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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세계화 때문에 “바닥을 향한 경주”는 불가피한가

세계화는 “바닥을 향한 경주”, 즉 전 세계 노동자의 임금이 최빈국 임금 수준으로 추락하는 경주를 뜻하는 것일까?

경제학자 리처드 프리먼의 연구가 이런 관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흔히 사용된다. 대략 10년 전 프리먼은 “거대한 증대”라는 현상을 다룬 글을 썼다.

프리먼이 말한 “거대한 증대”는 중국, 인도, 옛 소련 소속 국가들이 세계시장으로 완전히 편입되면서 세계 노동인구가 크게 증가한 현상을 의미한다.

그 국가들이 세계시장 밖에 있었다면, 2000년에 세계 노동인구는 14억 6천만 명이었을 것이라고 프리먼은 주장했다. 그 국가들이 포함되면서, 세계 노동인구는 29억 2천만 명으로 갑절이 됐다는 것이다.

“세계 노동인구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받았고, 그 결과 선진국은 물론 많은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의 교섭력이 약화됐다”고 프리먼은 결론 내렸다.

그러나 시장전략연구소 유러모니터의 최신 연구 결과를 보면,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맹렬한 성장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러모니터의 연구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중국 제조업 부문의 평균 임금은 브라질과 멕시코 같은 국가의 임금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증했고, 10년 간 맹렬한 성장 속에서 중국 노동자 봉급이 3배로 증가하면서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임금 수준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노동인구 전체를 놓고 봐도, 중국 노동자들의 시간당 소득은 칠레를 제외한 주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모두 넘어섰고, 유로존 하위권 국가의 약 70퍼센트 수준에 도달했다.”

즉, 프리먼이 관련 글을 처음 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제조업 부문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3배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에서 시간당 임금은 하락했다. 포르투갈에서는 5.15파운드에서 3.68 파운드로 가장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는 세 가지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첫째, 중국이 세계 제조업 생산의 가장 중요한 허브가 됐다. 그 결과, 다국적기업이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대(對)중국 해외직접투자(FDI)가 증가했다.

그러나 존 스미스가 그의 중요 저작 《21세기 제국주의》에서 지적했듯, ‘남반구’에서는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을 다른 회사에 하청을 주는 일이 흔하다. 비용을 하도급업체와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것이다. 대만 기업 폭스콘이 전형적인 사례다. 폭스콘은 애플 제품을 조립하는 중국 공장의 노동자 처우가 열악해 큰 비판을 받아 왔다.

저항

이처럼 열악한 처우에 맞선 중국 노동자들의 저항이 임금 상승에 한몫했다. 제조업 부문뿐 아니라, 전체 부문에서 임금이 올랐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도 점점 정교해지면서, 생산성이 임금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은 더는 값싼 인건비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기업들은 임금을 더 주더라도 숙련 노동자들을 보유하는 것이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안다.

둘째, 중국의 발전은 브라질과 남아공 같은, ‘남반구’ 내의 비교적 발전된 경제의 제조업에 압박을 가한다. 그곳의 기업들은 더 싸고 더 효율적인 중국의 경쟁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임금을 억누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셋째, 남유럽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나타난다. 남유럽의 제조업 기업들도 점점 더 중국 등 “신흥 시장” 경제와 경쟁하게 되는 것이다.

유로존의 지배 세력이 그리스와 포르투갈 같은 국가들에 긴축정책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임금 하향 압박이 더욱 강화된다. 만성적인 대규모 실업과 수요 부족도 포르투갈 제조업 임금 하락에 원인이 됐을 것이다.

이와 같은 임금 상승과 하락의 복잡한 과정을 이해해야, 서구에서든 중국에서든 ‘저들을 보라’며 노동자를 공격하는 기업주들을 저지할 수 있다.

중국 노동자들이 지난 10년 간 임금을 3배 올린 것은 세계 노동계급 전체에게도 일보 전진이다. 이 성과는 결코 필연적인 것이 아니었다. 중국 국가와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의 압력이 없었다면 임금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계의 다른 곳에서 임금 삭감에 맞선 노동자 운동이 패배한 경우에도, 그 패배가 필연적인 것이 결코 아니었다.

서로의 경험으로부터 더 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세계의 노동자들은 함께 더 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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