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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의 앞잡이로 나선 언론들

기성언론은 마녀사냥의 광기를 부추겨 온 일등 공신이다. 특히 조중동과 종편 같은 보수 언론들은 ‘종북 몰이’의 앞잡이 노릇을 해 왔다.

10월 9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통진당 RO의 제조법으로 만든 폭탄, 살상반경 30m”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국정원·검찰이 아무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폭탄제조법’을 사실로 전제하고 ‘아님 말고’식으로 보도해 버린 것이다.

〈중앙일보〉는 “RO가 노렸던 평택기지에 울타리가 뜯겨 있고 경비원이 자고 있었다”며 위기감을 부추겼다. 〈월간조선〉 10월호에서는 RO와 같은 ‘종북’ 테러 조직의 존재를 전제로 “북한 고강도 도발 예상 시나리오”라는 황당한 소설 같은 전쟁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실었다.

이 같은 황당무계한 ‘부풀리기’는 매카시즘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총기”, “살상”, “테러”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켜 공포심을 자극함으로써 이성적 판단을 파묻어 버리는 것이다.

국정원과 언론이 녹취록 출처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국정원은 “언론에 알려진 녹취록에 따르면” 하면서 피의자를 신문하는데, 언론도 “국정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하면서 보도한 것이다. 애초부터 ‘정확한 사실 관계’는 안중에 없었다는 뜻이고,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증거해주면서 공모의 흔적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기자협회는 확인되지 않은 녹취록 전문을 지면에 실어 고소당한 〈한국일보〉의 보도를 ‘8월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독사의 혓바닥

이 같은 보수 언론의 악의적 공격은 통합진보당을 넘어 전체 운동을 향해서도 뻗치고 있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처절하게 싸우는 밀양 주민들의 투쟁을 ‘종북’ 세력의 수상한 음모쯤으로 매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정치검찰 규탄 등 진보 운동의 대표적 의제들을 다루는 통합진보당 논평을 두고 “4일에 1번 꼴로 친북 논평”이라며 비난했고, 서울시가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 등에 지원금을 준 것을 두고 박원순 시장을 공격하기도 했다.

〈주간조선〉은 “안철수, 이석기의 우연한 인연?”이라는 기사에서 “입주 시기만 맞았어도 두 의원은 이웃사촌이 될 뻔했다”며 억지를 부렸다.

마녀사냥과 선정적 보도에 눈이 먼 보수 언론들은 우리를 혼란에 빠트리며 더러운 권력을 감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