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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이화여대 비정규직:
신규 용역업체의 노조탄압 금지 약속을 얻어내다

[개정판은 이번 투쟁에서 노동자들이 얻은 성과를 보강했다.]

지난 한 달간, 이화여대 청소·경비·시설·주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태가비엠’이 새 건물의 청소용역업체로 선정되는 데 반대해 싸워 왔다. 태가비엠이 고려대 안암병원,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고 임금을 체불하는 등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다.

2월 21일, 이대 당국이 태가비엠과의 용역 계약서에 노동자들의 권리를 일부 보장하는 조항을 넣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하며 투쟁은 종료됐다. 학교 당국은 태가비엠에 소속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나머지 이화여대 노동자들에 비해 저하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태가비엠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1심 판결이 나올경우 퇴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노동자들의 항의에 밀려 일부 양보를 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당분간 학교 당국과 태가비엠이 마음 놓고 설치지는 못하게 만들었다는 데 의의를 두는 분위기다. 간접고용을 내세워 책임 회피를 해 온 학교 당국이 확약서를 쓰도록 만들었다는 것에 자신감이 오른 노동자들도 있다. 이는 본관 점거, 학내 집회 등을 벌이며 김혜숙 총장에게 문제 해결을 요구한 투쟁의 성과다.

다만 투쟁에 열성적으로 참가한 일부 노동자들 사이에선 일주일 가까이 본관 점거 투쟁까지 벌였는데도 태가비엠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부당노동행위 법정 판결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걸 우려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태가비엠의 행보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1라운드가 끝난 겁니다. 앞으로가 중요할 겁니다.”

노동자들은 노조 탄압 업체가 이대에 자리 잡아, 노조를 공격하고 결국엔 노동조건을 지킬 힘도 약해질 것을 우려했다. 태가비엠은 이번 계약으로 건물 한 곳만 담당하지만 앞으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립대학들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인력감축을 추진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학교 당국이 태가비엠 선정을 고집하자, 기존 용역업체 사이에서도 이런 흐름에 맞추려는 분위기도 생겼다. 한 용역업체 소장이 조합원들에게 집회 참석 여부를 캐묻고 노조 탈퇴 압력을 넣는 등 괴롭힘도 심해졌다.

그래서 당장 자신의 용역업체가 바뀌지 않더라도, 많은 조합원들이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집회와 홍보전을 벌였고, 설 연휴 전엔 일주일간 본관을 점거하며 학교 당국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학생들의 지지와 연대도 신속하게 구축됐다. ‘인권’을 입에 달고 다니는 이대 당국과 김혜숙 총장이 노조탄압 업체를 선정한다는 것에 대한 공분이 있었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 노동자연대 이대모임, 사회변혁노동자당 이대분회 등이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입장을 냈고, 방학 중에도 학생들 사이에서 연대를 구축하려 애썼다. 태가비엠 퇴출을 요구하는 서명에도 많은 학생들이 동참했다.

앞으로도 이대 당국과 용역업체들의 행보를 주시하며 학생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가 구축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