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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
경사노위 재론 없이 투쟁 결의

민주노총이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동개악 저지 총력 투쟁을 결정했다. 경사노위 참여는 재론되지 않았다.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4월 노동개악 저지 총력 투쟁,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ILO 협약 비준) 등을 담은 2019년 사업계획(과 예산안), 총력 투쟁 결의문 등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개악, 최저임금 추가 개악, 파업권 약화를 담은 노조법 개악에 맞서 총력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진

안건 토론에서는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가 각각 투쟁 계획을 좀 더 보강하자는 의견만이 나왔고, 올해 사업계획에 추가됐다. 항간에 돌던 경사노위 참여 재론 수정안은 나오지 않았다.

1월 28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파와 반대파가 정세와 투쟁 전망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처럼 분위가 달라진 것은 정기대의원대회 이후 문재인 정부와 여야 모두가 각종 노동개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와 노조법 등에서 개악안의 산실이 되고 있다.

문재인이 직접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개악을 채근했고, 민주당이 개악의 선봉에 서 있다. 이 시도가 일단 멈춘 것은 한국당이 정부안보다 더한 개악안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황은 만만치 않고, 대화가 아니라 더 강력한 대정부 투쟁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탄력근로제 개악안의 4월 5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없어진 어제 오후까지도 민주노총이 국회 앞에서 물리적 투쟁을 벌여야 했던 까닭이다.

이처럼 경사노위 참여와 노동개악 저지 투쟁을 병행한다는 것이 현실에서는 모순되는 것임이 1월 28일 대대 이후 갈수록 확인돼 왔다. 결국 지난해 말부터 좌파가 주장한 게 완전히 옳았음이 현실과 실천 속에서 입증된 것이다.

경사노위 참여를 추진했던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오늘 대대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4월 임시국회에선 더욱 악화된 내용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경사노위 재논의보다는 투쟁 결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동개악이 강력히 추진되고 경사노위가 그것의 들러리임이 조합원 다수의 눈에 명백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경사노위 참여 재론을 ‘지금’ 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좌파의 주장을 부득이하게 차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경사노위 재논의 여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늘 확정된 사업계획의 설명에서는 ‘사회보험’ 문제 등에서는 노사정 교섭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올해 민주노총의 하반기 중점 사업은 사회대개혁 투쟁인데,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개입해야 하므로 사회적 대화와 투쟁을 병행한다는 식으로 경사노위 참여론이 재론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정부와 주류 정당들의 압도적인 관심사는 노동개악의 관철에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 지표들 때문에 사용자들도 단결하고 있다. 이들에게 잘 보이려 노동개악에 앞장선 민주당이 한국당의 압박을 그저 무시할 리도 없다.

그러나 반대편 그림도 봐야 한다. 3년 사이 민주노총 조합원이 증가해 “100만 민주노총 시대를 열었다”고 선언한 것에서도 현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이 드러난다. 젊은 조합원,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늘었고 투쟁도 늘었다. 특히 문재인의 “노동 존중” 약속 배신에 대한 항의가 늘고 있다. 4·3 재선거 결과는 대중이 ‘배신자’ 민주당에게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배계급은 다른 쟁점들에서는 분열해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존중 약속을 배신하고 노동개악을 강행하는 문재인 비판을 삼가지 않아야 투쟁에 대한 지지와 동력을 더 잘 모아 낼 수 있다. “민주노총이 변화의 잠재력을 믿으며 관성을 극복하고 대담한 투쟁에 나선다면, 노동개악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오늘 좌파 노동단체들은 이런 주장이 담긴 성명서(민주노총 대의원 136명, 현장 활동가 711명이 연서명해 발표)를 배포하며 투쟁 결의를 호소했다.

오늘 민주노총 임시대대가 대화보다 투쟁에 방점을 찍는 결의를 한 것은 좋은 일이다. 이 결의가 계속 빛을 발하려면 주력 노조인 금속, 공공 등에서 현재보다 더 대담한 수준으로 조합원들을 동원하는 투쟁이 조직돼야 한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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