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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극우 최일붕 글 모음 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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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의 포스트모더니즘 비판과 그 한계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신좌파 다원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에 대한 비판적 서평

아래 글은 요약본이다. 이 글의 전문(全文)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1. 들어가며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은 이제 새로운 주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이미 한 시대의 패배와 혼란을 배경으로 등장했고, 오늘날에는 그 전성기가 지난 사조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이 남긴 파편화된 현실 감각, 보편성에 대한 불신, 자유주의적 형태의 정체성 정치와 국가주의적 반발의 뒤엉킴은 여전히 좌파의 실천을 규정한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어떤 비판이 해방적이고 어떤 비판이 반동적인지를 가려 내는 일이다.

전국노동자정치협회가 2026년에 펴낸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신좌파 다원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은 이 점에서 중요한 사례다. 이 책은 포스트모더니즘과 신좌파, 정체성 정치, 트로츠키주의를 한데 묶어 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 도구로 규정하면서, 옛 소련과 북한 체제를 사실상 ‘현실 사회주의’로 옹호한다. 그 결과 이 책의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은 해방적 마르크스주의의 비판이라기보다, 스탈린주의적 반포스트모더니즘의 전형을 보여 준다.

이 글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포스트모더니즘 비판과, 여성 차별·성소수자 차별·인종차별·정체성 정치에 대한 여러 마르크스주의 문헌들을 준거로 삼아 노정협의 책을 검토한다. 쟁점은 간단하다. 차이와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자본주의 총체성과 노동계급의 집단적 힘의 문제로 다시 연결할 것인가, 아니면 총체성과 보편성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국가주의와 관료 지배를 복권할 것인가. 노정협의 책은 후자의 길로 기운다.

2. 서평 대상 도서의 성격

노정협의 책은 단순한 이론적 비평서가 아니다. 그것은 포스트구조주의, 포스트마르크스주의, 자유주의적 정체성 정치, NGO화된 운동, 탈민족주의, 트로츠키주의를 하나의 적대적 진영으로 묶고, 그 반대편에 계급, 민족, 국가, 권력, 혁명, 국유화의 언어를 세우는 정치적 선전 문서다. 그래서 이 책의 핵심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얼마나 정밀하게 분석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정치적 전선을 만들고 누구를 그 바깥으로 몰아내느냐에 있다.

문제는 이 책이 지나치게 넓은 적대 범주를 구성한다는 데 있다. 푸코의 권력 분석, 데리다의 재현 비판, 라클라우와 무페의 헤게모니론, 자유주의적 다양성 정치, 차별받는 집단의 자체조직, 트로츠키주의 전통이 모두 곧장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이렇게 되면 비판의 정밀함은 사라지고, 서로 다른 이론적·정치적 논점들은 ‘계급 부정’ 또는 ‘제국주의 동조’라는 낙인 아래 뭉개진다.

3. 방법 문제: 역사유물론 대 음모론

노정협 책의 가장 근본적인 약점은 방법론에 있다. 이 책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왜 오랫동안 지식인들과 활동가들에게 설득력을 가졌는지 역사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대신 CIA, 문화자유회의, 각종 재단과 기금이 포스트모더니즘과 정체성 정치를 퍼뜨렸다는 서사에 기대어 사상사의 핵심을 설명하려 한다.

물론 냉전기 자유주의 진영이 문화 전선에서 개입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왜 특정 사상이 공명을 얻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부상은 1968년 운동의 패배, 노동운동의 후퇴, 옛 동구권 체제에 대한 환멸, 대학과 문화산업의 재편, 신중간계급의 확대 같은 역사적 조건과 연결해 설명돼야 한다. 바로 이런 조건 속에서 정체성은 변혁의 디딤돌이기보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 시작했고, 평등권 운동과 민족 해방 운동, 노동계급 투쟁의 후퇴가 남긴 공백을 특정 형태의 정체성 정치가 메우게 됐다.

음모론의 또 다른 문제는 정치적 책임을 외부 조종자의 문제로 바꿔 버린다는 데 있다. 왜 자유주의적 형태의 정체성 정치가 기업과 국가에 포섭되기 쉬운지, 왜 차별 반대 요구가 계급과 분리되기 쉬웠는지, 왜 일부 지식인들이 보편성 자체를 의심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려면 사회적 관계와 패배의 경험을 분석해야 한다. 외부 조종설은 이런 분석을 회피하게 만든다.

4.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적 포스트모더니즘 비판

캘리니코스의 강점은 포스트모더니즘을 하나의 단일한 적으로 다루지 않는 데 있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예술 양식의 변화, 프랑스 포스트구조주의 철학, 그리고 우리가 전혀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회이론의 수렴으로 본다. 덕분에 서로 다른 논점을 구분하면서도 그 상호 연관을 추적할 수 있다.

이런 접근법은 철학적 비판에서도 더 생산적이다. 리오타르의 ‘거대서사에 대한 불신’은 자기 자신도 하나의 거대서사라는 점에서 자기모순적이다.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론도 기호와 현실의 관계를 끊어 버리면 자신의 이론 자체도 현실에 대한 참·거짓 판단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난점에 부딪힌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철학적 한계가 왜 한 시대의 상식처럼 보였는지를 설명하는 사회적 분석이다. 바로 여기서 유물론적 비판이 음모론적 비판보다 우월하다.

5. 포스트모더니즘 규정의 단순화와 놓치는 것들

노정협은 포스트모더니즘을 현실의 본질적 모순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사상으로 규정한다. 여기에는 일부 진실이 있다. 실제로 포스트모던 담론의 여러 판본은 계급, 역사, 총체성, 객관적 진리라는 개념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노정협의 설명은 지나치게 조야하다. 포스트구조주의와 포스트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과 운동 이론, 자유주의적 다양성 담론을 거의 하나의 연속체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포스트모던 문제제기의 일부 현실적 배경을 외면한다. 근대 보편주의가 실제 역사에서 남성 중심적이고 유럽 중심적이며 이성애 규범적이고 때로는 국가주의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차별받는 집단이 자기 경험과 언어를 통해 그 보편주의를 의심하게 된 데에는 현실적 근거가 있었다. 문제는 그 비판이 자본주의 총체성과 계급 관계의 문제로 다시 연결되지 못하고, 파편성과 상대주의의 정치로 미끄러진 데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출발점 전체를 허위로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통찰이 한계로 바뀌는지를 보여 주는 일이다.

6. 스탈린주의 옹호와 사회주의 개념의 전도

노정협 책의 더 심각한 문제는 스탈린 시대 소련과 북한 체제를 사실상 옹호하면서, 그에 대한 비판을 반공주의 또는 제국주의 동조로 몰아가는 태도다. 그러나 스탈린 체제의 관료 지배, 유혈 대숙청, 굴라크, 혁명 세력 탄압은 역사적 사실이다. 이를 외면한 채 국유화와 계획경제, 강한 국가권력을 사회주의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면, 사회주의는 노동자 자력 해방의 정치(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의 자기영속화 이데올로기로 바뀌게 된다.

사회주의를 판단하는 기준은 생산수단의 법적 소유 형태가 아니라, 누가 생산과 사회를 통제하느냐에 있다. “노동자의 해방이 노동자 자신의 행위”(마르크스)라면, 사회주의도 아래로부터의 민주적 통제와 자체 활동을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스탈린주의 비판을 곧장 반공주의로 취급하는 태도는 바로 이 기준을 폐기한다.

7. 정체성 정치 비판의 조야함

노정협은 정체성 정치를 계급연대를 가로막는 분열의 정치로 규정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군가의 선동 때문에 자신을 여성, 흑인, 성소수자, 이주민으로 정체화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실제로 그런 범주를 통해 사람들을 차별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저항도 흔히 그 범주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주디 콕스가 지적하듯이, 정체성은 많은 급진화한 청년들에게 차별을 이해하고 집단적 저항을 모색하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정체성이 출발점에서 종착점으로 바뀔 때 발생한다.

따라서 정체성 정치 일반과 자유주의적 형태의 정체성 정치를 구별해야 한다. 차별받는 집단의 자기조직화, 자기명명, 자기방어는 해방 정치의 중요한 일부다. 반면 기업과 국가, 기성 정당이 그것을 대표성과 다양성의 언어로 흡수해 상층부의 얼굴만 바꾸는 정치는 전혀 다른 것이다. 오늘날 극우는 바로 이 자유주의적 포섭에 대한 반감을 이용해 여성·이주민·트랜스·성소수자 전체를 공격한다. 실제로 극우는 자기 나름의 정체성 정치를 하고 있으며, 그 접착제는 ‘젠더 이데올로기’, 백인 우월주의, 배타적 민족(애국)주의, 이슬람 혐오 같은 교차하는 증오다.

이 점에서 단순한 경제주의는 무력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 계급만 말하면서 이주민 권리나 트랜스 해방을 후순위로 미루는 정치는 우파 문화전쟁과 접속하기 쉽다. 노동계급을 위해서라며 이민을 공격하고 트랜스 권리를 외면하는 정치가 결국 극우를 약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그 의제를 정당화한다는 사실은 최근 서구의 여러 사례가 보여 준다.

8. 차별 반대 투쟁은 왜 계급 정치의 일부인가

마르크스주의 전통의 강점은 차별을 계급 정치의 바깥에 두지 않는 데 있다. 인종 차별, 여성 차별, 성소수자 차별은 노동계급의 단결을 깨뜨리고 자본가의 지배를 강화한다. 차별받는 집단의 노동자들은 더 낮은 임금, 더 나쁜 주거, 더 불안정한 노동, 가사와 돌봄의 이중 부담 같은 형태로 강화된 착취를 겪는다. 반대로, 차별하는 쪽에 속한 노동자들은 약간의 우월감이나 부분적 이득을 얻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더 큰 단결과 더 높은 생활수준을 가로막는 체제의 분열 전략에 묶인다.

이 점을 보여 주는 사례는 풍부하다. 여성 차별에 관한 마르크스주의 논의는 임신중지권을 단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계급 전체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국의 여성 사회주의자들은 임신중지권 제약이 노동계급 여성뿐 아니라 노동계급 남성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계급적 문제라며 노동조합의 개입을 주장했고, 그 결과 노동조합 차원의 방어 운동이 건설될 수 있었다. 차별 문제를 계급과 연결한다는 것은 그것을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사회 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이다.

인종차별도 마찬가지다. 인종차별은 자본주의의 성장과 함께 발전했고, 값싼 노동력의 확보와 노동계급의 분열이라는 목적에 기여해 왔다. 오늘날 이주민 통제와 불안정 노동, 산업예비군의 관리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인종차별 반대는 부차적 도덕 문제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계급을 실제로 단결시키기 위한 전략적 과제다.

9. 여성·성소수자·인종 문제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여성 해방, 성소수자 해방, 인종차별 반대 운동은 단지 계급의 외부에서 벌어지는 도덕 운동이 아니다. 여성의 재생산과 돌봄, 성소수자 가족 규범의 문제, 인종화된 이주노동 통제는 모두 자본주의가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통제하는 방식과 연결돼 있다. 차별과 착취를 서로 다른 원인과 해법을 가진 별개의 체계로 분리해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차별은 사사화(私事化)된 재생산, 노예제와 제국주의, 국경과 가족 제도, 국가 권력이라는 자본주의적 관계들 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연구도 이 점을 강조한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은 시대와 사회를 초월하는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이성애자라는 익숙한 분류조차 특정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범주다. 따라서 성소수자 차별에 맞선 투쟁도 단순히 문화적 인정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노동, 국가 규율의 역사적 구조를 비판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이처럼 차별 문제를 계급과 연결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계급으로 환원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차별이 어떻게 구체적인 삶과 노동, 재생산, 국가 통제의 방식 속에서 형성되는지 설명하고, 그에 맞선 저항이 더 넓은 집단적 변혁으로 나아갈 길을 여는 것이다.

10. 계급을 전략적 범주로 본다는 것

계급은 도덕적 우월성의 이름이 아니라 전략적 범주다. 노동계급이 중요한 까닭은 그들이 자동으로 급진적 또는 진보적이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과 재생산을 실제로 떠받치고 있으며 따라서 체제를 멈추게 할 잠재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잠재력은 저절로 현실이 되지 않는다. 노동계급 내부에는 인종차별, 성차별, 트랜스 혐오, 국수주의가 실제로 존재하며, 좌파는 그것과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

바로 그래서 차별 반대 투쟁은 계급 정치의 부차적 보조물이 아니라 그 성립 조건이다. 토니 클리프가 강조했듯 백인 노동자와 흑인 노동자의 단결을 이루려면 백인 노동자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종차별에 맞서야 하고, 남성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의 단결을 이루려면 남성 노동자가 스스로 차별의 일부가 아님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혁명가는 ‘민중의 호민관’이어야 하며, 차별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분노를 자기 정치의 중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

11. 민족, 국가, 국제주의

노정협의 책은 포스트모더니즘이 민족과 계급을 거대담론이라며 부정한다고 비판하면서, 민족 범주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긍정한다. 그러나 민족 억압에 대한 저항을 옹호하는 것과 국가를 특권화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마르크스주의 국제주의는 피억압 민족의 자결권을 옹호하면서도, 그 투쟁이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자력 해방과 분리되지 않도록 하려 애쓴다.

북한을 둘러싼 노정협의 서술은 이 점에서 국가주의로 기운다. 미국 제국주의의 압박에 맞서 왔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회 내부의 계급 관계와 정치적 자유의 문제를 지워 버릴 수는 없다. 반제국주의는 외부 지배에 대한 저항이면서 동시에 피압박 나라 내부의 노동자·민중이 자국 지배 관료로부터도 독립적으로 싸울 권리를 옹호해야 한다. 이 두 번째 기준을 삭제한 반제국주의는 국제주의가 아니라 지정학적 진영 논리일 뿐이다.

12. 총체성은 큰 이름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노정협은 계급, 민족, 제국주의, 국가 같은 거시 범주를 내세우며 자신이 총체성을 옹호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체성은 더 큰 이름을 들이대는 태도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사회적 경험과 층위가 어떤 매개를 통해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 주는 분석 방법이다. 성차별, 인종차별, 민족 문제, 국가, 문화, 경제를 추상적 위계 속에 배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자본주의적 재생산과 노동계급 형성 과정, 국가 권력과 제국주의 질서 속에서 어떻게 서로 얽히는지를 해명하는 것이 총체성이다.

따라서 거대담론을 옹호한다고 해서 저절로 변증법적 총체성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분석 능력이 빈약하면 거시 범주는 현실을 밝히는 개념이 아니라 모든 이견을 눌러 버리는 상징어가 된다. 노정협의 책에서는 총체성이 개방적 분석 틀이 아니라 닫힌 정치적 교의(도그마) 역할을 한다.

13. 결론: 더 나은 반포스트모더니즘을 위해

노정협의 책은 표면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과 자유주의적 정체성 정치에 대한 급진적 비판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여러 층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차별받는 집단 자신의 해방과 자유주의적 포섭을 구별하지 못하며, 스탈린주의적 국가주의를 해방 정치의 대안처럼 제시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약점을 드러낸다. 그 강경함은 분석의 강도가 아니라 분석의 빈곤을 가리는 역할을 할 뿐이다.

더 나은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은 분석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철학, 문화, 사회이론, 운동의 층위를 구분하면서도 그 역사적 연관을 설명해야 한다. 또, 차별 반대 투쟁을 계급 정치의 외부로 밀어내지 않아야 한다. 여성 해방, 인종차별 반대, 성소수자 해방, 이주민 권리, 트랜스 해방을 자기 과제로 삼지 못하는 계급 정치는 결국 우파 문화전쟁의 뒤를 따라가게 된다. 동시에, 관료 지배와 국가주의를 외면한 채 보편성과 총체성을 말해서도 안 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상대주의와 국가주의 사이의 선택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심원한 의미에서 민주적이고, 국제주의적이며, 관료의 지배를 반대하는 역사유물론의 재구성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허점을 비판하면서도 그것이 파고든 실제 역사적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자유주의적 형태의 정체성 정치의 한계를 비판하면서도 차별받는 사람들의 해방 투쟁을 옹호하며, 계급을 추상적 진리의 이름이 아니라 현실 변혁의 전략적 범주로 재정립하는 것, 그것이 오늘 한국 좌파에 필요한 더 나은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이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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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Gregor, Sheila. “Marxism and Women’s Oppression Today.”
  • Wilson, Colin. “LGBT Politics and Sexual Liberation.”
  • Olende, Ken. “The Roots of Racism.”
  • Cox, Judy. “Class struggle and identity politics in the era of Trump.” International Socialism, 2025.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신좌파 다원주의 이데올로기 비판》.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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