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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약속 파기에 항의해:
파업에 나서는 공공 비정규직 노동자들

7월 3~5일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철폐’ 공동 파업에 들어간다. 이 파업에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것을 비롯해 지자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동참할 계획이다.

지난 2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숱하게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할 만큼 했다’며 요지부동이었다. 정부는 재정은 늘리지 않고 생색만 내려 했다. 지지부진한 정규직화, 자회사 전환 강요, 열악한 처우 강요 등 온갖 문제들이 벌어졌다.

게다가 올해 시행 예정이던 민간위탁 분야 정규직화는 아예 통째로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될 판이다. 정부는 ‘민간의 전문성 활용’, ‘효율성’ 운운하면서 민간위탁 필요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비용 절감과 민간위탁 유지라는 사용자들의 이익을 지켜 주기 위한 것일 뿐이다.

정부는 이전 정부 때부터 싸워서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해 온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는 개선을 요구하지 말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다는 이유다. 해 준 것도 없으면서 도리어 큰소리니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별 기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문제라는 점이 분명해짐에 따라, 노동자들은 각자 싸워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공동으로 싸우자는 분위기가 커져 온 이유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 개악 추진도 노동자들의 불만을 키운 요인이다. 누더기가 된 주52시간제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최저임금 추가 개악, 파업권 약화를 노리는 노조법 개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 악화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촛불청구서

파업이 가시화되자 정부는 파업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요구를 “한꺼번에 모두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노동자들이 이기적이라고 탓한다.

우파들은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항의가 급격히 느는 것에 매우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황교안은 “문재인 정권이 민주노총의 촛불청구서에 발목이 잡혀 노동개혁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무능을 비난했다. “결국 노동개혁은 한국당이 책임지고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야 모두 서로 권력 투쟁에서는 이전투구를 하면서도 노동 개악 추진에는 언제든 앞장서고 공조할 태세가 돼 있는 것이다.

‘고용은 안정됐으니 처우 개선은 나중에 하자’는 말도 온전한 사실이 아니다. 온갖 이유로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수많은 노동자들이 잘려 나갔다.

그러나 정부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노동자들이 여전히 열악한 처우를 감수해야 하는가. 그간 정부는 세금 걷은 만큼도 지출하지 않는 인색한 재정 운영을 해 왔다. 걷어 들인 세금만으로도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정부는 대우조선은 수조 원을 퍼부어 살려서 현대중공업 재벌에게 넘겨주면서, 노동자들이 좀 더 나은 삶을 바라며 정부의 재정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비난한다. 문재인 정부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이만큼 잘 보여 주는 것 사례도 별로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경제 성장률조차 하락하는 상황에서 노동 개악과 임금 억제를 노골적으로 강행하려 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들을 구속한 것은 노동개악 추진에 걸림돌이 될 노동자 투쟁을 억누르려는 시도이다.

정부의 배신과 공세에 파업 공조로 맞선다 2018년 10월 27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 ⓒ조승진

이처럼 정부와 사용자들의 공세가 시작된 상황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 파업이 진행된다.

7월 3일 노동자 수만 명이 서울에 모여 집회를 하고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치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대규모 행동은 정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서 만들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정부 투쟁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7월 파업을 실질화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후퇴와 배신, 공격에 분노하는 다른 부문의 노동자와 청년, 학생들이 이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야 한다.

정부 여당은 민주노총이 ‘합법적으로 대화할 공간’을 거부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대화’하자고 불러서 ‘답정너’ 식으로 개악 들러리를 강요하다가 급기야 자신들이 대화 상대로 꼽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한 문재인 정부야말로 친사용자 정부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이런 정부와 기만적인 대화를 하는 것에 민주노총 지도자들은 더는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모아 내 정부에 항의하는 정치적 투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 활동가들도 능동적으로 그런 과제들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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