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와 ‘삼성 독재’의 앞잡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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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삼성 X파일을 폭로한 이상호 MBC 기자는 “대한민국은 삼성 독재 치하에 있는 형식상의 민주주의”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 독재’의 앞잡이 노무현은 삼성 비자금 특검법이 발의되자마자 어깃장을 놓았다. “국가 기본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며 “거부권 행사”도 들먹였다. 곧이어 전 청와대 반부패 담당 비서관에게도 삼성이 ‘떡값’을 돌린 게 드러났다.
‘삼성 맞춤형’ 대선후보 이명박을 앞세운 한나라당도 특검법 통과에 다리를 걸었다. 결국 특검법은 물건너가는 듯하다.
나아가 한나라당과 통합신당은 임채진이 검찰총장으로 ‘적절’하다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 ‘떡값’ 검사로서 서울지검장 때 이건희 소환을 막아섰던 임채진이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임채진이 검찰총장이 되면 삼성 수사는 절대 못한다”고 경고했었다.
결국 삼성 비자금 사건과 BBK 등을 계기로 정동영이 펼치려던 ‘반부패 전선’은 괴상한 모양새가 됐다. ‘전선’을 형성해 보니 청와대와 범여권은 ‘반부패’가 아닌 ‘부패’ 쪽에 서 있는 것이다.
삼성 비자금 문제에서 참여정부는 도저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 밝혀진 바로만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는 삼성에게 7억 원을 받았고, ‘왼팔’ 안희정은 30억 원을 받았다. 이 돈은 행방이 아리송한 삼성 채권 5백억 원의 일부일 뿐이다.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광재가 하는 말은 삼성이 하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었다.
임기 초에 노무현은 이건희 처남 홍석조를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임명해 검찰 ‘개혁’을 진행했고, 그 결과 검찰은 이제 “삼성 계열사”로 불릴 지경이다. 노회찬 의원도 “검찰의 인사권자는 사실상 삼성”이라고 지적한다.
이건희 봐주기에 힘써 온 검찰총장 정상명, ‘떡값’청렴위원장 이종백, 전 삼성그룹 법무실장 이종왕은 모두 노무현과 사시동기 모임인 ‘8인회’ 소속이다.
더구나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김용철 변호사)이었을 뿐이다. 청와대, 재경부, 국세청, 금융감독원, 국정원, 국회 등이 바로 ‘삼성이 관리하는 큰 조직’들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하 사제단) 김인국 신부도 ‘김용철 리스트’에서 현재 밝힌 것은 “10퍼센트”라고 말한다. “부패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보고 나니까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멀 것 같다. 도대체 어디까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엄청나다”고 했다.
이 거대하고 더러운 그물망을 통해 이건희는 단 16억 원의 세금만 내고 수십조 원의 재산과 경영권을 이재용에게 불법 세습할 수 있었고, 금산분리 폐지와 탐욕스러운 영토 확장을 추진해 왔다. 그리고 이제 이건희와 공범들은 X파일 때처럼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대수술의 칼’
김용철 변호사는 ‘범죄를 폭로한 죄’로 비난받고 있다. “꽃뱀과 하등 다를 게 없는 자”(〈동아일보〉), “산업 스파이”(〈헤럴드경제〉), 심지어 “젊은 아가씨 치맛자락을 허락없이 들춰보는 듯한 재미에 빠져”있는 “폭로꾼들이야말로 ‘한국판 탈레반’”(〈매일경제〉)이란다.
경제5단체들도 “대외신인도 하락과 기업 의욕 상실”을 들고 나왔다. 심상정 의원의 지적처럼 “편법, 탈세, 비자금 살포를 용인해 줘야 기업 의욕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범죄 ‘의욕’일 뿐이며 이런 비리·무노조 경영의 희생자는 노동자들이었다. 삼성 SDI 해고자 최세진 대표는 “그 돈[‘떡값’]이었다면 몇천 명의 비정규직이 해고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나 삼성 무노조 경영 ‘신화’는 저항의 ‘신화’이기도 하다.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에스원, 신세계이마트 등에서 끝없이 몸을 던지며 뭉쳐 온 ‘계란’들은 마침내 바위에 균열을 내왔다.
노무현이 “참 일면적이고 편협하고 한심스럽다”고 비난한 민주노동당은 이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김용철 변호사는 “민노당 의원들이 당선될 때 … 이건희 회장이 불안해하고 우려를 금치 못했다”고 증언한다.
사제단은 “삼성의 불의와 관련되지 않은 공기관과 인사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힌 현실”에서 “대수술의 칼을 과연 누가 잡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한탄한 바 있다.
이건희와 공범들의 범죄에 고통받으면서도 끝없이 저항해 온 노동자·민중이 정의를 위한 ‘대수술의 칼’을 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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