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시즘2018 성황리에 개막:
청년·학생·노동자들이 진정한 진보를 바라며 대안을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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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마르크스주의 포럼 ‘맑시즘2018’이 성황리에 개막했다. 올해 맑시즘 등록자는 지난해보다 더 늘었고, 특히 젊은 학생들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맑시즘은 많은 단체들의 연대와 지지 속에 열렸다. 예년보다 많은 208개 단체가 후원했다. 민주노총과 노동조합들, 여러 진보·사회·정치·학생 단체가 “맑시즘 개최를 축하”하며 성공적인 토론을 기원했다. 특히 고려대의 여러 학생회와 동아리 등이 행사 개최에 큰 도움을 줬다.
첫날에만 해도 전쟁과 제국주의, 마르크스주의 기본 사상, 투쟁의 역사, 인공지능과 교육, 탈북민의 현실 등 17가지 다양한 주제로 진지한 토론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맑시즘에서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자긍심이 고취됐습니다. 매우 보람찬 하루였어요.”(문지현, 대학생)
“제 스스로가 아직 정치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참가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이해를 못했던 부분들을 좀 더 이해하게 됐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신우황, 기아차 조합원)
“맑시즘에 올해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한 것만큼 좋았어요. 연사들이 중요한 쟁점에 대해 최신 내용들을 알려 줘서 좋았고, 또 청중들이 나와서 말해 주는 내용들이 생생한 사실을 알려 줘서 좋았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이론과 현장 모두를 접할 수 있어서 뜻깊었어요.”(이다예, 대학생)
“그 전에 마르크스주의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었지만 어렵고 막막했는데,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포럼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주제가 다양해서 좋았는데, 짧은 시간에 다루려다 보니 조금 더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생들의 점심, 뒤풀이 등도 있어서 좋고요. 잘 조직돼 있고 민주적으로 운영돼서 배울 게 많습니다.”(정형선, 대학생)
맑시즘2018은 7월 22일까지 고려대학교에서 열린다. 총 77개의 주제로 강연을 하기 때문에 아직 60개의 주제가 남아 있다.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 차려진 책방에서는 신간 마르크스주의 서적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과학 서적을 만나 볼 수 있다.
개막 전체 토론
“진정한 진보를 위해 노동자 투쟁을 전진시킬 혁명적 조직이 중요합니다”
개막 전체 토론에서 연사들은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와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한편, 노동자 투쟁도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문재인 정부가 우클릭 하는 상황에서 이를 잘 폭로하며 투쟁을 전진시킬 혁명적 조직의 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당원이자 영국 대학노조 활동가인 트랜스 여성 로라 마일스는 현재 상황은 “느리게 돌아가는 1930년대와 같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유럽과 미국을 보면 공공연히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밝히는 극우가 준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독일·이탈리아에서는 파시스트나 극우가 정부에 입각하기조차 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우익 포퓰리스트가 준동하고 있고, 이들이 인종차별과 특히 난민들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 제러미 코빈을 지지하며 수십만 명이 노동당에 입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지난주에 도널드 트럼프가 영국을 방문했을 때, 주중인데도 런던에서 25만 명이 모였습니다. 영국 전역 다른 도시들에서 수만 명이 더 모였습니다.
“또, 영국에서는 올해 봄에 대학강사노조가 2주간 파업을 벌였습니다. 4만 명 이상이 참가했고, 14일 동안 갈수록 더 행동 수위가 높아지는 파업을 벌여 승리했습니다. 이 파업을 거치면서 최소 1만 4000명이 노동조합에 새로 가입했습니다. 이들이 가입하면서 노동조합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파업이야말로 노동자들을 한편으로 단결시키면서 차별에 맞서 더 크게 단결할 자신감을 부여합니다. 우리는 이런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최일붕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은 10년째 세계경제의 슬럼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난 2년 사이 서구의 지배계급은 타격을 입고 중도 정치인들은 몰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극화가 격심해져,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졌습니다.”
한국에서 문재인은 공약을 어기며 우클릭을 하고 있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당의 지지 하락이 천대받는 대중에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투쟁 속에서, 특히 노동계급 투쟁 속에서 단호한 투쟁을 준비하고, 노동운동 속의 다른 좌파들과 함께 단결해 싸울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자들이 천대받는 여성 대중이나 성소수자들의 투쟁을 위해서도 싸울 수 있도록, 노동자주의와 경제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김영익 〈노동자 연대〉 기자는 우리는 단지 “표면적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만든 근본 동역학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며 “오늘날 한반도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는 핵심에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간 갈등”이 있다고 짚었다.
물론 당장 미국과 북한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라고 규정하고 무역 전쟁을 벌이며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북·미 협상은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는 당국간 협상에 환상을 갖지 않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제국주의적 경쟁과 갈등이 동아시아의 앞날을 계속 불안하게 하는 한 우리는 반자본주의적·반제국주의적 관점을 분명히 하면서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김하영 노동자연대 조직노동자운동팀장은 노동자 투쟁의 과제를 짚었다.
“문재인의 우클릭은 빠를 뿐 아니라 매우 확고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점점 악화되는 경제 상황 때문입니다. 또, 그의 계급적 기반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 동요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 내 몇몇 인사들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노동자들 역시 이에 맞서서 단호하게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그 잠재력을 보여 줬습니다. 6월 30일 노동자 7만 명 이상이 도심에서 행진 했습니다. 촛불 투쟁 이후 민주노총 조합원이 10퍼센트가 증가했다고 하는데, 이런 새로운 노동자들도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운동 진영에는 약점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너무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했던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노동자 투쟁의 속도를 늦추고, 노동자들이 불만족스럽다는데도 일단 받아들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변혁적 반자본주의 활동가들은 그런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면서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북돋워야 합니다. 이런 투쟁들이 더욱 전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노동운동이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돕고, 그 과정에서 우리들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투쟁하는 노동자들 속에서 그리고 작업장 안에서 소수이지만 단단한 혁명적 조직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