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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우익의 총공세에 맞서 모두 거리로 나서자

박근혜 일당의 가증스러운 발악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의 지속적 압박에 의해 청와대 실세 비서들과 장관들이 구속됐다(김기춘, 안종범, 조윤선, 김종덕, 문형표). 최순실 등 비선 실세들도 구속됐다.

이들의 혐의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박근혜가 블랙리스트 작업을 직접 지시한 것도 드러났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개인적 재산 형성 과정에 서로 엮여 있음도 분명해지고 있다.

재벌 총수들은 법원 등의 도움으로 구속을 면했지만, 삼성과 SK 총수의 뇌물죄를 입증할 정황 증거들도 나오고 있다.

황교안은 박근혜 정권을 계승하려는 확신범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일당이 일말의 소생 가능성이라도 잡아 보려고 벌이는 최근 작태들은 너무 조잡해 기가 막힐 지경이다.

박근혜는 “거짓의 산” 운운하며 촛불운동, 특검, 헌법재판소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태극기 집회가 촛불보다 많다며 고맙다고도 했다. 최순실은 난데없이 ‘민주 투사’ 흉내를 냈다. 그 광경을 본 청소 노동자 말마따나 “염병!”이다.

우익 지지층에 공공연히 반격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 결과 우익 지지층 결집 효과를 약간 냈다. 하지만 우익이 유포하는 각종 음모설의 진원지가 사실상 박근혜 본인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우익의 ‘가짜 뉴스’는 과거 독재정권이 벌인 정치 공작을 연상케 한다. 가령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조작’설을 온·오프라인에서 배포하고, 박근혜의 하수인들로 가득 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JTBC를 징계하라고 압박한다.

박근혜가 ‘애국 세력이여, 나를 위해 나서라’ 하며 부패 범죄 수사에서 본인이 살아남는 것을 나라 구하기와 연결시키는 걸 보면, 하도 어처구니없어 우리 편이 오히려 ‘분노 피로증’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그 졸개들도 다르지 않다. 헌법재판소 탄핵심리에서 박근혜 측 대리인단은 미르·K스포츠 재단의 부패와 권력 농단을 고영태·노승일 등이 꾸민 음모라는 식으로 몰다가 재판관들에게 핀잔(“증언을 잘 듣고 질문하세요”)을 듣거나 증인의 반박을 사기 일쑤다. 야비하게도 최순실과 고영태의 내연 관계까지 끄집어 냈다. 우파 언론들은 박근혜 탄핵과 하등 관계없는 이슈를 흥미거리 소재로 삼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익 지지층이 다소 결집하는 듯하자, 우르르 탄핵 반대 집회로 몰려갔다. 그러면서 정작 박근혜가 만든 ‘새누리당’ 당명은 바꿨다. 새 당명 자유한국당을 보고, ‘박정희로 안 되니 이제 이승만이냐’는 조롱이 나온다.

세월호 7시간 의혹과도 연계된 김영재의 처 박채윤은 특검에서 호흡 곤란 소동을 벌였다. 이게 안 통하자, 조사를 받기도 전에 ‘협박 수사’라며 최순실 흉내를 냈다. 지금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일당의 발광을 보면 하도 가당찮아 웃다가 호흡 곤란이 올 지경이다. “염병하네”라는 말이야말로 근래 가장 대중적 심금을 울린 단어일 만하다.


"대선보다 탄핵이 먼저다"

박근혜 일당의 총공세는 퇴진 운동 지지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우익의 반동 시도가 확연히 느껴지는 상황에서 열린 2월 4일 집회는 40만 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물론 국회 탄핵 전인 11~12월보다는 규모가 감소했다. 그러나 퇴진 운동이 탄핵 이전보다 훨씬 더 예리한 정치 지형 속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회 탄핵 이후 선거를 의식해 우경화하는 주류 야당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켜 둬선 안 된다.

가령 헌재가 2월 내 탄핵이 어렵도록 일정을 잡으며 재판 진행의 ‘공정성’에 신경을 쓴 것은 우파의 압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반발이 커지자 재판부는 3월 초순 탄핵 인용이 가능한 일정을 다시 내놓았다.

지금은 우익의 동원에 맞서 총력을 쏟아 거리 동원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노동자들이 더 많이 거리로 나와야 한다. 2~3월은 비상한 각오로 집회 규모와 기세를 늘려야 한다.

이유는 첫째, 권력층의 핵심부에 있으므로 박근혜와 그 일당은 절대 순순히 물러날 집단이 아니다. 게다가 권력 의지가 남달라 매우 교활하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것은 퇴진 운동의 성과물일 테지만, 그 결과로 대중의 변화 염원에 크게 못 미치는 친노 세력이 유력한 정권 교체 세력으로 부상한 것은 퇴진 운동의 한계이자 약점이다. 일찍이 박근혜와 우파는 이런 점을 잘 활용해 집권했다. 지금도 이 점을 이용하려 한다.

또한 박근혜의 공공연한 저항으로 우익 지지층의 부분 회복이 있었다. 그 결과,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이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위와 격차는 크지만) 2~3위권으로 올라섰다. 황교안은 박근혜 정권의 사악한 정책들을 앞장서 추진해 온 공범이다. 지금도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 요구도 무시한다. 이런 행보를 볼 때, 황교안이 2월 말로 예정된 특검 시한의 연장을 거부할 공산도 크다. 그것이 박근혜 구속을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지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중심에 놓는 전략으로는 우익의 동원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퇴진 운동은 헌재 압박은 물론이고 황교안과의 투쟁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지배계급의 다수가 박근혜 일당을 권좌에서 제거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해도, 이들이 박근혜가 펼치던 친기업·친제국주의 정책들까지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이들이 박근혜의 앞잡이였던 황교안 내각의 안정을 지지하는 이유다. 그리고 세력 균형을 다시 자기네에게 유리하게 되돌리는 것에는 지배계급 안에 공감대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박유하 무죄 등의 보수적 판결을 지지한 이유다. 경찰이 가짜 뉴스나 패러디 그림 등을 빌미 삼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나서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 이재용, SK 최태원, 롯데 신동빈 등의 뇌물죄 혐의에서 보듯이 지배계급의 핵심도 박근혜 정권과 인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따라서 박근혜 퇴진이 사악한 정책·정권의 청산으로까지 더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운동이 노동자 참여 증대로 더 심화돼야 한다.


야당들의 우클릭 경쟁 ― 선거만 기다려서는 안 되는 이유

바른정당 대선 예비후보인 유승민과 남경필이 보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설전중이다. 유승민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을 포함해 보수 후보가 단일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근혜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친박이라는 말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친박”이라고 한 인물답다.

유승민은 박근혜의 압박을 받자 원내대표에서 자진 사퇴했고,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 탈당해 출마했으며, 총선이 끝나자마자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갑부 아버지의 지역구(경기 수원 팔달)를 물려 받아 5선을 한 ‘정치 오렌지족’ 출신 남경필이 박근혜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며 보수 단일화에 반대하는 것도 우스꽝스럽다.

이처럼 바른정당이 박근혜 세력과 차별점을 보여 주지 못하면서 일부는 다시 구체제 쪽으로 견인됐다. 황교안의 우파 기조 유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점이 반기문 사퇴 후 황교안/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유승민·남경필/바른당보다 높아진 이유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안 그래도 중도 보수층 확보에 열을 올리던 민주당의 주요 대선 후보들의 우클릭 경쟁을 더 자극한 것 같다. 체제 옹호적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여, 부유하는 중도 보수층을 흡수해 보려는 것이다.

가령 문재인은 안보 실력자라는 명분으로 전 특전사령관 전인범을 2월 7일 영입했다. 그런데 이 자는 1980년 광주에서 발포 책임자가 전두환이 아닐 거라고 하고, 당시 특전사령관 정호용을 좋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8일에는 그의 처인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 횡령으로 구속됐다. 전인범은 이틀 만에 캠프에서 철수했다.

안희정도 대연정, 사드 찬성, 노동 유연화 불가피론 등 보수적 입장을 내놓았다. 당 안팎에서 비난도 컸지만, 안희정 지지율은 올랐다. 안희정의 지지율 상승은 문재인이나 안철수 등의 중도 보수층 구애 노력을 더 자극할 것이다. 안철수가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탄핵은 찬성하지만) 헌재 압박은 반대한다고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주류 야당의 주요 후보들이 벌이는 이런 우클릭 경쟁은 공식 정치의 지형을(의제와 세력관계도)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진성 보수’를 내세우는 새누리당/황교안 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비록 야당 지도자들은 자신이 보수층을 흡수해야 황교안/새누리당의 지지율 확대를 막을 수 있다고 정치공학적으로 변명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정권 교체가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뒤틀림은 퇴진 운동의 진정한 잠재력을 현실화할 만만찮은 좌파 정치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를 탄핵당하게 만들며 현재 우익에게 여전히 불리한 정치 지형을 만든 것은 주로 노동계급으로 구성된 대중의 아래로부터의 행동이었다. 이것이 전략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다.

스스로의 힘을 믿고 행동하는 대중에게는 더 많은 변화를 쟁취할 가능성이 있다. 선거 결과를 중심에 두지 말고 대중 투쟁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거리와 일터에서 노동자의 참여와 활동을 더 강화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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