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전국노동자대회:
정부의 방해에도 성공적으로 집회와 행진을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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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은 7.3 전국노동자대회가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집단행위”였다면서 “단호한 법적 조치”를 운운했다.
정부는 집회 전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집회 금지 통보를 했고, 김부겸 국무총리가 직접 민주노총에 찾아가 집회 취소 압력을 넣었다. 집회 당일에도 차벽과 경찰 병력을 동원해 집회를 원천 봉쇄하려 했다. 지하철은 종로3가 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광화문, 시청 등 서울 주요 도심에 경찰 병력이 깔렸다. 집회 내내 해산 명령을 내리며 방해한 경찰은 특수본을 편성해 대대적으로 주최 측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근거로 민주노총의 집회를 비난하지만 이건 위선이다. 방역지침을 지키며 야외에서 하는 집회는 밀폐된 작업장, 부대끼는 출근길과 퇴근길 지하철보다 위험하지 않다.
이미 정부는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 등에는 수천 명씩 참가할 수 있도록 방역을 완화해 왔다.
4월 재보선 선거 때 주류 정당 후보들이 인파를 몰고 다니며 선거운동 할 때는 아무 말도 안 하더니 노동자 집회에는 엄정 대응 운운하는 것도 위선이다. 방역을 구실로 정부 비판적인 목소리에만 재갈을 물리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압박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7.3 전국노동자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 8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성공적으로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오랜만에 전국의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재인 정부에 항의를 했다. 경찰의 방해가 없었으면 훨씬 많은 노동자들이 모였을 것이다. 노동자들은 정부를 향해 중대재해 근본 대책 마련, 노동법 전면 개정, 최저임금 대폭 인상, 구조조정 저지 등 구호를 외쳤다.
애초 집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여의도로 가는 모든 진입로에서 검문을 하고 여의대로에 차벽을 설치해 노동자들의 집회 참가를 막았다. 노동자들은 삼삼오오 종로3가역으로 모인 후 도로로 진출해 순식간에 수천 명이 대열을 이뤘다. 민주노총은 그 자리에서 임시 무대를 만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대열에는 건설노조, 학교비정규직 노조, 마트노조, 공공 비정규직 노조들이 많이 참가했고, 3차 파업에 돌입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 대열도 눈에 띄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에서 밝혔듯이 “대통령과 정부가 약속했던 것만이라도 지켰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공정한 노동 전환’ 등 노동계 지도자들을 대화에 끌어들이려 하면서도, 실제로는 친기업적 행보를 강화하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1월 누더기 중대재해법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이 중대재해법을 더 후퇴시킬 시행령을 추진하고 있다. 법 제정 이후에도 산재 사망과 시민 재해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주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법령을 추진하면서 노동자들 집회가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며 비난하는 건 지독한 위선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도 최대한 억제하려 한다.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 측의 편을 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생계가 더 어려워진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자회사나 무기계약직 전환 후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도 무시하고 있다. 전환조차 배제된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외침에도 답이 없다.
이 때문에 집회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무시와 약속 위반에 대한 성토가 많았다. 발언자들이 투쟁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마다 대열에서도 박수와 호응이 이어졌다. 노동자들의 분위기는 활력이 있었다. 비를 맞으면서도 집회 집중도가 높았다.
짧은 집회 후 노동자들은 세운상가 쪽으로 행진해 집회를 마무리했다.
얼마 전 택배 노동자들이 투쟁에서 보여 줬듯이 정부와 사측에게서 양보를 얻어 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오늘 전국노동자대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정부의 방해에도 성공적으로 집회와 행진을 벌인 것에 노동자들은 고무돼 보였다. 이번 전국노동자대회는 노동자들 사이에 투쟁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