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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노동 개악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3월 27일 국회 앞에 민주노총 조합원 1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금속노조 조합원 3000여 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상경한 노동자들은 국회를 에워싸고 노동 개악 반대를 외쳤다.

정부와 여야가 이번 회기 내에 노동 개악 국회 통과를 강행하겠다는 상황이라 노동자들의 분노가 상당했다. 이번 임시국회는 4월 5일에 끝난다.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1만여 노동자들이 모여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철폐, 제주영리병원저지, 산업정책 일방강행 저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이틀 전 문재인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개악안 국회 통과를 주문했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쟁의행위·단체교섭권 개악도 이달 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합의가 안 되면 그냥 국회로 넘기겠다며 ‘사회적 합의’에 연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 준 것이다.

이재갑은 “노동계가 요구하는 단결권 조항만 정리해서 비준한다면 굳이 사회적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며 경사노위가 노동 개악 추진 기구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 줬다.

그래서 민주노총 양동규 부위원장은 “경사노위를 들러리 삼아 국회 주연으로 벌어지는 노동 개악은 1997년 정리해고제 개악 이래 최악의 노동개악”이라고 규탄했다.

민주일반연맹 이양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우리 조합원들은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문제, 자회사와 민간위탁 강요, 직무급제 도입에 맞서 싸우고 있다. 최저임금 개악, 탄력근로제 개악, 노조법 개악을 사회적 대화라는 명분 하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행 처리하려 한다.”

사전집회들에서는 노동자 투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7일 오후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열린 ‘노동배제·재벌퍼주기 정부 산업정책 규탄! 노동개악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 ⓒ이미진
자회사 반대·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15일째 파업을 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고객센터 노동자들 ⓒ이미진

“1월 31일 산업은행은 일방적으로 매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조선 노동자 전체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겪고 길거리로 쫓겨났습니다. 정부 정책 때문입니다. 우리 노동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런데 모든 고통을 우리가 떠안고 있습니다. 반드시 매각을 막아내야 합니다. 문재인 장부가 현대 재벌에 대우 조선을 통째로 갖다 바치려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에 맞서 한판 떠야 합니다.”(금속노조 사전집회, 대우조선 신상기 지회장)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려 왔습니다. 우리는 차별 받지 않고 존중받고 싶습니다. 처우 개선에나 집중하라는데 적선하는 것입니까? 자회사로 가서는 해결 안 됩니다. 직접고용해야 합니다.”(민주일반연맹 사전집회, 15일째 파업 중인 공공연대노조 김미영 한국자산관리공사 고객센터 분회장)

LG화학 노동자들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의 각 지회 간부 등 400여 명은 LG그룹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는 ILO협약 비준과 교사·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사전집회를 열었다.

사전 집회가 끝난 후 노동자들은 한 자리에 모여 노동개악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문재인 집권 2년 만에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에 맞서야 한다는 것을 갈수록 분명하게 깨닫고 있음을 보여 줬다.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노동 개악 통과를 막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연단의 지도부 발언에 상당히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노동자들은 어떻게 싸워 개악을 저지해야 하는가 하는 답을 듣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하며 노동 개악, 노동기본권 공격에 맞서 단호하게 총파업 총력 투쟁을 벌이자고 했지만, 구체적인 투쟁 지침은 발표하지 않았다.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은 금속노조 중집 결정에 따라 총파업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중집은 하루 전날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노동법 개악안’이 국회에 상정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4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개악안이 통과될 것이 유력한 지금, 노동법 개악안 상정 시까지 파업을 미룬다면, 당면한 노동개악을 막기에 한참 부족하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지침을 시급히 내려야 한다.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1만여 노동자들이 모여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철폐, 제주영리병원저지, 산업정책 일방강행 저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1만 여 노동자들이 노동법 개악 중단을 요구하며 국회 앞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1만여 노동자들이 모여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철폐, 제주영리병원저지, 산업정책 일방강행 저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27일 오후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열린 ‘노동배제·재벌퍼주기 정부 산업정책 규탄! 노동개악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 ⓒ이미진
27일 오후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열린 ‘민간위탁·직무급제 폐지! 비정규직 철폐!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결의대회’ ⓒ이미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기본권 보장! 공무원·교사 결의대회’ ⓒ박혜신
2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1만여 노동자들이 모여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철폐, 제주영리병원저지, 산업정책 일방강행 저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1만 여 노동자들이 노동법 개악 중단을 요구하며 국회 앞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