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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대 청소·경비 노동자 파업:
"진짜 사장인 인덕대가 나서서 우리 문제 해결하라!"

고려대, 경희대에서 시작된 대학 청소 노동자 투쟁의 불씨가 인덕대로 옮겨 붙었다. 얼마 전 경희대 청소 노동자들이 시급을 6천2백 원으로 인상하기로 대학 원청과 합의하자, 그동안 버티던 다른 대학들도 ‘6천2백 원에 맞춰보겠다’며 나오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학들은 “우리는 시급 5천7백 원 주던 대학과 달라서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다”며 버티고 있다.

인덕대가 그 중 하나다. 대학 당국의 이런 태도 때문에 인덕대 노동자들은 3월 19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생애 첫 파업"이라고 말한다.

2012년 11월 인덕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으로 인덕대 당국에게 “2014년 대학사업장 집단교섭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동일하게 적용”하겠다고 약속한 합의서를 받아 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학교는 “작년에 합의서에 서명한 사람이 무책임하다. 임금 인상 할 수 없다”며 자신이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버렸다.

합의서에 기대를 걸던 노동자들은 매우 분노했다. 파업이 들어간 날 당일 집회에 참가한 경희대 분회장이 “지부장님이 인덕대 파업 들어가라 해서 들어갔나요?”라고 묻자 인덕대 노동자들은 “아뇨! 저희가 먼저 들어가자 했어요!”라며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인덕대 당국은 재작년까지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월 77만 원)을 지급해 왔다. 한 인덕대 노동자는 “노조가 있기 전에 우리는 밥 먹고 무조건 누워 자야했어. 안 자면 소장이 혼냈어. 그 시간 동안 임금을 안 주는 거지”라며 노조 결성 전 인덕대가 얼마나 노동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해 왔는지 말했다. “전문대라서 4년제와 똑같이 해줄 수 없다”는 인덕대는 노동자들을 저임금으로 마구 부려먹고는 이제 와서 앓는 소리 하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파업 이틀째인 20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소속 14개 대학의 청소, 경비 등 비정규직 노동자 4백여 명이 인덕대에 모여 '집단교섭 승리를 위한 3차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인덕대 투쟁을 지지하러 온 서경지부 조합원들이 인덕대 본관 로비를 꽉 채웠다. 노동자들의 구호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온 건물을 울렸다. 이런 뜨거운 연대에 인덕대 노동자들도 힘이 나서 “파업 3개월은 더 할 수 있어요!”라고 외쳤다.

발언대에 오른 서경지부 구권서 지부장은 "일부 대학이 '다른 대학들 중에 6천2백 원보다 낮게 타결되는 대학이 있으면 우리도 낮추겠다'며 노골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하며 타결이 안 된 인덕대 같은 대학에서 단 1원이라도 낮출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제 지금 여러 대학과 용역업체들은 “시급은 6천2백 원으로 하되, 노동 시간을 한 시간 단축하자”는 둥, “식대를 올리면 통상임금에 포함되니 다른 방식으로 식대를 주겠다”는 둥 꼼수를 부리며 최종 합의서에는 서명하지 않고 있다.

인덕대 분회장은 본관 로비를 가득 채운 노동자들과 사회단체들의 힘 있고 활기 넘치는 연대에 감사를 표했다. "인덕대 총장이 우리들을 파업 투쟁으로 내몰고 있다"며 "진짜 사장인 대학 총장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날 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 한국외대의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학생들도 집회에 참가해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었다. 고려대 연은정은 "인덕대는 그 동안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을 준 게 미안해서라도 더 주겠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고, 이화여대 양효영은 “인덕대는 전문대라서, 카이스트와 한예종은 국공립대라서, 광운대는 5천7백 원 대학과 달라서, 다른 사립대들은 등록금 동결해서 임금 올려줄 수 없다며 저마다 핑계만 대고 있다”며 학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발언에 환호하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 날 집회는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 열기와 자신감이 뜨겁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인덕대를 비롯한 서경지부 집단교섭 투쟁이 완전히 승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끝까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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