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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날뛰고 있다

지독하게 인종차별적인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게이지 스키드모어(플리커)

미국 대선 유력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을 겨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붓고 있는데, 그 결과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12월, 트럼프는 무슬림을 모두 입국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 후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무슬림 혐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19일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서 이슬람 사원을 노린 폭탄 테러가 벌어졌는데, [다행히] 범행 시각이 예배 시작 직전이라 건물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조금만 더 늦은 시각에 폭탄이 터졌더라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뻔했다.

[미국 내 무슬림 권익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 지국장 후삼 아일로시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아일로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혐오 발언은 단지 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를 낳는다. 증오 범죄는 난데없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이슬람 혐오 범죄들은 혐오와 공포 조장의 기류가 퍼진 것의 귀결이다.”

CAIR는 19일 폭탄 테러가 올해 미국 내에서 벌어진 이슬람 사원에 대한 공격으로는 63번째라며, 이 중 17건이 11월에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연간 최고 기록은 2010년의 53회였다.

거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재빠르게 트럼프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공격과 거리를 뒀다. 심지어 트럼프와 함께 공화당에 속한 우익들조차, 백악관이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 주장을 두고 “미국적이지 않다”고 비난한 데에 가세했다.

그러나 여러 해 동안 무슬림 혐오를 부채질해 온 그들의 말을 누가 믿겠는가?

서방이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전쟁을 정당화하며 야만의 땅에 “문명”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떠들어 왔다. [미국의 이라크 포로 학대로 악명 높은] 아부 그라이브 감옥과 관타나모 수용소는 무슬림을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목적이 뭐란 말인가?

“용의자 특별인도 프로그램”*이 무슬림은 비(非) 무슬림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뜻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주류 정치인들이 이렇게 판을 깔아 줬기 때문에 트럼프는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인종차별적 언사를 할 만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지배자들이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것과 미국의 중간계급·노동계급들의 삶이 점점 불안정해지는 것이 맞물려 위험한 화학 작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의하면, 미국 전체 자산 중 중산층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에 43퍼센트였다고 한다. 1970년에 62퍼센트였던 것에서 줄어든 것이다. 1천5백만 명이 시간당 6.6파운드(약 1만 1천 원) 이하를 번다.

비관

구매력을 따져 보면, 최저임금 생활자의 구매력은 1968년 이래 32퍼센트 줄었다. 반면, 전체 소득 중 부유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동안 29퍼센트에서 49퍼센트로 늘었다.

미국인 열 명 중 일곱 명은 아직 미국이 불황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고, 대부분 미국의 좋은 시절은 다 갔다고 생각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체로 교육 수준이 낮은 백인이며, 나이가 많은 남성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 대부분에게 ‘아메리칸 드림’은 오늘날 흔적만 남았고 비관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일 뿐이다. [이들이] 범죄, 이민, 무슬림 등에 점점 집착하는 것은 이와 연관이 있다.

지배자들이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기성 정치권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뿐이다. 지배자들이 트럼프를 공격하면 할수록, 트럼프는 실제로는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 업자지만 자기 자신을 급진주의자라고 포장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대중의 환멸을 공화당 우파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버니 샌더스의 선거 운동은 노동자들 사이에 엄청난 활력을 줬다. 위기에 대한 다른 대안이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샌더스는 “정치 혁명”을 외치면서 좌파 사회민주주의 사상을 옹호한다. 샌더스는 기업의 탈세를 단속하고자 한다.

활력을 되찾은 거리 운동, 특히 ‘흑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도 빈민들을 대변한다. 이 운동은 이주민 단체와 저임금 노동자들과의 연계를 점점 만들어 가고 있다.

민주당 주류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의 끔찍함을 빌미로 샌더스의 도전과 운동의 도전 모두를 무산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민주당 우파는 힐러리를 찍지 않으면 트럼프가 당선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러나 힐러리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트럼프가 계속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포장할 수 있게 하는 길이다. 좌파가 그런 협박에 굴복하면 비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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