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투쟁:
표적 폐업 철회하고 고용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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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가 센터들을 표적 폐업하며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3월 8일 해운대센터를 폐업했고, 아산·이천센터는 3월 31일자로 폐업을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동인천·분당센터 등은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3개월짜리 단기계약을 맺었다.
이곳들은 모두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거나 노조 임원들이 있는 곳들이다. 핵심 센터들을 본보기로 삼아 집중 탄압하면서 다른 노동자들을 위축시키려 하는 것이다.
최근 폭로된 것처럼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는 센터장들에게 노조 탄압 교육을 시키고 정기적으로 현황 보고까지 받았다. 원청이 노조 탄압을 진두지휘한 것이다. 그런데도 사측이 “무리한 요구와 파업으로 경영이 악화됐다”며 노동자들에게 폐업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것은 정말이지 역겹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기본급도 없이 건당 수수료로 임금을 받으며 늘 불안정한 생활을 감수해야만 했다. 일이 적은 비수기에는 1백만 원도 안 되는 임금에 배를 곯아야 하는 이들이 수두룩하고, 성수기에는 일이 너무 많아 몸 곯아 가며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악랄한 사측은 심지어 수리하러 이동하는 시간도, 제품 점검 시간도 모두 무급으로 돌리고, 오직 부품 교체 시간만큼만 임금을 지급했다.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고 마땅히 지불해야 할 임금조차 떼먹고 있는 것이다.
고혈
사측은 최소한의 산업안전보건법조차 지키지 않아, 지난 두 달간 확인된 불법 사항만 무려 21만 2천8백69건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생활임금을 보장하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란 말인가? 삼성전자서비스의 실소유주인 삼성전자 사장 이재용은 한국의 부자 3위, 공개 재산만 3조 9천억 원이나 된다. 삼성전자 이사들의 평균 연봉은 52억 원이나 된다. 노동자들 덕에 이런 천문학적 규모의 부를 축적한 자들이 연봉 3천7백만 원도 ‘무리한 요구’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센터 노동자들은 협력업체 직원이므로 우리와 상관 없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삼성 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는 노동자들이 어떻게 자신들과 상관없다는 것인가? 수리비는 협력업체가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에 입금된다. 노동자들의 채용, 노동조건, 교육, 해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삼성전자서비스가 관리한다.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은 명백히 위장도급을 해 왔고, 이들이야말로 진짜 사장인 것이다.
사측의 악랄한 탄압에도 노동자들은 주춤하기는커녕 단단하게 버티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폐업 후 오히려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 마산, 창원, 구포, 서수원, 성북센터에 새롭게 노조 깃발이 올랐다.
“우리는 더욱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미조직 센터 동료들은 집단가입으로 화답해 주고 있습니다. 사측이 고용 승계를 거부한다면 전국 엔지니어들의 분노를 맛보게 할 것입니다.”
“[폐업되는 걸 보고서도 노조에 가입하는 것은] 삼성에 대한 분노가 그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삼성에 외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전국이 해운대다. 우리가 해운대다!”
해운대센터 노동자들은 폐업에도 불구하고 투쟁의 선봉에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의 위장도급을 뚫고 보란 듯이 복귀할 겁니다. 삼성의 폐업카드가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느끼게 해 주겠습니다. 삼성에게 이제 투쟁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우리 해운대는 남부의 모든 지역을 조직할 겁니다. 전국의 모든 센터들을 다니며 노동조합 깃발을 꽂을 것입니다.”
이미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소중한 성과들을 일구고 있다. 열사 투쟁으로 차량 리스, 유류비 지급 등 성과를 얻었고, 교섭에서는 기본급 지급 등 양보안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은 싸우면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가 해운대다
현재 탄압에 굳건히 맞서면서 단결과 투쟁을 높여 나가야 한다. 저들은 가장 단단히 조직된 센터의 노동자들을 집중 탄압해 고립시키려 한다. “우리 모두가 해운대다”, “우리 모두가 아산, 이천이다” 하는 노동자들의 구호가 소중한 이유다. 조직을 확대해 파업 효과를 높이고, 연대 확대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구실도 중요하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단지 한 작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이는 전체 노동운동이 전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에도 삼성에 맞선 투쟁은 있었지만, 노동자들이 이처럼 규모 있게 조직과 투쟁을 건설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매우 의미 있는 전진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측의 탄압 속에서도 파업을 이어 가며 용기 있게 싸우고 있는 것이 많은 노동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엔 같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SDI에서도 노조가 결성됐다.
따라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투쟁 기금, 해고자 생계 지원을 포함해 실질적인 연대와 지원으로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을 뒷받침해야 한다. 골리앗 삼성에 맞서 싸우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노동자 연대를 보여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