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 알바 전환에 맞선: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 투쟁 연대를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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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부터 여러 대학들이 청소·경비 퇴직자 자리를 채우지 않고 단기 알바를 투입하거나, 일부 노동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고려대, 연세대, 홍익대 등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대학 당국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울산대에서도 노동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등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대학에서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노동조합이 없거나 약한 대학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이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 당국은 2018년 최저임금 인상과 2017년 서경지부 노동자들이 수개월간의 투쟁으로 따낸 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지난해 임금 협약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총액이 당연히 늘어야 함에도, 대학들은 인건비 총액은 그대로 둔 채 인력을 줄이거나 퇴임자 자리에 더 열악한 단기 알바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인건비 상승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 대학만이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하고 노동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는 공격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상여금, 식비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해 인상 효과를 약화하는 논의를 진행하자, 개별 사용자들도 임금 억제 방안을 밀어붙일 자신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대학 당국들은 “등록금이 계속 동결[또는 인하]되고, 임금이 대폭 인상돼 학교에 ‘돈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현재 인력 감축을 시도하는 대학들의 적립금은 수천억 원에 이른다. ‘현금 부자’라고 불리는 홍익대의 적립금은 2017년 기준 7430억 원으로 전국 사립대 중 1위다. 3위 연세대, 5위 고려대도 2016년 기준 각각 5209억 원, 3437억 원이나 된다.
〈조선일보〉는 투쟁하는 노동자들 때문에 단기 알바 노동자들이 되레 피해를 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학이 적립금을 사용해 좋은 일자리를 대폭 확충하지 않는 게 문제다. 〈조선일보〉는 적립금을 사용하라는 주장에 대해 “적립금 대부분은 장학금 용도로 기부 받은 것”이라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적립금의 많은 부분은 펀드·주식 등에 투자되고 있다. 불가능한 게 아니라 우선 순위의 문제인 것이다.
연대
몇몇 대학의 노동자들은 시간제 알바를 막기 위해 노동자들이 건물 안팎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학생들도 연대하고 있다. 고려대·연세대에서 새벽 5시 30분부터 진행된 피켓팅에 여러 학생들이 새벽같이 일어나 참가했다. 학교 당국과 용역업체가 알바 투입을 시도해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노동자와 학생들이 단호하게 막아 서자 그 시도는 실패했다.
1월 8일, 9일 각각 연세대 정문과 고려대 정문에서 열린 학생 연대 기자회견은 많은 단체들이 참가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홍익대 학생들은 노동자들과 함께 1월 12일 오후 1시 노동자 학생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투쟁을 지지하는 개인·단체들의 연명을 계속 받고 있고, 지금도 참가 학생·단체가 늘고 있다.
대학 정규직 노동자들도 연대했다. 1월 9일 고려대는 신축 건물 기공식을 찾은 총장에게 항의하러 온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막으려고 교직원을 대거 동원하려 했다. 하지만 대학노조 고려대지부가 앞장서서 교직원들을 모두 해산시켰다!
2017년 두 차례 단호한 본관 점거 투쟁을 한 바 있는 이화여대 노동자들은 1월 2일 첫날 바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학교 당국은 경비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겠다고 확약서를 썼다. 그래서 다른 대학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투쟁을 파업으로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제기가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려는 공격이 대학만이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을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해 왔던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은 많은 노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 투쟁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욱 폭넓게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 인력 감축 반대, 단기 알바 투입 반대, 적정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