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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2차 집중집회:
“모든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이룰 때까지 투쟁을 이어 가겠다”

8월 26일 정부 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이하 전기련) 2차 집중 집회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상 규모가 결정되는 시기가 임박했지만, 정부가 여전히 기간제교사들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하는 입장을 바꾸지 않아 기간제교사들의 분노가 높았다.

서울, 경기, 전주, 울산, 충남 등 전국에서 모인 기간제교사들과 연대를 위해 참가한 노동자, 학생 1백여 명이 모였다. 1차 집중 집회보다 집회 규모가 3배가 커졌다.

‘고용불안, 차별 싫다! 정규직화 하라!’ 26일 오후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가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9월 초 교육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 발표 앞두고 정규직 전환 촉구 2차 집중집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대표가 기간제교사 정규직 전환 촉구 2차 집중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전기련 박혜성 대표는 집회에 앞서 전기련이 회원모임을 열고 “오늘 회의에서 기간제교사의 단결을 통해 모든 기간제교사의 정규직 전환이 정당하고 옳은 요구였다는 것을 다시 확인”을 했다며,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기간제교사들은 뭉쳐서 정부에 맞서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싸우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여러 기간제교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발언을 듣는 내내 기간제교사들이 그동안 쌓인 울분이 얼마나 크고, 왜 이렇게 절실하게 정규직화 요구를 하는지를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전주에서 온 16년차 기간제교사는 30곳에 이르는 학교에 근무하며 겪은 차별과 고용불안의 경험을 소개했다.

“한 학기 동안 같이 정성을 다해 가르쳤던 학생들과 중간에 헤어져야 하는 그런 슬픔을 감당해야 합니다. 마음을 졸이면서 다시 다른 학교를 찾아가야 하는 상태입니다. 저는 공무원이었다가 실업자가 되었다가, 공무원이었다가 실업자가 되기를 반복해 왔고 앞으로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고용불안은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데도 방해가 됩니다. 이제 차별은 그만 멈춰야 합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기간제교사는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주장에 대한 울분을 토로했다.

“우리는 기간제교사가 정규직화 될 수 있는 꿈을 이제서야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뿐만 아니라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여러 단체에서 그 꿈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박살내야 된다고 얘기를 합니다. 이 꿈을 꾸지 못하게 빨리 짓밟아야 된다고 얘기를 합니다. 과연 우리가 그들에게 그런 얘기를 들어야 하는 존재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간제교사들이 능력이 없어서 그 자리에 있겠습니까? 학교에서 능력이 없으면 절대 그 자리에 오래 두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잘못하면 그 자리에 두지 않습니다.”

울산에서 참가한 기간제교사는 기간제교사와 비정규 강사들이 겪는 부당한 현실을 폭로하며 제대로 된 교육을 하려면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에는 2차, 3차 하청 업체 노동자들이 똑같은 일을 하면서 비정규직으로 차별 받고 있습니다.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간제 교사 말고도 영어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등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함께 근무하는 영어전문강사들은 우리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온갖 업무를 떠맡는 것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있던 학교에서 한 학년을 맡는 교사 9명 중 7명이 기간제교사였습니다. 이 선생님들은 학생들에 대한 부당한 통제를 강요해도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좋은 교육을 하는 교사라면 이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재계약 안 될까 봐요. 이게 무슨 교육입니까? 현장에 있는 저희들 간의 갈등으로 몰아붙이는 건 현 정권이 저희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부족한 교사를 충원하면 기간제교사를 정규직화하고 임용고시생들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굴하지 않고 (기간제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선생님들께 내가 하고자 하는 건 당신들을 죽이고자 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 함께 아이들과 잘 살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하지 마세요.” ⓒ조승진

기간제 교사들의 힘을 북돋아 준 연대의 목소리

이날 집회에는 기간제 교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특히 민주노총 소속 여러 조합원들이 참가했다. 전교조 조합원들인 노동자연대 교사모임, 공공운수노조 방과후강사지부, 금속·건설·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참가했고, 장기 투쟁을 이어 가고 있는 세종호텔노조도 연대해 주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등 노조원들도 참가해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하라’ 소원지를 함께 적었다. 한국노총 소속인 KDN노조원들도 참가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윤지영 변호사, 노동자연대, 고려대·인하대 사범대 학생들, 사회진보연대 등도 참가해 연대를 표했다.

전기련 박혜성 대표는 “집회에 참가한 기간제교사들이 우리끼리 외롭게 집회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왔다가 우리를 지지하러 온 많은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연대해 준 동지들에게 큰 감사를 전했다.

금속노조 노동자도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고 있다 ⓒ조승진

연대사를 한 연사들은 하나같이 기간제 교사들의 요구를 적극 지지하고 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기간제교사들이 정규직이 되어야 예비교사들도 정규직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이 투쟁이 “비정규직을 함부로 사용하는 정부의 관행을 바꾸는 중요한 행동”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방과후강사지부 김명이 대전지회장은 학교 현장에서 겪는 차별에 동병상련을 느낀다며 “임용고사가 차별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용이 불안하면 제대로 된 교육이 되지 않는다”며 기간제교사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구리남양주지회장이자 노동자연대 교사모임의 김현옥 교사는 “학교에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지지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며 기간제교사 정규직화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밝혔다. “전교조 중집의 결정은 기간제교사들을 심각하게 분열시키는 것이다. 이 결정에 전교조 조합원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다. 9월 2일 전교조 대의원 대회에서 중집의 결정이 철회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겠다.”

고려대 사범대생인 연은정 씨는 “사범대 학생들에게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한국 교육의 질을 OECD 상위 수준으로 높이려면 10만 명의 교사들이 필요하다. 대기 발령자들, 임고생, 기간제교사 모두 정규직으로 ‘지금 당장’ 채용하라”고 주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오늘 집회는 기간제교사들과 연대한 이들을 모두 고무하고 감동을 준 집회였다. 매몰찬 정부에 맞서 투지를 다지며 이어 가는 기간제교사들의 투쟁은 지지와 연대를 확대해 가는 가장 큰 힘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 줬다.

앞으로도 계속될 기간제교사들의 투쟁에 아낌없는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똑같이 일 한다. 차별 철폐하라!’ ⓒ조승진
기간제교사 철폐! 기간제교사들은 고용불안과 차별로 고통 받고 있다. 기간제교사들의 정규직화는 당장 이루어져야한다 ⓒ조승진
기간제교사의 고용불안과 차별, 예비교사들의 높은 임용고시 경쟁률과 낮은 임용률은 정부가 만든 결과물이다. 기간제교사와 예비교사들은 서로 대립할 것이 아니라 정교사 확충과 기간제교사 정규직 전환을 위해 함께 투쟁 해야한다 ⓒ조승진
기간제교사들이 기간제교사 정규직 전환 서명을 받고 있다 ⓒ조승진
ⓒ조승진
기간제교사들의 간절한 마음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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