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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 인터뷰:
“6월 9일 파업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 주십시오”

6월 9일 경기도를 비롯한 9개 지역의 전국학비노조 소속 조합원이 파업에 나선다. 강원도에서는 전국학비노조와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소속 노동자들이 공동파업을 준비 중이다. 전국학비노조 경기지부는 5월 17일부터 경기도 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파업을 앞둔 전국학비노조 경기지부 박미향 지부장을 농성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전국학비노조 경기지부는 10대 요구안을 쟁취하고자 합니다. 핵심 내용은 ‘정기상여금 1백만 원, 직종별 처우 개선, 교육공무직법 제정 그리고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정부가 책임져라’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 정기상여금은 반드시 쟁취해야 합니다. 노조가 만들어진 후 여러 수당을 따냈는데 상여금 차별만은 해소되지 않고 있어요. 정부가 이미 2013년에 무기계약직을 성과급 등에서 차별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경기도는 정기상여금이든 성과[상여]금이든, 이를 지급하기 위한 어떤 계획을 세우거나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6월 9일 파업을 앞두고 22일째 경기도 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지부장 ⓒ조승진

직종별 처우 개선도 중요한 요구입니다.

경기 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0~60여 개의 다양한 직종에서 일해요. 그런데 이 중 교육청과의 교섭 대상이 되고 처우 개선을 적용 받는 직종은 24개뿐입니다. 예를 들어, 전문상담사는 어떤 수당도 없습니다.

또 노동강도가 심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겪는 일이 여전히 많습니다. 급식실은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행정실도 ‘교원 업무 경감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업무 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가지 못해 병에 걸리는 노동자들이 있을 정도에요.

혁신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어요. 경기도 교육청은 ‘혁신학교 시즌2’를 하겠다고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 처지는 더 열악해요. 혁신학교 정책이 상시지속적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기계약직 전환에서 제외돼 고용 불안에 시달립니다.

교육공무직법은 결국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종이 쪼가리가 돼 버렸어요. 교육공무직법은 호봉제, 공무직 전환 등 비정규직 차별을 없앨 수 있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말로는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말하지만] 늘 당의 이해관계가 우선이었어요. 이렇게 중요한 법안이 지역 쪽지 예산에 밀리는 것을 보면서 답답했죠. 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하고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번 파업의 중요한 목적이에요.

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지부장 ⓒ조승진

교육재정 문제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지라는 것이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상반기 내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교육재정 문제로] 싸우고 있는데 우리 노조도 같은 요구를 하고 있어요.

우리 노조는 후보 선출 단계서부터 이재정 교육감을 지지해왔습니다. 경기도는 대표적인 진보 교육감 지역입니다. 그런 만큼 그에 걸맞은 전향적 비정규직 대책을 기대하고 있는데 아쉬움이 많습니다.

첫 번째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데만 2년이 걸렸는데 이번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교육청은 “해 주고는 싶지만 예산이 없다”, “검토해 보겠다”는 말만 늘 되풀이 해요. 물론 교육감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운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진보답지 않은 행태를 보면서 실망할 때도 있어요.

이번에 천막농성을 하자 용역들이 들이닥쳐 천막 철거를 시도하고 교육청이 농성장 전기까지 끊는 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죠. 물론 보수 교육감이 됐다면 더 힘들었을 거에요. 하지만 진보 교육감이라고 해서 투쟁 없이 얻는 건 없더라고요.

매년 천막농성, 단식, 삭발 안 해본 것이 없습니다. 지난해 겨울에는 천막도 없이 침낭 하나에 의지에 농성을 했습니다.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고 이에 용기를 얻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면서 우리의 존재가 드러났어요. 예전에는 학교의 유령이었는데 말이죠.

이번에 일선 간부들이 일을 마치고 주변 학교들을 일일이 돌며 파업 동참을 호소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열정이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지 놀라곤 합니다. 그간 학교에서 일하면서 쌓아온 설움이 노조 조직화로 이어지고 또 투쟁하면서 현실이 바뀌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조합원들이 더 거침없이 투쟁으로 나서고 있어요. 이미 9일 파업을 결의한 노동자들이 3천 명이 넘습니다.

2012년에 다른 노조들과 함께 파업에 나선 후 4년만에 하는 파업이에요.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힘들어도 올해 한번 해 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경기 지역에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3개 있는데 [따로 투쟁하는 것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그 피해는 온전히 조합원들에게 가는데 말이죠. 노조마다 판단의 차이가 있다 보니 [의견을 모으는 데]힘든 점들이 있어요. [단결하기 위해] 지난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연대도 중요해요. 내일 경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파업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학교 앞에서 선전전도 할 계획입니다. 아직도 학교에 이렇게 많은 비정규직들이 있고,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우리의 정당한 파업에 지지·연대를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정리 조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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