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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카이로회의 취재기:
이집트를 뒤흔들고 있는 노동자 투쟁

‘자유노조와 공평한 임금’을 주제로 열린 노동자 포럼은 최근 이집트 노동자들의 파업 승리로 고취된 사기와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섬유·철도·철강·지하철·공무원 등 각 부문의 이집트 노동자들과 전 세계 활동가들이 메인 홀을 가득 메웠다.

마할라 노동자들은 2006년 2만 4천명 파업에 이어 지난해에도 같은 규모의 파업을 벌여 커다란 승리를 쟁취했다. 마할라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쟁취했고 공장 경영진을 쫓아내고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경영진을 선출했다.

첫 번째 연설에 나선 마할라 노동자 파업 지도자는 이렇게 말했다.

“기업과 정부의 공격이 엄청났다. 정부는 우리에게 어용 노조를 받아들이라고 했다. ‘너희는 패배할 것’이라며 우리를 비웃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고 저항에 나섰다. 우리는 파업을 했고 승리했다.”

마할라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데서 멈추지 않았다. “개인적 요구로 시작해 모든 노동자를 위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마할라 노동자들은 50년 동안 동결된 최저임금을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파업을 통해 어용 노조가 자신들을 결코 대변해 주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용노조가 아닌 독자적 노동자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파업은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공장에서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정권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집트 노동자 투쟁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마할라 노동자 투쟁은 이집트 독재 정권하에서 착취받고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이 투쟁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두 번째 연설에 나선 부동산 세금 징수 노동자 대표는 “이 자리에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은 투쟁에 나선 부동산 세금 징수 노동자뿐만 아니라 바로 마할라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해 부동산 세금 징수 노동자 4천 명은 임금삭감과 노동조건 악화에 맞서 11일 동안 총리실을 점거해 결국 보너스와 교통수당 인상을 따냈다.

“처음에는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우울했을 때 우리는 행동을 시작했다. 마할라 노동자들에게 배운 것이다.”

2007년 9월 4시간 시위로 시작한 파업은 12월까지 지속됐다. 처음에 노동자들을 “무식한 어린애” 취급하던 정부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행동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빵 살 돈이 없는 저임금 공무원들에게 그리고 모든 노동자들에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해야 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조직되고 단결하고 거리에 나와 요구하고 싸워야 한다. … 우리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당국의 공격에 겁먹지 말고 우리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파업위원회를 독립노조로 만들기 위한 위원회로 전환시켰다.”

다수의 노동자들이 포함된 청중은 큰 박수와 구호, 함성으로 이들의 승리 보고에 응답했다.

무슬림 형제단 소속 노동위원회 의원도 이집트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했다.

“노동자들은 이 땅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자신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시온주의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에 전기·가스를 싼값에 수출하는 이집트 정권에 맞서 노동자들이 싸워야 한다. 왜 우리가 싼 가격에 이스라엘에 수출해야 하는가? 이집트 노동자들에게 싼 값에 공급해야 한다. 이런 불의에 맞서 싸우자.”

사회주의 연구소에서 나온 한 연설자는 “이집트 노동자들은 자본가의 억압과 독재에 맞서 싸우고 있다. 자본가 계급이 있으면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체제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 그는 “진정한 승리를 위해 임금인상 뿐 아니라 노동자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장과 사회에서 단결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단결하고 있다. 마할라 노동자들과 공무원 노동자들의 승리는 단결 덕분에 가능했다. 이런 단결을 위한 전국적 평의회나 조직이 필요하다.”

그리스에서 온 활동가는 이집트 노동자들의 투쟁과 그리스 노동자들의 투쟁이 하나라고 말했다.

“여기서 벌어지는 투쟁이 그리스 노동자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고 있다. 특히 독재 정권 하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용기에 감탄했다. … 여러분들은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에서도 최근 몇 개월 동안 3개의 파업이 벌어지면서 노동자 운동이 부활하는 것을 목도했다. 나는 이집트 노동자 투쟁처럼 그리스에서도 작은 파업이 마침내 총파업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았다. 특히 서비스 노동자들은 사회공공성을 위해 노조관료의 통제에서 벗어나 아래로부터 독립적 투쟁을 건설했다.”

영국의 대학 강사인 앤 알렉산더도 이집트 노동자들의 투쟁이 영국 노동자 투쟁을 고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노동자들처럼 영국에서도 노조와, 독립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도 마할라 노동자들처럼 민주주의를 원한다. … 지금 유럽에서는 중동 저항의 언어, 인티파다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말을 아랍어로 하고 있다.”

강연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갑자기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파업은 정당하다!” 강연장이 또 하나의 파업 현장이 되는 듯 했다.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 운동은 승리하리라! 우리를 죽이는 정권에 반대한다! 자본주의를 타도하자! 파업은 우리의 것이다! 이집트 노동자여 일어나라!”

이집트 노동자들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남성·무슬림·기독교 구분 없이” 단결해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에 있는 우리들에게 이집트 노동자 투쟁이 주는 메시지는 각별하다. 그것은 바로 물가인상과 경제 위기 속에서도 노동들이 단결과 연대로 파업에 나선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력한 노동자 투쟁은 친제국주의·신자유주의적인 이명박을 위기로 몰아넣는 데 핵심적 구실을 할 것이다. 우리는 이집트 노동자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이들이 진정한 우리의 스승이다.”