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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중과 아랍 민중의 국제연대:
바레인에 살인 최루탄 수출을 막아내다

아랍 혁명이 시작된 지 3년이 됐다. 바레인에서도 민중은 왕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바레인은 걸프만을 관리하는 미 해군 제5함대의 주둔지다. 이 때문에 서방 언론은 ‘민주주의 가치’를 침 튀기며 떠들면서도 한사코 바레인 민중의 저항은 외면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바레인에 군대까지 보내 시위대를 살해했다. 유엔은 이를 비난하기는커녕 되려 유엔의 주요한 직책을 바레인 지배자들에게 맡겼다. 바레인 민중은 국제적 고립감 속에서 싸워야 했다.

그러던 중 바레인 왕정이 시위대를 탄압하는 데 애용한 최루탄의 상당수가 한국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바레인에서는 지난 3년간 40명가량이 최루탄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바레인 민중은 한국 기업의 최루탄 수출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화답해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 한국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위사업청과 외교부 등에 최루탄 수출을 중단시키라고 촉구하는 운동을 벌였다. 북한·중국 등과 함께 인터넷 검열이 가장 심한 나라로 알려진 바레인에도 이 소식이 전달됐다.

2013년 10월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방위사업청 앞에서 열린 ‘바레인으로의 최루탄 수출 금지 촉구 및 무기수출 장려하는 방위업청 규탄’이 열리고 있다. ⓒ이미진

최근 방위사업청은 해당 업체에 대한 최루탄 수출 승인을 유보시켰다. 최루탄을 수출하던 업체 중 하나인 대광화공(경남 김해 소재)의 사장은 “거의 계약이 성사될 뻔했”는데 사회적 압력 때문에 무산됐다고 투덜거렸다.(〈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

지난해 연말에 바레인 ‘인권’장관이 방한해 “양국 관계 강화와 협력 증진에 관해 협의”(외교부)한 것도 최루탄 수출 승인 유보를 막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철도 파업으로 노동자들이 투지를 과시한 가운데 “제 버릇 남 준다”는 오명을 쓰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최루탄 수출을 중단시킨 것은 한국 노동자운동이 아랍 민중에 보여 준 훌륭한 국제 연대의 본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