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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12월 29일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울산 집회:
새해에도 팔레스타인 연대는 계속된다

12월 29일 오후 제66차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주최한 66번째 서울 집회가 열렸다.

팔연사는, 12월 7일 이후 매주 토요일에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윤석열 퇴진 집회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기존의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 오후 2시에 집회를 열고 있다.

오랜만에 포근해진 날씨에 거리에는 평소보다 행인이 많았고 언제나처럼 거리를 지나던 내외국인들이 발길을 멈추고 집회와 행진에 동참했다. 밝은 얼굴로 휴대전화를 들어 영상을 찍거나 손을 흔들며 환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행진한 인사동에서는 각각 프랑스와 알제리 출신의 외국인 두 명이 대열을 크게 반기며 행진에 함께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하루 전 광화문 앞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만난 내외국인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팔연사 활동가들은 앞서 토요일 오후 동안 퇴진 집회 참가자들에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퇴진 집회가 커지고 윤석열을 비호하던 국무총리 한덕수도 탄핵당하는 등 운동이 조금씩 전진하자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 이후 긴장하던 외국인 참가자들의 표정도 많이 밝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집트 군부의 탄압을 피해 한국으로 온 난민들의 난민 지위 인정을 위한 캠페인 부스에도 많은 사람들이 들러 지지를 보냈다.

12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제66차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 집회·행진에서(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 학생 무함마드 까리우티,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 시리아 출신 압둘 와합 아가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은 이 와중에도 팔레스타인 연대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계엄 내란 비상 시기에도 이 자리를 지키며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고 윤석열 퇴진 광장에서도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알리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윤지영 연구원은 11월부터 벌인 레바논 피란민 긴급 식사 지원 모금 운동에 대해 참가자들에게 보고해 주기도 했다.

“모금은 11월부터 약 한 달 반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11월 26일 휴전을 한 후에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던 피난민 100여 가구에 세 번의 식사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한 끼 한 끼를 걱정해야 했던 피란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나눔의 손길을 이어 준 노동자연대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교사들’ 소속 선생님들, 직접 만든 아랍 전통 음식으로 모금을 했던 ‘얄라 연세’ 학생들, 전쟁터의 형제 자매들을 위해 어려운 살림을 쪼개 보탰던 난민과 이주민 분들, 여러 차례 모금에 동참했던 분들, 그 밖에 다른 모든 분들께 정말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2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제66차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 집회·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오후 제66차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 집회·행진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폭격했던 지난 9월 말부터 피란민들에게 직접 요리한 음식을 전달했던 자이투나 나눔문화 학교의 자이납 교장과 교사들은 이제 학교를 다시 열고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자이납 교장은 저에게 ‘한국 시민들의 도움 덕분에 전쟁의 고통을 견뎌낼 수 있었고, 이제는 나와 교사들이 다시 이 작은 학교를 잘 지켜내서 아이들을 팔레스타인의 희망으로 키워내겠다’며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지나간 자리에는 폐허와 학살의 흔적만이 남지만 우리의 연대 뒤에는 어린 올리브 나무와 같은 아이들이 자라나고 팔레스타인의 해방이 커 나가고 있습니다. 더디더라도 끈질기게 갑시다. 될 때까지 모입시다. 그리고 함께여서 고맙습니다.”

감동적인 연설에 중간중간 여러 차례 박수가 나왔다.

12월 29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최근 50여 년에 걸친 독재가 종식된 시리아 출신 압둘 와합 아가 씨도 참가해 연대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시리아 난민 구호 단체 헬프시리아의 대표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이 마침내 무너지고 정말 많은 시리아인들이 정말 너무나도 기뻐하고 있습니다.

“50년 간의 독재와 13년 동안 이어진 학살, 강제 이주와 난민의 고통, 그리고 어린이들의 죽음 끝에 마침내 시리아인들은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우리가 이 기쁨을 완전히 누리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시온주의 이스라엘 국가는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자마자 시리아의 모든 군사 시설을 표적 삼고 대부분을 파괴하는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시리아의 불안정한 상황을 이용해서 시리아 영토를 침범하고 남부 지역을 점령해 그곳의 주민들을 강제로 내쫓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레바논과 시리아, 요르단 등 이스라엘로부터 억압받고 있는 모든 민중과 연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팔레스타인들의 고통을 정말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그 언어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강대국들 또한 강력히 규탄해야 합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또한 한국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 학생 무함마드 까리우티는 팔연사와 집회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늘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해서 여러분들이 이렇게 모이신 것과 또 그동안 해오신 모든 활동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진실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그들을 집에서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살해하고 쫓아냈고 우리의 땅을 강압적으로 점거했으며, 병원과 학교, 아이들과 가족들이 피란해 있는 천막을 폭격했고, 그에 멈추지 않고 언론인들까지 살해했습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성장하고, 또 그 안에서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이 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12월 29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오후 집회를 마친 후 재한 이집트인들이 차량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사회를 맡은 김지윤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며칠 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의 마지막 병원을 공격해 의료진을 반나체로 줄지어 끌고 간 사건을 규탄하며, 당시 카말 아드완 병원에 있던 의료진 왈리드 알 부디의 음성을 참가자들에게 들려줬다.

“우리는 지금 모두 병원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 앞뜰로 모두 집결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안녕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운명이 허락한다면, 다시 여러분께 돌아와서 여러분과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더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형제, 카말 아드완의 간호사 왈리드 알 부디.”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이스라엘은 가자 학살 멈춰라!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멈춰라!”

사회자는 팔레스타인인들이 해방을 쟁취할 때까지 우리의 연대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밝히며 새해에도 연대 운동을 이어가자고 호소했다.

이어서 사회자는, 이스라엘의 최대 후원자인 미국의 신임 대통령 트럼프가 취임하기 하루 전인 1월 19일에 한국에서도 ‘집중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릴 것이라고 알렸다.

“2024년 한 해 동안 우리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결코 팔레스타인 연대의 걸음을 멈추지 않아 왔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존엄과 자유, 독립과 해방을 위해서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울려 퍼진 트럼프 규탄 행동의 일부로서 새해에도 변함없는 연대의 목소리와 의지를 모으는 이 자리에 여기 계신 모든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시기를 호소드립니다.”

2025년에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연대하는 목소리는 계속될 것이다.

12월 29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을 지지하며 영상을 찍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2월 29일 오후 재한 이집트 차량 행진에서 아이들이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고 있다 ⓒ조승진

울산

오후 2시 파스쿠찌 울산삼산점 앞에서 2024년 마지막 울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도 한국인·인도네시아인·방글라데시인 등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시민들과 유학생들이 팔레스타인 연대의 한마음으로 모였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울산 집회 참가자들이 삼산동 번화가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안우춘

이날 집회를 위해 대구에서 온 파리하 영남대 교수의 연설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 한 주는 끔찍했습니다. 아이들이 폭격당하고, 피란민들이 얼어 죽고, 언론인들이 잔혹하게 살해됐습니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최후까지 운영되던 병원이 무너졌습니다.

“무고한 생명을 빼앗는 이 전쟁을, 그리고 거기서 돈벌이를 하는 행태를 반드시 멈추게 해야 합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이 아니지만, 우리의 시위와 운동은 해방에 일조할 것입니다.”

파리하 교수의 절절한 발언에 길을 가던 모로코인이 집회에 동참했다. 그 사람은 일행이 가던 길을 가자고 재촉하는데도 한동안 자리를 지키며 함께 구호를 외치고 연설을 들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 권준모 씨는 얼마 전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소개한 ‘가자지구에서 온 메시지’를 상기시키며 연대와 저항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 메시지는] 한국 시위를 보며 팔레스타인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정의와 자유를 요구하는 전 세계 운동의 일부임을 알게 되기에 크나큰 힘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크나큰 힘을 주고 있고 이스라엘을 고립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후 울산 삼산동 번화가 일대를 누비며 행진했다. 대열은 추운 날씨에도 도심에 나온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이 많았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1월 19일(일) 서울에서 열리는 ‘집중 행동의 날’ 집회·행진에 함께 가자고 다짐하며 이날 집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2025년 첫 울산 집회는 1월 12일(일) 오후 2시에 같은 장소(파스쿠찌 울산삼산점 앞, 남구 삼산동 1571-10)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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