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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고객센터 노동자 직접고용 투쟁:
“자회사 말고 전원 직접고용 하라!”

한국전력 고객센터 전화 상담사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한국노총 한국전력 고객센터노동조합은 2월 9일부터 매주 토요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2월 16일과 23일에는 집회 후 청와대로 행진해 직접고용 촉구 서한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노동자들은 2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용역업체 소속이다. 노동자들은 요금안내, 고장접수, 신규접수, 계약해지 등을 상담하며 한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열악한 조건을 감내해 왔다.

백퍼센트 직접고용! 전국에서 모인 한전 고객센터 노동자 600명이 직접고용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보여줬다. ⓒ양효영

원래 한전 고객센터 업무는 직접고용 비정규직이 수행해 왔다. 그러나 2006년 고객센터가 외주화되면서 용역 노동자가 된 것이다.

용역업체 전환 이후, 노동자들의 업무강도와 노동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인력이 줄어든 다른 부서의 업무들도 고객센터 노동자들에게 떠넘겨져 왔기 때문이다.

“밀려드는 고객전화를 응대하기 위해 키보드 위에 올려진 김밥을 먹으며 점심시간에도 전화를 받는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다.” (한국전력고객센터노동조합 성명 중)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발표됐을 때 노동자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비정규직과 파견용역의 설움을 이젠 끝낼 수 있다는 기대에도 부풀었다.

한전에는 고객센터 전화 상담사 노동자들과 비슷한 업무를 하는 창구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대면과 전화 상담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외주화 전에는 함께 일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고객센터 전화 상담사 노동자들은 “한전 조직 내 비교 직군이 있다면, 한전의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정당한 요구를 해 왔다.

그런데 한전은 정규직 전환을 심의하는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시간만 끌다가, 직접고용을 하면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자회사를 강요하고 나섰다. 자회사로 전환할 때만 전원 채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예 한전 간부는 “직접고용은 절대 불가하니, 노조가 실력행사를 해보라”며 노조를 조롱했다.

그런데 한전은 많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정규직 전환 실적이 가장 형편없는 곳 중 하나다. 한전의 파견용역 노동자 8600여 명 중 단 한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2018년 12월 기준)

분노한 노동자들은 “정권과 정책에 따라 언제고 다시 민간의 손에 떠넘겨질 수 있는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다”고 밝히며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한전에게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것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게 “현재의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와 정책 이행을 감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월 23일에는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서 노동자 600명이 모여 기세 좋게 집회를 진행했다.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 반대한다” 등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했다.

"고객센터를 반드시 직접고용으로 들이셔야 합니다" 직접고용 쟁취를 외치며 기세 좋게 청와대로 행진하는 노동자들 ⓒ양효영

집회에서는 “노노 갈등”을 조장하는 한전 사측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전 사측이 은근히 기존 정규직들의 반발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측이 ‘정규직의 반대’를 이유로 정규직화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전력노조가 비정규직의 투쟁을 분명하게 지지해야 한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한전 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지지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곽현희 한국전력 고객센터노동조합 위원장은 집회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돌발 정전이라도 되면 국민들의 불만을 우리가 다 받습니다. 그런데 한전은 너희들은 용역업체니까 최저임금 받으며 그래도 된다 합니다. 상담사들이 이런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도록 정규직화에 반대하지 말아주십시오.”

한전은 간접고용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전원 정규직화 해야 한다.

정규직화 지지합니다 한전KDN 소속 노동자연대 회원도 집회에 참가해 한전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지지했다. ⓒ양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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