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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대학 등록금 인상, 무엇이 문제인가?

여러 사립대학이 2년 연속 등록금을 인상했다. 내국인 학생 등록금은 2.5~3.19퍼센트, 등록금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정원 외 유학생의 등록금은 5~9퍼센트나 올랐다.

2년 연속 등록금이 인상되면서 가뜩이나 주거난과 생활비 압박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올해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시한 등록금 인상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6퍼센트가 등록금 인하를, 19.7퍼센트가 동결을 원한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건국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에서는 방학 중에도 학내 집회와 시위 등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행동이 벌어졌다. 이런 항의가 더 커지고 여러 대학으로 확산돼야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생활고

2025년 기준 한국의 연간 대학 등록금은 국공립대 약 424만 원, 사립대 800만 원으로 이미 매우 비싸다. 15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됐음에도 OECD 회원국 중 한국의 등록금은 국공립대 6위, 사립대 5위에 달한다.

높은 대학 등록금은 노동계급 등 서민층 가정에게 큰 부담이다. 2022~2024년에 물가 인상에 비해 임금은 오르지 않아 실질임금은 감소했다. 사립대 등록금은 중산층 가구 소득의 20퍼센트에 달한다(2024년 기준 중위소득은 약 3,932만 원).

게다가 대학 교육비 부담은 등록금에서 끝나지 않는다. 주거비와 생활비도 계속 오르고 있다. 2024년 학자금 대출 의존도는 9년 만에 최고치였고, 학자금 대출 체납률은 17.3퍼센트로 12년 만에 최고치였다. 대학생들의 생활비 대출은 계속 늘고 있다.

대학 당국은 학생 호주머니 털지 말고 적립금부터 써라

사립대들은 등록금이 장기간 동결돼 돈이 없다고 하지만, 그동안에도 대학 적립금은 꾸준히 차곡차곡 쌓여 왔다.

2024년 기준 전국 사립대가 보유한 적립금은 무려 11조 5,644억 원이다. 2024년 전체 사립대학 3곳 중 2곳에서 적립금이 증가했다. 연세대 365억, 고려대 342억, 홍익대 334억, 한양대 317억, 이화여대 204억 등 적립금이 100억 원 이상 늘어난 사립대가 17개교에 이른다.

그런데도 이 부자 대학들은 2025년 등록금을 5퍼센트 가까이 인상했다.

사립대학은 적립금을 함부로 쓸 수 없다고 변명하지만,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에 따르면 적립금 사용 용도를 변경해 교육 환경 개선에 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2011년 이화여대는 학생들의 압박을 받아 2011년 건축적립금 500억 원, 기타적립금 850억 원을 장학금으로 전환한 바 있다.

대학은 우는소리 하지 말고 적립금을 교육비로 써야 한다.

등록금 규제 빗장 푼 이재명 정부

이재명 정부는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던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2027년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등록금 인상 규제의 빗장을 풀어 줬다. 올해 교육부는 공문에서 등록금 인상을 자제하라는 문장을 아예 빼 버렸다.

2024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총선 공약으로 국립대와 전문대 무상 등록금, 사립대 반값 등록금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집권하더니 오히려 등록금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2030 청년들을 ‘빛의 혁명’의 주역이라고 칭송해 놓고는 청년·학생들의 생활고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역대 한국 정부는 고등교육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최소화하고, 고등교육을 시장에 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국공립대학 비율은 매우 낮고 80퍼센트 넘는 대학생들이 사립대학에 다니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대학 교육 재정의 등록금 의존도도 높다.

이재명 정부는 그런 구조를 바꾸기는커녕 이어 가고 있다.

돈이 없는 게 아니다. 올해 국방비는 2019년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해 65조 8,442억 원이나 된다(증가율 7.5퍼센트). 정부가 도입하려는 핵잠수함은 1척을 건조하는 데 3조 원이 든다. 이 돈이면 사립대 학생 4명 중 1명에게 1년 등록금을 전액 지원할 수 있다.

정부 규제 완화 기조와 대학들의 적극적 인상 의지를 보면 내년에도 등록금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 등록금을 더 올리려고 안달이 나 있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하는 제도를 아예 없애겠다며 헌법소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속에 사립대학들이 동시다발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만큼, 여러 대학에서 항의 행동이 일어나야 한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 당국들에 맞서 싸울 뿐 아니라, 정부에게 교육 재정 확충을 요구하며 투쟁해야 한다.

정부 규제 완화와 대학들의 인상 의지를 보면 앞으로도 계속 등록금이 인상될 수 있다

과거 등록금 투쟁에서 배우기

2000년 여러 사립대학이 2년간 동결됐던 등록금을 가파르게 올리려 하자 등록금 투쟁이 불붙었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국공립대 등록금 자율화 조처는 등록금 인상 허용의 신호탄이 됐다. IMF 경제공황 여파로 물가 폭등과 취업난이 겹쳐 생활고가 누적되던 시기였다.

2월에 각 대학 당국과 총학생회가 협상했지만 별 성과 없이 등록금 고지서가 발부됐다. 개강 후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투쟁이 본격화됐다. 여러 대학에서 등록금 납부 거부와 학내 집회가 벌어졌다.

여러 대학에서 벌어진 점거 투쟁이 결정적 구실을 했다. 2000년 3월 22일에 시작된 경희대 본관 점거 투쟁은 학사 운영을 일주일 넘게 마비시켰다. 다른 대학 학생들은 “우리도 경희대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서울시립대·한양대·동국대·중앙대 등 13개 대학으로 본관 점거 운동이 확산됐다.

커다란 압력을 받은 정부는 등록금 인상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대학 내 편의 시설을 확대하겠다는 교육 복지 대책을 내놓았다. 대학들도 인상률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2011년에 분출한 반값등록금 운동도 살펴볼 만하다. 그것은 여러 대학 학생들이 힘을 모아 정부에 맞서 투쟁하면 정부의 교육 지원 확대를 쟁취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2011년 2월 말부터 각 대학에서 개강 후 학생총회, 수업 거부, 점거 농성 등이 이어졌다. 당시 여러 대학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가 학생들에게 영감을 줬다.

이렇게 각 대학에서 투쟁이 활발해진 분위기 속에서 6월 거리에서 반값등록금 운동이 분출했다. 6월 초 수백 명 규모로 시작된 서울 도심 반값등록금 촛불 시위는 며칠 만에 2만 명 이상으로 껑충 불어났다.

반값등록금 운동의 성과로 서울시립대에서는 2012년 1학기부터 등록금이 절반으로 인하됐다. 등록금 부담을 일부 덜어 주고 대학의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는 국가 장학금 제도가 그때 도입됐다.

이런 투쟁의 경험은 학생들이 단결해 싸우면 등록금 인상을 막아 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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