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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현장:
“자화자찬 정규직 전환율 사기치지 마라”

“문재인 정부는 답하라!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제로가 되었는가? 최저임금 1만 원은 실현되었는가? 우리는 오늘 일손을 놓고 이곳에 왔다. 진짜 사장 정부가 피한다면 우리의 선택은 투쟁이다.”

민주일반연맹 소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루 파업에 나섰다. 파업 노동자 3000여 명은 6월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다. 숨 막히는 더위에도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자리를 지킨 노동자들은 연단 발언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호응했다.

민주일반연맹의 총파업 깃발과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의 깃발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이미진
3000여 명이 모인 민주일반연맹 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집회는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정규직화 정책에 분노한 노동자들의 성토 대회였다.

민간위탁 노동자, 자회사 전환 노동자, 무기계약직 전환 공무직 노동자들 모두 바뀌지 않은 현실에 분노했다.

정부가 ‘필수’ 노동자라고 추켜세웠지만, 정규직 전환은커녕 여전히 고용불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는 노인생활지원사가 연단에 올랐다.

“1년 계약직으로 매년 12월이 되면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에 떨어야 한다”면서 “퇴근 후에도 휴일없이 이용자를 응대하며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는 현실을 폭로했다. 또 “노동자들은 위치추적이 되는 앱을 사용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고 분노했다.

한국중부발전의 자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노동자는 “이것이 무슨 정규직 전환이냐, 정부의 거짓과 기만을 알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료 노동자들은 “허수아비 자회사 반대한다”, “정규직다운 정규직화는 직접고용”이라는 팻말을 들고 함께했다.

“자회사로 전환되면서 정규직에 버금가는 처우를 해 주겠다는 약속을 믿었는데, 기대와 설렘은 곧 좌절과 분노로 바뀌었다. 자회사는 용역보다 못한 형태로 운영됐다. 우리는 여전히 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오히려 “운이 좋아 공기업의 정규직된 사람이라는 따가운 눈총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자회사가 아닌,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동자들 ⓒ이미진

무기계약직 공무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현실도 마찬가지였다. “공무직 되며 달라진 것은 이름뿐 차별은 그대로”라고 분노했다.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4년 전 중앙행정기관의 기간제 노동자들은 공무직으로 전환되면서 꿈같은 희망을 품었다. 고용 안정이 되면 처우, 근로조건도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4년 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족수당, 명절상여급, 성과급 등 여전히 차별을 당하고 있다면서,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차별은 있어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노동부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지난달 월급이 185만 원에 불과했다”며 고용 안정해 준답시고, 최저임금 강요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직무급제는 평생 저임금 제도”라며 단일 호봉제를 요구하는 노동자들 ⓒ이미진

정부의 직무급제 도입에 대한 규탄과 팻말들도 눈에 띄었다.

지자체분과의 한 노동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자고 했더니, 이제 공무직 간에서도 차별을 논의하자고 한다”면서 노동자 등급 매기는 직무급제 도입에 반대했다.

이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공공기관 임금체계를 직무급제로 개편하는 사회적 대화를 시작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무급제가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을 고착시켰다”며 규탄하는데, 정부는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답시고 직무급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자화자찬 정규직 전환율 사기치지 마라”, “직무급제 반대한다” 구호를 외치며 기재부를 향해 행진하고, 기세 좋게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뜨거운 날씨에도 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자들 ⓒ이미진
뜨거운 날씨에도 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자들 ⓒ이미진
뜨거운 날씨에도 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자들 ⓒ이미진
뜨거운 날씨에도 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자들 ⓒ이미진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경찰이 집회 곳곳에 설치해 둔 펜스를 노동자들이 기세좋게 뜯어내고 있다 ⓒ이미진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하라”는 <노동자 연대> 신문에 투쟁으로 화답했다 ⓒ나유정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기재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기재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