토론회 ‘진주의료원 폐업 위기로 본 공공의료와 의료민영화’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윤선
공공의료 지켜내자 6일 오후 ‘진주의료원 지킴이’ 발족식 이후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윤선

“경상남도 예산 5조 4천억 원 중, 적자 1조 원이 나고 있습니다. 이는 토건 사업, 전시성 사업을 하다가 생긴 적자지 복지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1조 원 적자는 노동자들이 가져간 것이 아니고 지역 토호들, 건설사들, 전 도지사들이 가져간 것입니다.

“그런데 홍준표는 ‘귀족 노조’를 말하면서 가장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8개월 째 임금이 체불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 막아야만 합니다.

“신종 플루가 터졌을 때 민간 병원이 환자를 받지 않아서 지방의료원에서 다 받았습니다. 진주의료원에 버스 노선도 없었다가 신종 플루가 터졌을 때 처음 생겼습니다. 필요할 땐 지방의료원을 찾다가 이제 폐업한다면 다시 신종 플루가 돌면 누가 책임질 것입니까.

“홍준표는 어떤 잡음이 나도 기차는 간다고 했는데, 가난한 환자들 머리 위로 짓밟고 지나가는 것이 홍준표의 기차입니까.

“홍준표가 공공 병원도 책임을 못 질 것이라면 도지사 자격이 없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공약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경상남도는 홍준표의 해방구 입니까?

“보건의료단체연합도 단식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모두 진주의료원을 지킵시다.”

노동자연대다함께와 노동자연대학생그룹은 별도의 정리 집회를 해 다음 주에 열릴 전국 노동자 대회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별도로 긴급 토론회를 열어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와 공공의료를 지키는 목소리를 더 널리 알리기로 했다.

집회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니 새벽 12시였다. 차 안에서만 10시간을 보내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투지와 희망으로 가득 차서 돌아왔다. 이 희망이 더 널리 퍼져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아내는 강력한 힘이 되길 바란다.

‘경제민주화’ 한다면서 공공병원 폐쇄? 전국에서 모인 ‘생명버스’ 참가자 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윤선

4월 13일(토)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를 살리는

돈보다 생명 버스가 출발합니다!

버스 타는 법

오전 8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출발합니다. 정시 출발!

버스비 1인당 2만 원 (식대 제외)

※참가신청은 4월 12일(금) 오후 1시까지 알려주세요.

문의 010-9569-4075 (문자 환영)

  •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강화 국민대회

    일시 : 4월 13일(토) 오후 2시

    장소 : 창원 만남의 광장

    주최 :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강화 범국민대책위, 보건의료노조

  • 행진

    시간 : 4월 13일(토) 오후 3~4시

    장소 : 창원 만남의 광장에서 경남도청 앞

  • 진주의료원 휴·폐업 철회! 공공의료 사수! 의료영리화 저지! 전국노동자대회

    일시 : 4월 13일(토) 오후 4시

    장소 : 경남도청 앞

    주최 : 민주노총

    주관 :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폐업철회를 위한 경남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