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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의원들이 11월 20일 연가 투쟁을 결정하다

11월 7일 전교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가 열렸다. 긴급하게 소집됐음에도 의결 정족수 2백12명을 넘겨 대회가 성사됐다. 대의원들은 11월 20일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및 교육노동 파탄 저지를 위한 전교조 연가 투쟁”을 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혜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전교조 전임자 84명 전원을 고발했다. 또, 최근 교원평가제도 악화 등 교육노동까지 파탄시키려고 한다. 이에 대응해 대의원들은 연가 투쟁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전교조는 이미 지난 8월 대의원대회에서 “활동가 연가 투쟁”을 결정한 바 있다. 이번 대의원대회는 그 시기를 11월 20일로 확정하고, 연가 투쟁의 “목적”과 “조직 대상”을 조정했다.

첫째, 연가 투쟁의 목적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와 교육노동 파탄 저지”로 확정했다. “교육노동 파탄 저지”는 교원평가제도 악화와 임금·인사 정책 개악 등 신자유주의적 교육 공세, 법외노조 공격 등에 맞서는 것을 포괄하는 요구다.

일부 대의원들은 요구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나 ‘민주주의 수호’ 같은 요구로 한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교원평가제도 악화에 맞선 투쟁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교원평가의 법적 강제성 부여, 교육노동에 대한 국가 통제, 교사 간 경쟁 심화, 저성과자 퇴출과 임금체계 개악 등 정부가 교육부문에서의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예고한 이때, 전교조가 이런 문제로 싸우지 않는다면 교사들의 노동조건 후퇴는 물론이거니와 교육의 질도 나빠질 것이다.

집단행동

둘째, 연가 투쟁 참가 범위가 쟁점이었다. 지난 8월 대의원대회 때 지도부는 “활동가 연가 투쟁”안을 제출했다. 일부 대의원들이 “전 조합원 연가 투쟁”을 수정안으로 제출했고, 아쉽게도 과반에서 5표가 모자라 부결됐다. 이번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의 핵심 목적 중 하나도 연가 투쟁 참가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지도부가 “활동가 연가 투쟁”을 “전교조 연가 투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모호함도 있었다. 지도부는 아쉽게도 조직 대상을 “희망 조합원”으로 한정해 조합원들의 자발성에 의존하는 조직 방침을 병렬적으로 제시했다.

이것은 노동조합의 민주적 의사 결정과 집단행동이라는 전통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대의원대회가 토론과 논쟁을 통해 연가 투쟁을 결정하면 전 조합원들이 그 결정에 따라 집단행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희망”이라는 수식어를 넣으면 대의원대회가 결정해도 조합원 개개인이 다시 그 결정을 따를지 말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희망”이란 단어가 갖는 맹점을 간파한 몇몇 대의원들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10월 23일 한국사 국정화 반대 의견서 제출 조퇴 투쟁 때 조합원들의 분노 수준에 비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투쟁을 결정했지만 참가하는 조합원들의 자발성에 맡겼기 때문이다. 분노와 행동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지도부와 활동가들이 적극 설득하고 조직해야 한다. 그래야 연가 투쟁의 규모와 잠재력을 키워 항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전교조 지도부는 이 의견을 수납해 원안에 “모든 조합원을 대상으로 최대한 교선하고 조직한다”를 조직 방침으로 포함시켰다. 조직 대상을 “희망 조합원”이 아니라 “조합원”으로 정리하자는 수정 제안에는 못 미치는 것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대의원대회 자체가 무산될 것을 염려한 대의원들은 지도부의 제안을 수용했다.

한편, 일부는 연가 투쟁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한 대의원은 “[연가가 아니라]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집중하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다수는 연가 투쟁을 결의해 정부에 맞서자는 분위기여서, 2백12명 중 56명만이 ‘연가 투쟁 폐기’ 수정안에 찬성했다.

물론, 민중총궐기를 최대한 힘 있게 조직하고 최대한 많이 참가해야 한다. 그러나 민중총궐기를 연가 투쟁과 대립시켜서는 안 된다. 연가 투쟁은 파업권이 없는 전교조가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투쟁이다. 정부 공격이 쏟아지는 현 상황에서, 전교조가 “최고 수위”의 투쟁을 하자는 지도부의 제안은 타당하다. 민중총궐기만 하자고 주장한 대의원은 민중총궐기에서 소수가 연행을 각오하고 싸우자고 했다. 이것은 진정한 전투성이 아니다. 조합원들이 최대한 단결해 대중 투쟁을 할 때 정치적 시위 효과도 커질 것이다.

활동가들은 기층에서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참가를 적극 조직해 이 분위기가 11월 20일 연가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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